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노배우들의 무대를 직접 보고싶다는 마음과
애정배우인 이명행, 유성주 출연작이기에 보고자 했던 작품이었는데
뜻밖의 행운으로 초대관람을 했다. 이젠 정말 솔양의 덕을 보고 사는구나.ㅎㅎ
그러나 관극 후의 느낌은 뭔가 한 마디로 표현하기 모호한 느낌이었다.
분명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는데 그걸 풀어놓기 위해 너무 많은 에피소드를 나열하다 보니
오히려 집중력이 좀 떨어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저 씬은 굳이 있어야 하나? 저 얘기로 하고 싶은 건 뭐지?
이를테면 불판을 들고 나와 고기를 구워 먹는 장면이라던가
장원급제 선비의 행차를 그렇게 무대를 어렵게 처리하면서까지 강조해야 했나?
차라리 그냥 액자형의 사각틀 하나만 내려왔다 가거나 아예 없었어도 무방했을텐데...
인터미션 포함 거의 세 시간에 가까운 공연이었는데 호불호가 좀 많이 갈릴 것 같다.
좀 더 정제되고 압축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훌륭해서 좋았다.
노배우들이 시종 무게를 잡아주고 (그분들의 무대를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중견 배우들까지 든든하니 안정적으로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유성주 배우가 좀 더 비중이 큰 역할을 맡아주면 좋겠는데
그의 역량에 비해 역할이 작아서 늘 아쉽다.
어쩌면 너무 선이 굵어 스펙트럼의 제한이 있는 것일까?
진작에 그의 작품들을 다 챙겨보지 못한게 늘 아쉽다.
가장 인상적이고 좋았던 것은 무대 디자인이었다.
약간의 경사로가 교차되며 만들어낸 단차로 깊이감을 준 것이며
몇 그루의 나무로 아주 심플하게 표현한 산속 풍경이며
벽면에 심어놓은 나무 한 그루는 엘지아트홀의 높은 무대를 매력적으로 채워주었다.
다시 볼 수 있다면 스토리가 좀 더 다듬어졌으면 좋겠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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