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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연극

레드 - 20160617

by lucill-oz 2016.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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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놓친, 그리고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던 연극 "레드" 


줄거리는 지난 시즌에 정리한 내용을 한 번 읽어보는 것으로 시작.

http://blog.daum.net/lucill/15901124


레드의 장인이라고 부르고 싶은 강신일 배우 고정으로 

지난 시즌부터 세 명의 켄을 보았다.

뭐랄까... 로스코가 마치 세 명의 제자들을 길러낸 느낌? 

극 중 로스코 자신은 절대로 제자라는 말을 용납하지 않았겠지만^^


올 해의 로스코는 배우의 나이가 더 먹은 만큼, 그도 더 나이먹어 보인 느낌이다.

좀 더 흥분하고, 노여워하고... 노인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외골수로 변해가는 모습 같다고나 할까...

연극은 처음인 카이의 켄.

어딘지 모르게 조금 어눌하고 어수룩해 보이는, 분장없는 맨얼굴의, 노래할 때와 똑같이 매력적인 음성의 켄이다. 

그러면서도 매우 현대적인 느낌의 젊은이다. 

공연 후 관대시간에 뭔가 큰 일을 겪으며 많이 혼란스러웠다고 했는데

그것이 그대로 극에서 켄의 캐릭터에 반영된 느낌이다.

라이브인 공연은 그렇다.

그날 배우의 기분, 감정, 마음... 그런 미묘한 느낌이 다 드러난다.

상대 배우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그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 맛 또한 재관람을 유도하는 매력이 아니겠는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 알고 있는 대사지만

한마디 한마디를 들을 때마다 처음 느꼈던, 놀라울만큼 매력적인 언어들이 

내가 나이를 더 먹은, 딱 그만큼 더 가까이 느껴졌다.

요즘 방송중인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드"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대사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걸 보면

나도 많이 먹은 건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예술이라는 소재를 빌어 인생을 얘기하는 극이 아닌가!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강신일 배우는 한 사람이 여러 번을 보는 것보다는 주변에 많이 알려서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한다.

하긴 작은 소극장인데 어제 온 손님이 오늘도 오고 내일도 오고... 

렇게 전 회차를 찍는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것이 배우들로서는 얼마나 부담스러울까.


관객의 입장과 공연 당사자의 입장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확실히^^

공연물이 특정 관객들의 독점화로 (의도된 바이건 아니건 상관없이) 

관객이 또 한 축의 세력이 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

정말 보고 싶어하는 관객이 표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 나만해도 일층이 매진이었기에 할 수 없이 자유석으로 예매를 했는데

의자가 들고 날 틈도 없이 너무 빽빽한데다가 좌측 혹은 우측으로 내내 고개를 돌리고 있어야 하니

시야 제한은 둘째치고 힘이 들고 너무 불편했다. 

그래도 보겠다고 퇴근까지 일찍하고 세시간 전에 출발한건데...

(그러고 보니 나는 이 작품을 세 번 다 2층에서 봤네ㅠㅠㅠㅠ

그런데!! 정작 공연 시작 후에 보니 일층 좋은 자리 대여섯 자리가 연석으로 비워져 있었다. 

이건 관객이 잡았다 놓은 표라고 생각되지 않은 경우이기에 많이 화가 났다.)


재관람을 하는 관객들은 제작자나 배우들 못지 않게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고

좀 더 깊이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다. 받아들이는 몫은 각자의 것이고 그 느낌은 다 다를 수 있으므로.

물론 특정 배우에 몰입하여 여러 번 찾는 경우도 물론 있다. 

(그 경우 그들이 하나의 세력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관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제작도 역시 문제는 있다고 본다.

너무 친절하지 않은 작품, 관객이 홀대받는다는 서운한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관객은 엄연히 공연의 한 요소인데!

그런 관객을 대상으로 너무 장사하려는 속셈이 드러나는 기획도 없지 않고...

연극, 뮤지컬계의 관객층이 사실 마니아들의 층이 두터운 것이 사실이고 

영화만큼 대중적이진 않기에 겪는 많은 문제 중의 하나일 것이다.


작품이 여러 사람들에게 향유되기를 바라는 배우의 코멘트에 너무 많은 해석을 한 것 같지만

중요한 것은, 좋은 작품은 스스로 발을 넓히는 것이고

나는 이 작품을 여전히 매우 사랑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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