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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뮤지컬

난쟁이들 - 20150328

by lucill-oz 2015.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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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하고선 15세 관람가는 뭐냐? 15세면 알건 다 안다는 뜻?

어쨋든 재미있었다. 중독성도 있고^^ (끼리끼리~)

 

 

 

 

난쟁이 마을에 사는 동화책 좀 읽는 난쟁이 찰리는 동화 속 왕자와 공주처럼 아름답고 영원한 사랑을 꿈꾼다.

다른 애들은 그저 자기들에게 주어진 난쟁이들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지만

찰리는 공주를 만나 사랑에 빠져 왕자가 되고 싶어한다.

마치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나 신분상승을 했듯이 말이다.

가만, 그럼 신데렐라는 공주를 거치지 않고 바로 왕비로 신분이동을 한 거네.

인어공주가 마녀를 만나 다리를 얻었다는 고급정보(!)를 취득한 찰리는 마녀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거기, 한때 백설공주와의 꿈같은 시간을 함께 했던 일곱 난쟁이 중 막내 난쟁이 빅!

빅은 죽기 전에 백설공주를 다시 만나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싶어 한다. 물론 젊고 멋진 모습으로 말이다.

 

숲속으로 마녀를 찾아 나선 두 난쟁이 빅과 찰리.

드디어 마녀를 만나긴 했으나 그녀 왈, 신분낮은 애들이 왕자 만나서 공주되는 시절은 지났다고,

요즘 왕자들은 다 닳고 닳아서 지들끼리 어울린다고, 그러니 꿈 깨라고 딱 잘라 거절한다.

그러나 간절히 소원하는 두 난쟁이들 앞에 왕자들보다도 더 닳아빠진 마녀는 돈만 내면 안되는 마법이 없다며...

1+1으로 묶여 다니는 조건으로, 3일안에 소원을 이루지 못한면 다시 난쟁이가 된다며 

난쟁이들을 멀쩡한 왕자룩의 인간들로 바꿔주는데 

내면의 욕망이 그대로 들어나버린 빅! ㅋㅋㅋㅋ(빅의 이름이 그래서 빅인 거였어..)

 

 

 

 

한편, 동화나라에서는 무도회에서 공주들이 왕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태도의 백설공주는 독사과 중독에서 깨워준 왕자와 결혼했으나 결혼은 환상이었던가.

이후로도 그녀를 스쳐간 뭇 남자들에게 마이 실망한 상태다.

그녀는 날 때부터의 공주, 오리지날한 공주라는 자부심이 밑바닥에 깔려있다.

 

더 나은 왕자를 찾아 나선, 신분상승의 대명사, 욕망의 덩어리 신데렐라!

280 사이즈의 유리구두 덕분에 왕자와 결혼은 했지만 가난한 왕자였다고. 

유리구두에 차압딱지를 붙여본 후 그와 이혼하고,  

새로운 왕자를 찾아 키스하여 새로이 동화의 주인공이 되도자 한다.

 

모든 걸 던져 사랑했지만 왕자는 자신의 존재마저 모른 채 다른나라 공주에게 가버렸던,

비련의 여주인공 순정파 인어공주! 그녀는 이제 자존감마저 희미해져 있는 상태로 보인다.

그래도 여전히 헌신적인, 동생이라면 정말 말리고 싶은, 그런 캐릭터.

 

그리고 머리카락만 먼저 도착한 라푼젤, 백설공주한테 붙어있는 엄지공주...ㅎㅎ

 

무도회장에 무사히 진입한 찰리와 빅! 

신데렐라는 찰리를 왕자로 생각하고 그에게 달려드나 아직 왕자가 아니라는 말에 

요염하다 못해 역겨운 말투로 기용비비용(경비병)~~~을 외치고! ㅋㅋㅋㅋ

원래부터 공주인 애들은 원래 그렇게 악착같이 굴지 않는다고 백설공주는 신데렐라에게 충고한다.

신데렐라의 자격지심을 우아하게 공격하는 빽~!

 

무도회장에서 쫒겨난 두 난쟁이는 바닷가로 나왔다가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인어공주를 구해 주는데, 

사랑에 상처가 있는 그녀는 경계심이 강하다. 그러나 찰리와 함께 춤추며 조금씩 마음이 열린다.

왕자든 왕자가 아니든 상관없다는 인어공주와 달리 '공주'가 필요한 찰리!!

그러나 인어는 이제 물고기 하체가 없어져 바닷속으로 갈 수도 없는 평민 인간의 신분이다.

찰리의 사정을 알게 된 인어는 혹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바닷가로 오라고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신데렐라가 데려온 경비병에게 잡혀 감옥에 갇혀버린 두 사람.

 

이 때 등장한 이웃나라 왕자 1,2,3!!!!!!!!!!!

공주를 만나야 한다는 찰리의 말에 왕자들은 "끼리끼리쏭"을 부르면서 찰리를 비웃는다.

왕자공주애들은 이제 끼리끼리만 만난다는, 그러니까 너는 여자 난쟁이나 만나라는.

정신줄을 놓아버리게 만드는 끼리끼리! 낄낄낄....

그러나 두 난쟁이의 딱한 사정에 쉽게 감동을 받은 왕자 1,2,3!!!

두 사람을 도와 백설공주가 사는 곳으로 데려다 주는데...

 

숲속에서 빅을 만난 백설공주, 지난 날을 회상한다.

난쟁이들과 함께 지낸 날들이 좋긴 했지만 키가 너무 작아 남자로 느껴지진 않았었다고,

그러다 만난 멋진 왕자는 그녀를 만족시켜주지 못했고

이제와 생각해 보니 남자중의 남자는 난쟁이 뿐이었다고... 헉!! 

백설과 뜨거운 밤을 보낸 빅은 이제 소원이 없다. 너무 야한 백설공주!! ㅋㅋㅋㅋ

그러나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찰리는 마음이 조급한데... 

 

한편 바닷가에 홀로 남은 인어는 아무리 잊으려 해도 찰리가 자꾸 떠오르는데, 그 앞에 나타난 난쟁이 찰리.

찰리를 도와 또다시 마녀와 거래를 하려는 인어, 그리고 그녀의 착한 마음에 감동하는 찰리.

하지만 다신 그렇게 살지 말라고 진심어린 충고를 한다.

그녀가 아직도 공주라면 정말 좋을텐데!

 

백설공주와 사랑을 나누던 빅은 마법이 풀리면서 다시 난쟁이로 돌아오는데

떠나야 한다는 빅의 말에 또다시 상처받지 않으려 애써 노력하는 백설공주를 위로하는 빅.

둘은 숲속에서의 첫 만남을 회상한다. 그런데 백설공주는 너무 직설적이야^^;;

그녀를 갖고 싶었다기보다는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다는, 

하지만 너무 작은 난쟁이여서 안타까웠다는 빅의 고백에 백설공주는 행복해한다.

 

무도회의 마지막 날. 내숭을 떨기엔 시간이 별로 많지 않았다.

동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각 캐릭터들.

신데렐라는 마녀를 찾아가 누가 이번 동화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를 묻는데 

이번 주인공은 난쟁이라나!  

신데렐라, 백설공주를 협박해(늙은 난쟁이와의 밀애) 그녀와 빅을 데리고 마법의 종을 울리려 절벽으로 향한다.

하지만 빅이 종을 울려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마녀를 다시 찾아온 인어는 자신의 다리를 주고 찰리가 물거품도 되지 않고 난쟁이도 되지 않는 약을 받아간다.

(희생하면서도 기뻐하는 여자, 있기는 있지만 역시 좀 비현실적이긴 하다.)

인어의 희생이 묘하게 부담도 되고 신경도 쓰이는 찰리, 그녀를 사랑하는 걸까?

그러나 공주를 만나 키스를 해야 하는데... 그래야 왕자로 신분이동이 가능한데...

도저히 떠날 수 없는 찰리.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함을 깨달은 찰리. 그놈의 정이 뭔지...

왕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그녀와 함께 하기로 한다. 나중에 후회하게 될지도 모를텐데...ㅎㅎ

 

두 난쟁이는 비록 왕자가 되진 못했지만 그래도 물거품으로 사라지지 않고 계속 살 수 있으니

어쨋든 우여곡절 끝에 동화의 주인공은 백설공주와 빅이 차지하기로 함!

 

 

 

 

 

 

뭐, 이야기의 줄거리야 그렇다 치고!!! (뒷심이 좀 약한 것 같다.)

동화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포장된 이야기 속에 숨은 인간 내면의 욕망을 꺼리낌없이 들쳐내 주었다고 할까. 

그 적나라하도록 솔직한 표현이 재미를 준다.

 

백설이라는 순결한 이름뒤에 감추어진 공주의 성적 욕망과

공주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살아야 하는 뭐... 예쁜 여자의 비애? ㅎㅎㅎ

최유하의 백설공주, 자기 옷을 입은 듯 진짜 잘 어울렸다. 야설공주로 이름을 바꿔야 할 듯!

 

가난뱅이 왕자의 아내로는 도저히 못살겠다며, 새로운 능력왕자를 찾아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는 신데렐라.

남자한테는 주는게 아니란다. 가져오기만 하는 거란다.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굳이 감추려 들지 않는다. 파티의 주인공이 되고 되고 싶은 욕망 역시. 

신데렐라, 아니 떡 벌어진 어깨와 등판의 역산렐라!!

이웃나라 왕자2와 난쟁이2와 신데렐라를 왔다갔다하며 무지막지한 웃음을 안겨 준 전역산 배우. 

매력있었다. 비록 걸걸한 신데렐라였지만 욕은 찰졌어.^^

명실공히 이 작품의 최고 배역이다.

 

지고지순, 순정파 인어공주의 백은혜. 그녀의 목소리와 아주 사랑스럽게 어울렸다.

부러질듯이 날씬한 다리!! 인어다리여서?

사랑은 거래가 아닌 거지만, 사랑은 희생하는 거라지만, 그렇게만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지 않니?

그렇게 사랑하다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동화에서나 일어나는 이야기지

아니, 심지어 인어공주 얘기는 비극엔딩이잖아. 그걸 봐도 알 수 있지.

남자들도 싫어한다잖아, 부담스럽다고.

 

남성 신분상승의 욕망을 드러내 준 찰리.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남성 버전 캐릭터다.

나름 난쟁이들 사이에선 똑똑하고 인물도 좀 되는 설정으로 본다.

그래서 본인이 속한 사회에 만족하지 못하고 한계단 더 올라가려는, 본능에 가까운 인간의 욕망.

찰리의 아버지는 절대 가장은 되지 말라고 말한다.

찰리가 공주를 만나 왕자가 된다면 이 모든 것을 한방에 해결하는 방법인 셈이다.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이미지의 가장도 피할 수 있는..

그런데 찰리가 동화책을 읽을 때 그렇게 아기발음을 하는 것이 맞는 건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정동화 찰리, 재미있었다. (엠 나비 보다가 혼자 웃는건 아닌지...걱정되네)

 

넘을 수 없는 경계를 한 번쯤은 넘어보고 싶었던 늙은 난쟁이 빅의 욕망!

그의 도전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다가 죽어도 좋아! 그런 간절함을 하나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진선규 빅, 코믹함과 능청스러움과 진지함이 순간순간 보이는 좋은 배우라는 느낌이다.

 

 

 

 

현대 사회의 모습을 반영해 준 이웃나라 왕자들!

아무리 예뻐도 공주가 아니면 안 만난단다. 평민들에겐 아예 신분상승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거지.

좋은 조건은 언제나 자기들끼리만 갖겠다는 거지. 꿈도 꾸지 말라는 거지.

이 작품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캐릭터들이다.

끼리끼리 뮤직비디오로 깨알같은 홍보활동을 벌인 세 배우 우찬, 전역산, 송광일.

난쟁이들 무릎걸음, 관절에 안 좋은데... 무릎통증이 있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이야기 끝마무리가 조금 더 정리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발칙한 상상력과 함께 그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와 충분한 웃음을 선물받은 기분좋은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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