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
(기어코) 떠나가는 내 모습
저 멀리서 바라보는 너, 안녕
(나 이제) 깊은 잠을 자려 해
구름 속에 날 가둔 채 낯선 하늘에 닿을 때까지
낮, 밤, 눈동자색, 첫인사까지 모두 바뀌면
추억, 미련, 그리움은 흔한 이방인의 고향 얘기
잘 도착했어
제일 좋은 건 아무도 날 반기지 않아
차창 밖 흩어지는 낯선 가로수
한번도 기댄 적 없는
잘 살 것 같아
제일 좋은 건
아무도 날 위로하지 않아
눌러싼 가방 속 그 어디에도 넌 아마 없을 걸
잘 도착했어
제일 좋은 건 아무도 날 반기지 않아
차창 밖 흩어지는 낯선 가로수
한번도 기댄 적 없는
잘 살 것 같아
제일 좋은 건
아무도 날 위로하지 않아
눌러싼 가방 속 그 짐 어디에도 난 아마 없을 걸
어쩌다 정말 가끔 어쩌다
네가 떠오르는 밤이 오면
잠을 든 이방인은 날개가 되어 어디든 가겠지
저멀리 저 멀리
오래 전이었다.
선배형이 휴대폰으로 이 노래를 선물로 보내준 것이.
월간 윤종신 2012년 5월 곡이니 꽤나 오래 됐구나...
바빠서였는지, 아니면 좀 나중에...하다가 잊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자주 듣진 않았었는데
오늘 문득 휴대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된 차 안에서 무심히 들려오는 이 노래를 듣다가
점점... 가슴이 아련짐을 느꼈다.
이건 분명히 박정현의 목소리 탓일거야... 하면서도 서서히 나는 음악 안으로 젖어 들어갔다.
듣고 또 듣고 또 듣고...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한 열번 가까이 들은 것 같다.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실은 매우 구체적인 표현이 좋다.
중간에 확 바뀌는 분위기도 좋고.
특히나, 낯선 곳에서 제일 좋은 것은 아무도 날 반기지 않고 위로하려 하는 이가 없다는 말이 정말 와 닿는다.
누군가의 위로도 간섭도 피하고 싶을 때가 누구나 있지 않은가.
그럴 때, 나를 온전히 혼자일 수 있게 만들어 줄 환경에 놓여진다면 훨씬 편안해 지지 않겠는가.
이렇게나 잔잔하면서도 은근히 심장을 물결치게 만들어주다니...
늦은 밤 책상 앞에 앉아서 또 듣는다.
나를... 이방인으로 만들어줄 먼 곳으로 데려다 줄 것만 같다.
나를... 꿈꾸게 한다.
'음악 > 음악·음악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태호 - 기억속의 멜로디 (0) | 2014.03.11 |
---|---|
musical American Idiot Album (0) | 2013.09.14 |
Green Day (0) | 2013.09.14 |
[인디10] 더티 섹시 비주얼 밴드 장미여관의 해학(part1) (0) | 2013.06.12 |
Sting & Edin Karamazov (Lute) - John Dowland - Come Again (0) | 2013.06.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