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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음악·음악가

musical American Idiot Album

by lucill-oz 2013.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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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Day의 크리에이티브 한계점은 어디까지인가?!
Green Day음악이 새롭게 재해석된 뮤지컬 음반!

토니상 수상 연출가 마이클 메이어 (스프링 어웨이크닝)와 함께 작업한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 더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 레코딩 !

Green Day의 연주 위에 베테랑 음악 감독 밴드 Tom Kitt의 참여로 재치 있는 편곡과 오케스트레이션의 추가로 극적인 요소를 이끌어내다! 경이적인 판매고와 인기로 대성공을 거둔 명반 의 록 오페라 컨셉을 뮤지컬로 옮겨 앨범 본연의 서사구조를 흥미롭게 확장시킨 뮤지컬 < 아메리칸 이디엇 > 은 히트 싱글 ‘Boulevard of Broken Dreams’ ‘American Idiot’,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외에도 2010년 그래미 “올 해의 락 앨범”으로 선정된 < 21st Century Breakdown > 에서 뽑힌 싱글 ‘Know Your Enemy’ ‘21 Guns’ 등 5곡, 앨범 의 비사이드 곡 ‘Too Much Too Soon’, 컴필레이션 앨범 에 실렸던 ‘Favorite Son’, 뮤지컬 캐스트 버전과 밴드 그린 데이의 두 가지 버전을 고루 감상 할 수 있는 미발표곡 ‘When It’s Time’ 이 수록되었다.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American Idiot)] 해설지

한동안 음악팬들은 그룹 그린 데이(Green Day)의 대표작으로 < Dookie > (1994)를 떠올리곤 했다. 이 앨범이 밴드에게 전성기를 가져다 준 것은 물론 네오 펑크를 대변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팝 음악 역사 전체를 통틀어 봐도 < Dookie > 는 여전히 명반으로 꼽힌다. 하지만 한동안 그린 데이는 < Dookie > 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에 나온 < Insomniac > (1995), < Nimrod > (1997), < Warning > (2000) 등은 나름대로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 Dookie > 가 얻은 성과를 뛰어넘진 못했다. 어느 때부터인가 네오 펑크라는 장르도 1990년대가 남긴 유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린 데이와 네오 펑크는 시대의 격랑에 휩싸인 난파선마냥 그렇게 가라앉고 있었다. 그런데 2004년, 갑자기 앨범 < American Idiot > 이 나타났다. 이 속에서 빌리 조 암스트롱(Billie Joe Armstrong, 보컬 및 기타)은 미국의 현실을 냉철하게 표현했고, 마이크 던트(Mike Dirnt, 베이스)와 트레 쿨(Tre Cool, 드럼)도 완벽한 리듬 내조를 과시했다. 세 사람이 완성한 음악과 노랫말은 순식간에 전 세계 젊은이들의 이성과 감성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그 파장은 10년 전보다 더욱 거셌다.

결국 그린 데이의 7번째 앨범 < American Idiot > 은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에 등극하며 미국에서 6백만 장, 전 세계적으로는 천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2005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고의 록 앨범으로 선정되고, 롤링 스톤에서 발표한 2000년대 명반 100선 가운데 22위에 이름을 올린 작품도 다름 아닌 < American Idiot > 이었다. 이러한 대성공은 빌보드 메인스트림 록 차트 14주 1위, 모던 록 차트 16주 1위라는 경의적인 기록을 세운 싱글 ‘Boulevard of Broken Dreams’를 통해 절정에 다다랐다. 그야말로 그린 데이는 < Dookie > 를 잇는 또 다른 명반을 낳았던 것이다.

이후에 나온 신보 < 21th Century Breakdown > (2009)까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현재 그린 데이는 미국 하드 록의 선봉장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상태다. 네오 펑크의 선두주자라는 수식어도 옛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팀은 하나의 장르이름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모든 면에서 진지한 밴드로 거듭났다.

여기서 ‘진지함’이란 가사를 통한 메시지뿐 아니라 실험적인 구성을 취한 음악에서도 크게 부각된 부분이다. 음악팬들이 그린 데이로부터 새롭게 발견한 것도 흥미로운 내러티브와 음악적 형식미다. 실제로 < American Idiot > 은 ‘Jesus of suburbia’라 불리는 가상인물을 중심으로 일정한 얼개가 잡혀 있는 콘셉트 앨범이다. 밴드는 록 오페라를 만들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이 앨범을 만들었다. 이야기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대중음악의 보편적 구성을 버리고 다층적 구조를 취하기도 했다. ‘Jesus Of Suburbia’와 ‘Homecoming’이 5부작에 9분이 넘는 대곡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세 남자의 진중한 실험 정신이 없었다면 히트 싱글을 가진 히트 명반, 즉 < American Idiot > 과 같은 작품은 아마 영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 American Idiot > 과 관련된 이벤트에는 굵은 마침표 하나만이 남아 있다. 그것은 앨범도 아니고 노래도 아닌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American Idiot)]이다.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작품은 그린 데이의 < American Idiot > 을 바탕으로 창작되었다. 물론 수록곡 리스트를 살펴보면 최근작 < 21th Century Breakdown > 에서 뽑힌 5곡과 싱글 ‘American Idiot’의 비사이드 곡 ‘Too Much Too Soon’, 모음집 < Rock Against Bush Vol. 2 > (2004)에 실렸던 ‘Favorite Son’, 그린 데이의 미발표곡 ‘When It's Time’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것은 효과적인 이야기 전개를 위한 차선책이었을 뿐 < American Idiot > 자체가 가진 세력 범위를 능가하진 못한다. 또한 아바(Abba)의 [맘마 미아!(Mamma Mia!)], 퀸(Queen)의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올 슉 업(All Shook Up)] 등 특정 대중가수의 히트곡들을 재료로 삼아 뮤지컬이 만들어진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 작품처럼 특정 앨범을 중심으로 뮤지컬이 만들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아메리칸 이디엇]이 눈에 띄는 건 한 마디로 ‘불가항력’이라고 할 수 있다.

메가폰을 잡은 사람은 다름 아닌 마이클 메이어(Michael Mayer)다. 그는 이미 [스프링 어웨이크닝(Spring Awakening)]으로 토니상을 거머쥔 명연출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에 그는 빌리와 함께 극본을 쓰면서 앨범이 본래 갖고 있던 서사구조를 흥미롭게 확장시켰다. 그 결과 ‘Jesus of suburbia’인 조니(Johnny) 곁에 친구인 윌(Will)과 터니(Tunny)가 새롭게 등장한다. 암울한 교외 지역에서 살던 세 청년이 각자 다른 운명을 맞이하면서 겪는 이야기가 다층적으로 짜여 있다. 그렇다고 앨범이 본래 갖고 있던 주제 의식까지 변질된 것은 아니다. 9.11 사태 이후 미국 젊은이들이 경험하는 불안한 현실과 정체성의 혼란은 앨범과 뮤지컬에서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공통분모다.

다행히 [아메리칸 이디엇]은 현지 흥행에 성공한 상태다. 지난 2009년 9월 미국 버클리 레퍼토리 극장(Berkeley Repertory Theatre)에서 이루어진 초연은 연장 상연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그린 데이가 출연진들과 함께 ‘21 Guns’를 다시 녹음하고, 올해 초에 있었던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 같이 올랐던 것도 뮤지컬 흥행의 연장선으로 봐야할 것이다. 이 작품이 토니상은 물론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Drama Desk Awards), 아우터 크리틱스 서클 어워즈(Outer Critics Circle Awards) 등에서도 최우수 뮤지컬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을 보면 작품성도 어느 정도 증명된 게 아닐까? 현재 작품은 뉴욕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극장(St. James Theatre)에서 절찬리에 상연되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선 뮤지컬보다 사운드트랙이 먼저 소개된다. 음반 하나로 뮤지컬을 파악하는 건 무리지만 부클릿에 실린 시놉시스를 따라 귀를 열어두면 뮤지컬의 흐름을 어느 정도 간파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러한 뮤지컬 자체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음악팬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부분은 바로 음악의 변형, 다시 말해 < American Idiot > 과 [아메리칸 이디엇] 사이의 편차일 것이다. 우선 음악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기타, 베이스, 드럼은 그린 데이가 직접 연주를 했기 때문에 친숙한 느낌을 준다. 음악에만 집중하면 이것이 그린 데이의 원곡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생경하지가 않다. 하지만 재치 있는 편곡과 적절한 오케스트레이션을 구사한 베테랑 음악감독 탐 킷(Tom Kitt) 덕분에 모든 곡엔 극적인 요소가 추가되었다. ‘Last Of The American Girls/She's A Rebel’에서 이루어지는 두 곡의 절묘한 교차와 ‘Boulevard Of Broken Dreams’에서 강조된 스트링 사운드가 대표적인 예다.

출연진의 출중한 노래 실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연기자들은 강렬한 록 사운드에 맞춰 자신의 보컬 스타일을 영리하게 조절해 나간다. 이 가운데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통해 토니상을 수상한 바 있는 조니 역의 존 갤러거 주니어(John Gallagher, Jr.)와 세인트 지미(St. Jimmy)를 열연한 토니 빈센트(Tony Vincent)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특히 이전까지 [렌트(Rent)],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위 윌 록 유] 등에 출연한 것은 물론 4장의 솔로 앨범까지 발표한 바 있는 토니 빈센트는 ‘Last Night on Earth’와 ‘Homecoming’를 통해 강렬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그린 데이의 음악이 여성 연기자들의 목소리와 전 출연진들의 합창에 지배당하는 순간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이 사운드트랙은 뮤지컬에서 파생된 작품이고 뮤지컬을 위해 존재하는 음반이다. 하지만 음악팬들로서는 그린 데이의 음악이 새롭게 재해석되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반길 것이다. 그리고 앨범 하나가 뮤지컬로 제작되었다는 것은 내러티브와 음악의 우수성을 공인받은 것이나 마찬가지기에 그린 데이 스스로도 본 작품에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이제 정말 그린 데이를 ‘거장’이라 불러도 어색할 것 같지 않다. 사운드트랙이 남긴 강렬한 여운 탓에 [아메리칸 이디엇]의 한국 초연이 점점 더 절실해지기만 한다.

글/ 김두완(월간 핫트랙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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