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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연극

만 추 - 20151011

by lucill-oz 2015.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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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극은 2015년 10월 11일. 개막 둘째날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2016년 5월 8일. 8개월만에 쓰는 후기라니.


디테일한 느낌은 사라졌으나 전체적인 이미지가 아름답게 남아있는 작품이다.

간결한 무대도, 아련한 느낌의 처음과 끝도, 시종일관 같은 톤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 배우들도,

마치 수채화처럼 담담하게 기억될 것 같다.  


영화로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다행히!! 나는 영화를 안 봤으므로!! 

그러나 영화가 얼마나 아름다웠을까가 충분히 짐작되는 연출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극 후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것은 배우들이다.


애나 역의 김지현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매력적인 음색과 좋은 연기로 만난 바 있었으나

이렇게나 아련한 여인은 처음이라 더욱 놀랍고 좋았다. 

지난 번 카포네 트릴로지 때도 느꼈던 바이지만 정말, 갖고 있는 색이 많은, 좋은 배우다. 

훈 역의 이명행 배우는 이런 모습도 있었네 싶었다.

프라이드의 필립이나 히스토리 보이즈의 어윈과 같은 이미지로만 보았어서 그런가.

터프한 모습이 조금은 낮설었지만 나름 매력있었다.

작품의 스팩트럼이 넓은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 드라마도 했었지. 육룡이 나르샤.

애나의 오빠 왕징 역의 고훈정 배우는 길지 않은 등장이었지만 인상적이었다.

'사춘기'에서는 크게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상당히 안정적인 배우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왕징이라는 인물이 강한 캐릭터도 아니고 비중이 큰 배역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자기 옷을 입은 듯한, 그래서 원래의 크기보다 더 커 보이는 듯한 느낌이랄까...

어쨋든 다음에 다른 작품에서 보게 된다면 서슴없이 그의 회차를 선택하리라 결심하게 만들어 주었다.

남자 멀티 역의 김정겸 배우는 처음이었지만 좋은 인상이었다.

여자 멀티 역의 이민아 배우는 특히 좋았다.

그동안 본 작품에서는(풍월주, 살리에르) 크게 기억에 남지는 않았었는데

이번엔 짧은 다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인상적이었다. 목소리 때문인가?

왕징 아내의 유창한 중국어 대사 부분에서는 그 발음과 그녀의 독특한 음색이 마치 

중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들어본 듯 한 톤이어서 순간적으로 진짜 중국인인가 하고 깜짝 놀랐었다.

그녀, 팜므파탈의 끼가 있는 듯, 메이 역도 좋았다. 적어도 내 기억에는 확실히 각인되었다. 


사실, 혜화역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고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그저 한 번 보고 싶네.. 생각했었는데 허를 찔린 기분?

오랫만에 제대로 젖어 본 연극이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인생의 한 부분을 바꾸는 일이지.

때론 큰 물줄기가 바뀌기도 하고, 때론 큰 길 옆에 숨겨진 작은 오솔길을 하나 갖게 되는 일이기도 하고.

그리고 내 마음이지만 내 마음대로 잘 안되는 일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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