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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My Story

일회용 비닐 봉투와 장바구니

by lucill-oz 2022.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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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손으로 나갔다가 지나는 길에 다이소에 들러서 필요한 물건 몇 가지를 샀다. 

애초에 뭘 사러 가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갈 때는 웬만하면

종이가방이라도 하나 들고 나가려고 하는 편이다. 최대한 비닐 사용을 줄여보겠노라며.

그래서 아, 이걸 그냥 들고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비닐 쇼핑백 작은 걸로 하나 사야지 뭐. 했는데

막상 계산대로 가 보니 유상 판매하던 비닐 쇼핑백 대신 개당 200원 하는 종이가방과 타포린 백,

1000원 ~ 2000원짜리 나일론 장바구니가 비치되어 있었다.

아... 종이 가방은 모아서 아름다운 가게에 계속해서 기증하고 있는데 이걸 사야 하나? 하는 생각에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1000원짜리 나일론 장바구니를 샀다. 아, 이것도 집에 있는데.

 

비닐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시책으로 첫번 째는 당연히 무상으로 주던 것을 유상으로 판매하는 것이었다. 

그 비용이 비록 50원, 100원 하는 적은 돈이라도 쓰지 않던 돈을 쓰게 만든다는 것은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그러다 보면 장보러 갈 때는 가방이나 비닐 봉투라도 챙겨가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고.

지금 우리 사회는 그 정도까지는 와 있다.

꼭 필요한 경우에 유상 구매 할 수 있는 품목도 비닐제품에서 타포린, 나일론 등

좀 더 여러 번 쓸 쑤 있는 재질이 강한 재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오늘처럼.

그런데 이제 그 다회용 가방들도 홍수시대가 되는 건 아닌가 싶다.

어느 집이나 대형 타포린 백이나 천으로 만든 장바구니 몇 개쯤 있고 에코백 몇 개쯤은 있지 않은가.

여러 번 쓰는 것은 좋은데, 결국 더 큰 덩어리의 쓰레기를 양산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뭘 꾸미고 만들어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는 일이...

제품을 만들고 공간을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가 지구 환경에 도움을 줄 만한 일은 없다.

오히려 많은 탄소를 발생시키고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성격상, 재활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분리 수거는 잘 하려고 애쓰는 편인데

하나의 제품이 어디 단일 재료로만 만들어지는가.

각 제품의 특성과 효율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소재의 결합으로 만들기 마련이다.

제품으로서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사용 중에는 분해가 불가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특정 목적성을 가진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그 여러가지 소재를 찾아내는 것이 

바로 '산업사회의 창작자'들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처음 만들 때부터, 이것을 어떻게 흔적없이 자연에 되돌릴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까진 많이 남은 것 같다.

사실, 환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소재의 고민 못지 않게 소비하는 가짓수를 줄이려는 노력도 함께여야 한다.

우리는 현재 너무 많은 물건을 소비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지구의 건강을 걱정하고 자연을 되살려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그 방법론을 고민하지만

고도로 발전된 첨단 사회와, 인공이 아닌 스스로의 자연이 공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은 할까.

그것도 이미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이 선제적으로 망쳐놓은 자연을 지키는 일에

후발 주자들이 똑같은 비율로 참여한다는 것은 또 공정한 일인가.

일명 '사다리 걷어차기' 아니겠는가.

그들에게는 선발 주자들이 해법을 마련해 줄 의무가 있다.

새로운 소재와 방법으로 지혜롭게 소비하면서도 첨단의 편의성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나 아직까진 그런 해법이 발견되지 못했을 뿐더러

인간의 이기심이 그것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비닐 쇼핑백 하나에 너무 많은 생각이 나갔나?

지금은 지구질병의 치료시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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