미처 챙기지 못하고 있다가 박영수 배우 팬카페에서 단관티켓을 양도받아 보게 된 공연이었다.
요즘 바쁘기도 하고 해서 사전 스터디도 없이 그냥 동학혁명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가까운 과천이라 더욱 부담없고^^
그렇게 생각하다가 출발시간이 늦어서 택시를 타고 공연장까지...
택시 운전기사분이 공연을 보러 간다니까 이것저것 물으셨다.
어떤 공연인지, 공연의 매력이 무엇인지 등등.
나는 나도 모르게 신이 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고 기사분은 내 얘기를 귀기울여 들어 주셨다.
거리가 너무 짧아 서로 아쉬워하며 내렸다.
카페 운영자에게 표를 받아들고 프로그램북을 사고보니 대본집을 판매하고 있었다.
지난번 역사소년들에 관한 자료들을 사서는 한 번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터라 잠시 망설였다. 끝나고 보자...
그리고 결국 구입했다.
작품은, 기본적으로 감동적일 수 밖에 없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 감동이 뭔가 다르게 느껴진 부분은...
삼십명에 가까운 배우들이 무대위에서 보여주는 엄청난 군무와 합창이,
그리고 그들의 입을 빌어 쏟아내는 이야기들이 마치 바로 지금, 2014년 여름의 이야기인 듯한 느낌 때문이었다.
돌이켜 보면, 위기 때마다 우리 민초들은 국가의 보살핌을 기대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지켜내야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했던 백성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가혹하리만큼 엄정한 법의 집행이었다.
징벌의 칼날은 정작 적을 향해 겨누어지지 않고 스스로 살길을 도모했었던 백성들을 향했었다.
그리고 그 현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는데 우리는 우리가 자랑하는 유구한 역사에서 취하는 것이 없었던가...
처음 1막은 좀 길게 느껴졌다.
공주성으로의 진격을 준비하며 동학의 정신을 합창하는 씬은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하였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같은 포맷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신분을 위장하고 동학군에 합류한 이진엽을 연기한 박영수 배우가 그들속에 완전히 동화되지 못하고
약간은 겉도는 듯한, 한 발짝 떨어져서 관망하며 살피는 듯한 연기는 매우 좋았다.
마찬가지로 신분을 속이고 남장을 한 군자홍 역의 문혜원의 연기도 좋았다.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서편제 때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매력이 있었다.
신현종 배우를 비롯한 선배 배우들이 안정적으로 중심을 잡아주었고
그러면서도 모두가 돋보여서 더욱 좋았다.
커튼콜 때까지도 눈물이... 역시 혁명가의 위력은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가슴을 흔들어 놓는다는 것이다. ^^
좋은 작품이었다.
나도 뭔가 해야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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