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My Story124 아름다운 가게 내가 출근하여 식후 산책을 나가는 길은 대개 정해져 있다. 사무실의 위치는 9호선 선정릉역과 7호선 강남구청역의 딱 중간 쯤인데 보통은 강남구청역 방향으로 나가서 학동역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학동역 사거리를 못미쳐 오른쪽 길가에 '아름다운 가게' 강남구청역점이 있다. 처음 지나가다 호기심에 들어가 본 이후로 오후 산책길의 끝은 거의 이곳이 되었다. 사업체나 일반인들에게 기증받은 물품들이 매우 저렴한 가격에, 매일 다른 물건들로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구경하는 재미가 있고, 부담없이 하나 집어들 수 있고, 한편으로 자원의 선순환에 동참하는 길이며,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뿌듯함도 갖게 해 준다. (이곳의 수익금은 보호종료가 된 18세 어른들을 돕는 기금으로 쓰인다) 쇼핑백을 따로 준비하지 않는.. 2023. 3. 17. 라떼의 시절을 지나며 나이에 비해서는 그래도 젊게 산다고 자부하긴 하지만 딸냄이 친구들과 하는 대화를 듣다 보면 같은 한국말인가 싶다. 뭔 말이야? 모르는 말이 한 두개여야 물어보지, 이건 문장 전체를 공부하듯이 해야 할 판이니 원... 동네 치킨집 전화번호 정도는 내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었지만 펜데믹 기간을 지나는 동안 음식 배달 주문에 대한 주도권은 내 손을 떠난지 오래다. 딸냄이 배달앱으로 손가락 몇 번 튕기고 나면 나에겐 카드결제 문자만 띵! 날아오는 시스템이 되었다. 프로그래머인 남편은 기계문명을 매우 빠르게 받아들이고 편리해 하는 편이지만 나는 서서히 KIOSK 앞에서 주문하기가 싫어진다. 아니, 기분이 나빠진다. 우리 동네에도 무인점포가 늘어나고 있고 나 역시 한두번 경험은 즐겁기도 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노년층에.. 2023. 2. 15. 나 때는 말이야! 언제부턴가 젊은, 아니 어린 후배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일이 점점 없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대 간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던 '인맥'과 '노하우의 전수'라는 것도 그 의미가 없어져 감을 느낀다. 더불어 나이 먹은 사람들이 젊은이들의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는 기회도 없어지게 되고. 점점 말 통하는 세대들끼리만 만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이젠 서로 일하는 방법마저 달라져 감을 느낀다. 80년대에 일을 시작한 나는 처음 입사해 연필로 도판 위에서 선긋기 연습과 트레이싱 페이퍼를 깔고 선배들이 작업한 청사진 도면을 카피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나도 물론 선배들에게 "나 때는 말이야~"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래도 지금은 샤프를 쓰니까 연필 깎는 건 안 시키잖아, 나는 말이지, 입사해서 한 달은 연필만 깎았어~' 이러.. 2023. 2. 15. 20230214 일이 없는 날도 출근을 한다. 출근을 하면 일과 관계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무의식의 강박이 있는 것 같다. 좀 편하게 있어도 되건만,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다. 늘~ 내 시간을 원하면서도 막상 내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읽을 책도 많고, 보고 싶은 영상도 많고 쓰고 싶은 이야기도 있는데 막상 시작하려 하면 막막하고 무엇도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물건을 정리하는 거랑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많이 다르구나. 물건 정리는 거의 본능처럼 자동적으로 손이 움직이는데. 오늘은 이걸 하리라 생각하며 집을 나서지만 막상 컴퓨터를 켜는 순간 다 잊혀진다. 무엇이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가... 2023. 2. 14. 일회용 비닐 봉투와 장바구니 빈 손으로 나갔다가 지나는 길에 다이소에 들러서 필요한 물건 몇 가지를 샀다. 애초에 뭘 사러 가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갈 때는 웬만하면 종이가방이라도 하나 들고 나가려고 하는 편이다. 최대한 비닐 사용을 줄여보겠노라며. 그래서 아, 이걸 그냥 들고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비닐 쇼핑백 작은 걸로 하나 사야지 뭐. 했는데 막상 계산대로 가 보니 유상 판매하던 비닐 쇼핑백 대신 개당 200원 하는 종이가방과 타포린 백, 1000원 ~ 2000원짜리 나일론 장바구니가 비치되어 있었다. 아... 종이 가방은 모아서 아름다운 가게에 계속해서 기증하고 있는데 이걸 사야 하나? 하는 생각에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1000원짜리 나일론 장바구니를 샀다. 아, 이것도 집에 있는데. 비닐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시책으.. 2022. 12. 28. 이제는 사라진 선물 이 예쁜 컵을 선물로 받은 것은 2016년 연말이었다. 당시 진행하던 현장의 건축주 안주인께선 은퇴 후 도예 페인팅하는 취미생활을 하고 계셨는데 솜씨가 매우 좋았다. 집에도 접시류를 비롯해 이렇게 페인팅한 다양한 그릇 제품들이 많아서 새 집을 지으면서 이 작품들을 전시할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했었는데 연말을 맞아 현장 관계자들에게 손수 그린 이렇게 '뚜껑 있는 머그컵'을 각자 다른 무늬로 만들어 선물해 주셨다. 나는 이 선물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집에서는 늘 이 컵만 사용했다. 아, 이 컵 뚜껑이 정말 예쁜데 깨질까봐 걱정이란 말이야... 하며 조심했었는데 얼마 못 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그만 깨져버렸다. 이 사진을 찍어두길 얼마나 잘 했는지... 그러고도 얼마 전까지 6년을 정말 잘 애용했다. .. 2022. 11. 24. 삐뚤어질테다! 나를 어쩌지 못하게 만드는 이 아이 도도!!! 뭘 하고 있어도, 무슨 짓을 해도 사랑받을 줄 알고 있는 녀석의 오만함. 2021. 1. 22. 20150612 아침, 눈을 뜨는 것이 괴롭다. 우울하다.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도로 침대에 눕는다. 잠이 오든 안오든.정리가 잘 안 되어 있는 곳은 물건들이 주로 가로로 누워있고 잘 되어 있는 곳은 세워서 정리하는 세로수납이 되어 있다고,사람도 우울하면 누워서 지내는 시간이 많고 명랑할 땐 주로 서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고 얼마전 2급 과정을 끝낸 수납전문가 강의 교재에 나와 있던데, 아무래도 마음정리가 잘 안되는 모양이다.이 모든 우울과 무기력감과 삶의 회의까지 느끼게 하는 단 한가지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다.ㅎㅎ자존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이러한 문제에 마음을 휘둘리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나 또한.그래서 최대한 그것 때문에 우울해지진 말자고 다짐하며 살지만 막다른 골목에 부딪치는 순간마다 오로지 희망 하나에 모든 걸.. 2015. 6. 12.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사실 나의 온라인 생활은 오프라인의 패턴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넓고 얕은 관계가 아닌 좁고 깊게! 의 스타일이다. 넓고 깊은 경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경우니까.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의 SNS와 블러그를 통한 온라인 생활의 장점은 지인들 만이 아닌 불특정 다수와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대개 개인의 성향과 관심분야에 따라 접근이 되기 때문에 온라인 미팅에서의 친밀도는 의외로 높다는 것인데 그 친밀감이 때론 오프라인으로까지 연장되어 실제의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솔양의 경우를 옆에서 지켜본 나는 만나자 마자 마치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는 듯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그들이 첫 만남의 어색함을 떨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는 채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2014. 10. 26. 놀라운 인간의 힘!! 인간이 이룩한 문명 중에서 경이롭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인간의 위대함이 느껴지는 것은 대형 건축물을 바라볼 때이다. 인간 스스로를 왜소하게 보이게 만드는 대형 축조물이 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일일이 사람의 손길이 가야 하는 공정들을 거쳐 만들어졌음을 생각하면 때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되는 나 자신도 사실은 큰 일을 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하루하루의 노력들이 겹쳐져 마침내 이루어지는 결정물을 바라볼 때의 그 느낌, 어쩌면 그것 때문에 이 일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요즘에야 장비가 좋아졌으니 그나마도 작업환경이 많이 나아진 상황이지만 아무런 시스템도 없었던 그 옛날 그 시절에 지금도 엄두가 나지 않는 스케일과 디테일의 고건축물들을 바라.. 2014. 7. 21. 생각하기 나름! 삶이 재미있는 것은 사람이든 사건이든 그 모습이 한가지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한 두가지 눈에 거슬리는 면이 있는가 하면 진저리가 날 정도로 싫은 사람에게도 때로는 인간적인, 아주 괜찮은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혹은 이해해 줄 수 있는 어떤 사연이 보인다던지...ㅋㅋ 차라리 나쁘면 아무 생각없이 미워할 수 있게 끝까지 나쁘기만 하던지, 아니면 끝까지 흠잡을 곳 없는 깔끔한 사람이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캐릭터의 인간을 만나는 일... 때로는 그 자체만으로 환장할 지경이 되곤 한다. ㅎㅎㅎ 하지만, 비록 밉지만 무작정 미워할 수 만은 그만의 매력을 발견하는 일. 완벽한 듯 보이는 그가 보이는 치명적인 허술함과 만나는 일은 재미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그로 인해 스트레스 받지 말.. 2014. 7. 9. 도도에게 배운다. 안아달라고, 놀아달라고 끈질기게 달려드는 요 쪼그만 강아지. 울지 않는 아이, 젖을 주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때론 성가셔 하다가도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공략하면... 그만 웃으며 안아줄 수 밖에 없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이토록 끈질기게 노력해 본 적이 있는가. 철이 없다 말해도 좋고, 어리석고 미련하다 해도 상관없지 않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요 조그만 아이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이정도의 노력을 하는데 나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원한다는 말조차도 제대로 안하지 않았던가. 많은 '생각'보다 훨씬 더 필요한 것은 '행동력'이다. 2014. 5. 28. 게으른 삶을 꿈꾸다. 나는 아주 천천히 살고 싶은 사람이다. 느지막이 일어나고, 어슬렁 걷고, 천천히 먹고 마시고, 깊은 밤의 사색을 하고, 천천히 깊이 생각하여 신중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나는 어려서부터 일찍 일어나서 움직여야 했으며, 늦게까지 일하는 날이 많았었다. 그 뿐인가, 늘 시간에 쫒겨가며 일했고, 편안한 시간은 찰라와도 같았다. 그래서, 그렇게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살아진 그 시간들 속에서 나는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어쩌면 나름 꽤 괜찮은 모습이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여전히 천천히 되새김질하듯 사는 삶을 꿈꾼다. 어쩌면 그것이 현대인들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사치인지도 모르겠다. 가능하다면, 죽기 전에 그런 사치를 실감해 보고 싶다.^^ 2014. 5. 3. 도도, 이렇게 생겼습니다^^ 처음 온 날! 도도 잔다, 엽기적으로!ㅋㅋ 예쁜 척~ 2014. 3. 29. 책상 밑에서 책상 밑에 내가 발을 올려놓고 있는 높은 방석이 있다. 내가 저를 안아줄 것 같지 않자 도도는 이 방석 위에 자리를 잡았다. 평소 발이 차가운 나는 늘 발이 시린데, 이녀석의 몸에 발을 대고 있으면 아주 따뜻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녀석의 몸뚱이는 너무도 작은지라 내 두 발을 녹이기.. 2014. 3. 26. 지금이 아니면 안 돼 "지금이 아니면 안 돼"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라는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든 장형윤이라는 젊은 감독의 작업실 이름이다. 내일이 되면 너도 나도 변할테니까, 내일만 준비하며 살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해야한다는 의미의. 깊이 동감한다. 나는 왜 그때 그걸 몰랐을까... 그날의 설렘도 뜨거운 가슴도 시렸던 아픔도 온 몸을 전률시키던 그무엇도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그 소중함을 새겨놓지 못함이 이토록 아쉬운데... 당신의 열정을 응원합니다. 2014. 3. 16. 희망 인생의 마지막이 늘, 누구에게나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거늘... 기대와 희망은 독약이 아닐런지... 2014. 3. 7. 애증의 관계 조국이란 이름은 어떤 존재인가. 민족이란, 가족이란, 그것은 애증이다. 그리움과 원망의 대상이다... 2014. 3. 1. 2014년 2월28일 Facebook 이야기 우리 도도는 솔양과 내가 껴안기만 하면 짖는다. 격렬하게! 질투해? 솔양은 도도에게 말을 가르친다. 넌 이제 말만 하면 된다고. ㅋㅋ 둘은 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애증하는 관계다. ㅎㅎㅎ 2014. 2. 28. 2014년 2월19일 Facebook 이야기 Soojeong Cho 02:15|facebook 아그작아그작.... 우리 도도 밥먹는 소리, 듣기 좋다. 홀짝홀짝 물먹는 소리도^^ 거부할 수 없는 눈빛을 발사하며, 콧소리를 내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도^^ 2014. 2. 19. 솔직함의 힘. 솔직함의 힘. 그것은 대개의 경우 감동을 준다. 그리고 때때로 무섭도록 상대를 당황하게 할 때도 있다. 위선으로 단단히 무장한 나를 순식간에 무장해제 시켜버리는 그의 솔직함이 나를 무력하게 만들었을 때, 나는 그가 두려웠었다. 그것이 그토록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의 솔직함은 여러 경우로 다가온다... 2014. 2. 15. 십년을 하루같이 한가지 일을 십년을 해 왔으면 많이 한 건가? 보통은 한 업계에서 십년쯤 일을 지속하다보면 인정도 받고 선배 대우도 받게 마련인데... 삼십년 가까이를 한가지 일을 해 왔는데도 나는 아직도 이게 나의 길인가 싶다. 어쩌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하던 일이니까, 습관적으로 해 왔던 것이 .. 2014. 2. 10. G7 coffee 그리고 Vietnam 베트남커피 G7. 요즘 얘 때문에 커피가 더 늘었다. 아무데서나 팔지도 않는, 그래서 만나면 매우 반가운, 떨어질까봐 은근 신경쓰이는... 그래서 어제 50개짜리 두봉지나 사재기를 해 두었다.ㅎㅎ 뿌듯해! 어쩐지 한국과도 많이 닮은 듯한 나라... 베트남, 그 강인한 역사 - 시사IN, 시사인 www.sisainlive.com 베트남인들은 지난 천 년간 강대국으로부터 수많은 외침을 받았지만 네 차례에 걸쳐 스스로의 힘으로 물리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들이 자랑하는 외세 침략 격퇴의 네 번 역사는 1284년 몽골과의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시아는 물론 유럽까지 진출한 무적의 쿠빌라이 제국 군대는 인도차이나 반도 가운데 유일하게 베트남만 점령하지 못했다. 쩐흥다오라는 베트남 장군이 이끄는 부대가 .. 2014. 2. 8. 은유 비유가, 은유가 좋은 것은 은근하게 아프지 않게 제 할 말을 전하기 때문이다. 물론 알아듣는 자만이 그 혜택을 입을 수 있지만. 2014. 1. 23. 이전 1 2 3 4 ··· 6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