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의 공연은 편의상 뮤지컬로 분류하긴 하지만 확실히 그 명칭을 가무극이라고 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
단순히 영어를 한국어로 바꾸어 놓은 것이 아닌.
우선 막강한 무용팀이 있으므로 춤이 보여주는 위력이 타공연과는 그 느낌의 차이가 매우 크다.
그래서인지 그 흐름이 드라마 위주의 명확한 흐름이라기보다는 이미지로 전달한다고 할까, 아련하다고 할까...
(갑자기 무용 공연을 보고싶어 졌다!)
아뭏든, 강력한 영상의 효과와 더불어 뭔가 특별하고 고급진 상을 받는 느낌이다.^^
이 이야기는 제목이 보여주는 것과 같이
이른 봄, 늦은 겨울에 피는 꽃! '매화'에 대한 이야기다.
매화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
그리고 아직 봄이 찾아오지 않은 때에 홀연히 눈속에서 봄을 만들어내는 매화를 사랑한 선인들의 흔적을 한 번 따라가 보게 한다.
겨울이지만 봄인, 그 아름다운 환상 속을 함께 잠시나마 느껴보게 한다.
매화차를 우려내 찻물을 마시며 기다림의 미학을 느끼기도 하고
매화분만 쓰다듬다 간 영감이 원망스러웠던 할매가
이제 자신을 대신해 애인을 보듯 정성껏 매화를 키워줄 이를 찾는다.
나부산에서 길을 잃은 수나라의 조사웅이란 이가 밤새 매화와 더불어 꿈을 꾸었다는 나부춘몽의 이야기.
퇴계 이황의 도산매, 매죽헌 성삼문의 매, 매월당 김시습의 매, 월매의 매...
그 모습과 생김에 따라, 만난 이와의 인연에 따라 이름도 많은 매(梅).
옛 선비들이 이른 봄 설산에 핀 매화향을 따라 산에 올랐다는 탐매행에 관한 이야기.
달과 여인과 매화와 항아리와 도공의 이야기들을
때론 그윽하게, 때론 웅장하게, 때론 아주 익살스럽게 들려주고 보여준다.
마치 족자 안에서 하나 둘씩 그림 밖으로 나온 듯한 환상적인 의상,
머리 위로 솟아오른 매화 가지는 정말 아름다웠다.
단순한 무대 구조물을 화려하게 만들어 준 영상과 조명.
모두 똑같아 보이는 분장 속에서도 이미 눈에 익은 몇몇 단원들을 찾아보는 즐거움까지...
어떤 대목은 그 의미가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그 움직임과 무대 위의 장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분좋고 행복했다.
더 멋진 다음공연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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