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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정보/공연 관련

스크랩 - 흥행프로듀서 설도윤 엄홍현, 그들의 카드

by lucill-oz 2013.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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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국 뮤지컬을 이야기 할 때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두 사람이 있다.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내한 공연에 이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선보인 설앤컴퍼니의 대표 설도윤과 <레베카> <몬테 크리스토>의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엄홍현. 상반기 우열을 가리기 힘든 최고의 히트작을 내 놓은 이들은 하반기에도 역시 각자 <애비뉴 큐> <위키드>와, <엘리자벳> <노트르담 드 파리>의 공연을 앞두고 있어 관객들의 큰 기대를 사고 있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 라이선스 공연을 통해 국내 뮤지컬계가 산업화의 개념으로 나아가는 문을 열었으며 이후 대형 브로드웨이 무대를 탄탄히 소개하고 있는 설도윤과, 체코,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유럽권 뮤지컬을 통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관객들을 이끈 엄홍현. 이 두 명의 프로듀서들이 저마다 품은 뮤지컬은 무엇이며, 이 작품들을 실은 배의 머리는 어느 쪽으로 향할 계획인가. 또한 이들의 항해로 한국 뮤지컬이라는 바다는 어떤 물살을 내게 될 것인지. 뚜렷한 자기 시선과 의지를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관점으로 무대를 바라보는 시간을 나눠보고자 한다.

설앤컴퍼니 설도윤 대표

사전 조사 철저히, 마케팅이 승부

올 하반기 라이선스 공연 예정인 <위키드>는 지난 해 내한공연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항상 작품을 하기 전 시장 점유율과 매출 규모 등을 생각해 최소 예상 수익을 잡는다. 성공했던 경우에는 이 기준을 훨씬 넘어서는데 이번에도 (예상보다) 약 30% 정도 더 났다.

<위키드>는 순전히 작품만 가지고 된 경우로, 마케팅을 잘 해서 성공한 경우다. ‘오즈의 마법사’ 연장선상으로 보면 가족 관객 타깃이 아닌가 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그것이 더 많은 관객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 마케팅을 어떻게 했는가에 따라 티켓 매출이 플러스, 마이너스 20% 정도까지, 즉 40%까지 차이가 날 수 있는데 이건 망하고 돈을 벌고의 차이다. 타겟을 정확하게 잘 나누어 분석하고 거기에 따른 홍보, 광고 전략을 짰는데 아주 잘 진행했다고 본다.

공연 전 <위키드>라는 작품을 알고 있는 관객 수가 많아서 놀라기도 했다.
과거 <오페라의 유령>(2001) 때도 사전 극장 인지도를 따져 보니 당시 예술의전당이 13.5%였고, LG아트센터는 0.13%였다. 그렇지만 작품에 대한 인지도가 35%라 진행한 경우이다. 새로 오픈한 극장은 자리잡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블루스퀘어가 <엘리자벳> <위키드> <오페라의 유령>를 연이어 공연하면서 가져가야 할 효과 등을 예측하고 있었고, 다행히 극장 역시 짧은 시간 안에 자리를 잘 잡게 되었다.

연이어 올린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수퍼스타>)도 큰 관심을 받았다.
꼭 올해 이 작품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너무 오래되면 잊혀질 수도 있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 죽은 자식 살린다는 절실함으로 만든 거다. 그래서 크리에이티브 팀과 우리 모두 모든 역량과 시간을 작품에 집중했다. 평소 연습실엔 잘 안 가는데 이번에는 이 부분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등의 이야기를 많이 나눈, 좀 특별한 작품이다.

<수퍼스타>의 흥행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러 버전이 있었지만 다 접고 원점에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원래 힘 말이다. 또 하나는 멋진 조명, 엄청나게 많은 세트, 이런 것들에 의존하지 말고 배우의 힘을 보여 주자고 했고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이 작품의 힘은 배우다. 아무나 이 작품의 노래를 소화할 수 없고,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박은태, 마이클 리, 한지상 등 이 멋진 배우들은 자기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 내었다. 평소 장비를 잔뜩 갖다 놓고 안 쓰는 연출을 무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이지나 연출이 테크니컬 리허설 때 “조명 다 걷어내”라고 했을 때 가장 훌륭한 연출이라고 느꼈다. <수퍼스타>는 조명 등이 화려하면 매커니즘만 보이지 배우가 다 죽는다. 이번 무대를 통해서 배우들은 나름의 새로운 역량을 보여줄 수 있었고 관객들도 이런 작품이었구나, 하고 <수퍼스타>를 새롭게 발견하고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너무나 만족한다.

아직 다양한 관객층 형성 안돼, <애비뉴 큐>로 카타르시스 느낄 것

8월 국내 개막 예정인 <애비뉴 큐> 브로드웨이 초연에 프로듀서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고 들었다.
2001년 토니상에 이름이 노미네이션 된 게 오페라 <라보엠>을 통해서였는데, 그 당시 함께 했던 제프리 셀러(Jeffrey Seller)와 케빈 맥콜럼(Kevin McCollum)이 이미 퍼펫을 들고 복화술을 하면서 <애비뉴 큐>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참여를 하려고 준비를 다 했고, 당시 <라보엠> 투자사에게 두 작품에 반반씩 투자를 제안했지만 <라보엠>에 집중하면서 여력이 없어 못하게 되었다. 

<애비뉴 큐>의 어떤 면을 보고 작품에 확신을 가진 것이었나?
브로드웨이 역사상 이런 작품은 없었다. 어린이를 위해 탈 쓰고 나오는 작품은 있었지만, 퍼펫을 이용한 뮤지컬은 한 번도 없었다. 또 브로드웨이 트렌드가 10년 주기로 바뀌는데 2001년부터 2010년 초가 굉장히 혁신적으로 바뀌는 시기라 분명히 될 거라고 생각했다.

또 게이인 제프리 셀러가 당시 남편과 아이 입양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돈이 백만 불 이상 들고 그 아이를 위해 이사를 해야 한다는 등 그 어려움을 퍼펫에 담아서 막 욕을 쏟아내는데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너무나 재미있는 뮤지컬이 나올 것 같았고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렇다면 좀 더 한국에 빨리 소개할 수 있지 않았나?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 당시 한국과 브로드웨이의 갭이 컸다. 지금도 빠르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다양한 관객은 없다. 1, 2년 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애비뉴 큐>는 어떤 특별함을 즐길 만한 뮤지컬 관객이 형성 되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흥행의 어려움은 예상이 되지만, 뮤지컬을 즐긴다면 <애비뉴 큐> 정도는 한 번 봐야 적어도 뮤지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1, 2년 후에도 마찬가지라면, 그 사이 관객층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인가?
아주 천천히 성장한다는 것이고, 앞으로 10년은 지나야 이 작품을 채워줄 관객이 생긴다는 생각이다. <애비뉴 큐>는 아주 코믹하지만 저질스러운 대사들도 많고 사회 풍자도 많다. 기존 작품과 아주 색이 다른 작품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뮤지컬, 우리들이 고급스럽게 포장해서 하는 게이나 섹스 이야기를 <애비뉴 큐>는 가감 없이 쏟아내서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면 카타르시스가 좀 될 것이다.

폭탄주 돌리듯 할인 러쉬, 곧 응급실 갈듯

관객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관객층은 넓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관객이 스타들에게 몰리는 건 당연한 거고,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도 지금도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파괴력이 있는 작품이 등장하면 그곳으로 몰리고, 그렇지 않고 고만고만한 작품들이 많으면 되는 공연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최근에 파괴력 있는 작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위키드>나 <오페라의 유령>을 빼고 말하자면, 최근 유럽풍 뮤지컬에 관객들이 몰린다고 하지만, 사실 스타들을 쫓아간 것이다. 적어도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 10년 이상 검증 받고 세계 투어를 통해 확실하게 검증 받은 작품만이 확실히 파괴력을 가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유럽풍 뮤지컬이 한국에서 새로운 무대라고 할 수 있지만 적시 적소에 훌륭한 캐스팅을 한 성공적인 작품이라는 거다. 이는 아주 좋은 전략이고 이 역시 프로듀서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역량이고 영역이기 때문에 존중해 줘야 하며 그 성공에 박수를 보내줘야 한다. 다만 우리는 컴퍼니 성격상 그렇게 안 할 뿐이다. 이걸 서로 인정해 주며 공존하면 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

물가상승률에 비하면 티켓 가격이 크게 상승한 건 아니지만, 여전히 뮤지컬 관람은 비싼 문화생활이다.
우리나라 공장들이 왜 해외로 가는가, 결국 인건비 때문이다. 인건비가 70%를 차지하는 공연도 이미 공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하지만 이 산업은 로컬라이제이션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도 티켓가가 12만원이었는데 13년이 지난 지금도 12만원, 13만원, 그래 봐야 2, 3만원 차이고 전체 평균을 따져보면 과거와 똑같다. 즉 얼마나 제작자들이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인가가 분명히 이야기 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을 배우들의 개런티만 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그러면 배우들이 억울하다. 배우들의 가치는 개런티인데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도 (개런티를) 덜 받으라고는 할 수 없다. 전체적인 인건비가 다 올랐고, 프로덕션 비용 전체도 올라갔다. 이런 전반에 대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하고 협의체 구성도 해 봐야 할 것이다. 비단 설앤컴퍼니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면서 윈윈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짜 내자, 그걸 생각하고 있다. 이보다 지금 더 큰 문제는 할인티켓이다. 폭탄주 돌리듯이 하고 있다. 다 간이 상해서 응급실에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몇몇 공연들은 소셜커머스를 통해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살 수 있다.
브로드웨이에서도 학생인 경우 대폭 할인해 주는 등 확실한 명분이 있거나 전략상 티켓을 할인 판매한다. 그래서 티켓 사이트에서 어떠한 날, 어떤 이유 때문에 티켓이 전략적으로 할인되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뚜렷한 근거 없이 폭탄주 돌리듯 할인이 되고 있는 건 심각하다. 과거 한 단체가 표가 남으면 마지막에 80% 할인을 하던가 초대권을 뿌렸던 적이 있다. 다음 그 컴퍼니가 공연하면 사람들이 티켓을 안 산다. 왜? 공연 직전에 할인표가 풀리고 공짜표도 나온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 회사는 결국 문을 닫았다. 앞으로 그런 회사들이 속출할 수 있다는 거다.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앞으로 창작뮤지컬 제작 안해, 다른 식으로 참여

최근엔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최신작들을 한국에서도 빨리 만나볼 수 있다.
신작을 빨리 한국에 들여올 생각은 없다. 아직은 그곳과 한국 시장에 굉장한 온도 차이가 있다. 빨리 들어오는 것 같지만 사실 그리 빠르지도 않고, 신작들이 있긴 하지만, 미안하지만 브로드웨이에서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빨리 들어오는 것이고, 그러니까 다시 국내에서 실패하는 거다. 오히려 유럽 뮤지컬은 좋은 캐스팅,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캐스팅으로 채워지고 거기에 시간적으로 충분히 개발되고 적어도 일본, 아시아 시장에서 검증 받은 작품이 들어오니 성공 확률이 크다는 거다.

신작을 들여올 계획이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기다림 때문이다. 사람들이 기다리지 않는 걸 가져오면 누가 보는가. <위키드>는 초연 한 지 6, 7년 이상 된 작품이니 사람들이 ‘그런 작품이 있다는데, 보고 싶어’ 하게 된 거다. 그래서 오히려 로컬 프로듀서들은 기다려서 충분히 검증 기간을 거친 후 한국에 가져 와야 한다. 최근 라이선스 경쟁이 붙어서 안 좋은 조건으로 계속 작품을 가져오고 있는데 이건 서로에게 굉장히 안 좋다. 작품에도 안 좋고, 가져와서 흥행도 안되니 그것도 안 좋고. 그래서 무리한 캐스팅에 의지하고 돈을 많이 줬지만 작품과 맞지 않는 사람을 써서 더 크게 망하는 것이다.

설앤컴퍼니의 창작 뮤지컬 흥행 성적은 좋지 않다.
아직까지 창작 뮤지컬로 크게 성공한 단체가 한국에 있나? 우리라고 뭐 특별한 게 있겠는가, 안 되는 걸 알면서 창작의 필요성을 알기 때문에 하는 것이고 우리 컨텐츠를 갖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천국의 눈물>은 오리지널 프로듀싱이 있었으나 거긴 제작사가 아니기 때문에 설앤컴퍼니가 제작사로 붙은 것이고, 기본 컨셉을 시작으로 많은 부분에서 우리의 역량을 100% 발휘하지 못한 태동적인 문제가 있었다. 하나의 핑계지만 그걸 극복하기가 쉽진 않았다.

창작은 당분간 누구도 성공하긴 힘들다고 본다. 다만 우리나라 프로듀서가 용감해서 많은 작품들이 시장에 나올 뿐이지 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런 것들이 밑거름이 되어서 언젠가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런 의미로 우리도 동참하는 것이다.

하지만 설앤컴퍼니의 방향은 좀 다르다. 우리가 다 잘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좋은 창작자들이 만든 작품에 우리는 마케팅이건 투자건 어느 부분에 서포트를 한다. <셜록홈즈>나 어린이 공연인 <백조의 호수> 등과 같이 다양한 소극장 뮤지컬, 대학로 연극, 아무리 커도 중극장 정도 크기의 컨텐츠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으로 창작 뮤지컬에 참여하자고 결론을 냈다. 앞으로 직접 창작 뮤지컬을 만드는 경우는 없을 거다.

최근 브로드웨이에 쇼 뮤지컬이 더욱 많아진 것 같다.
역사적으로 보면, 뮤지컬은 쇼다. 그런데 뮤지컬을 너무 작품성, 드라마로 치우쳐 생각한다.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기도 한데, 분명한 건 뮤지컬은 쇼 비즈니스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는 것이다.

지금의 브로드웨이 흐름도 100년의 역사 중 일부이고 그 역사가 지니는 하나의 패턴일 뿐이다. 브로드웨이는 10년 주기로 변하는데, 2001년 9.11 테러 이후 가벼운 작품들이 막 나오고 지금 나오는 작품들도 가볍다고 하지만 사실 그 안엔 혁신적인 작품들도 있고 굉장히 파괴적인 작품도 있다. 다만 토니상에 노미네이션 되지 않았을 뿐이다. 토니상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을 뿐이고 너무나 권위가 있어 그 상을 받기만 하면 흥행을 한다는 거다. 그만큼 공신력이 있다는 뜻이니 한편으론 굉장히 부러운 일이기도 하다.

한국 뮤지컬 시장 아직 작아, 아레나 극장 구상 중

한국 뮤지컬도 브로드웨이의 영향을 받는가.
지금의 짧은 한국 뮤지컬 시간을 분석하라면 사실 할 말은 없지만, 굳이 이야기를 하자면 현재 현상은 경기에 따를 뿐이다. 경기는 세계 경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 그리고 서울 경제가 한국 공연계에 미치고 있을 뿐이지, 공연계가 다른 것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우리가 산업이라고 아무리 이야기 해도 문화부에서 뮤지컬을 전통예술과 소속으로 그대로 두고 있는 건, 문화 산업 전체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최하위인 만화 시장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약 5천 억 되는데, 뮤지컬 시장은 3천억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도 더 가야 하지만, 경제 효과로 따지면 1조라고 내가 주장하고 있는데 (웃음) 그러니 산업으로 받아서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작은, 짧은 지금의 한국 뮤지컬 시장을 분석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공연예술학교 등을 통한 공연 인력 양성과 극장 컨설팅도 하고 있다.
학생을 가르치는 건 사업 목적이 아니다. 거의 재능기부로 이뤄지고 있고, 수강료를 받는 것도 있지만 수익성은 전혀 없다. 또 극장 컨설팅을 10년 간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무상으로 해 주고 있다. 극장을 지을 때 외관을 너무 신경 쓰면 안이 공연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있으니 그런 부분들을 이야기 해 준다. 또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도 기획했고, 이 모든 게 뮤지컬 산업화를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 역할들이고 열심히 하고 있다.

향후 설앤컴퍼니의 계획은 무엇인가.
살면서 뭘 해서 무언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단지 그 때 그 때 필요에 의해서 한 것이고, 시장을 바라보면서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했을 뿐이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최근 아레나 공연장의 필요성이 많이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 체육계가 반발할 수도 있으니 공연계와 체육계가 서로 좋아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해 보고자 한다. 이건 어떤 작품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 새로운 건 하나도 없다. 단지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새롭게 보여지는 것이다. 이 작품이 시작되면 체육관을 리노베이션 해야 하고 그 비용도 내야 한다. 또 작품을 최소 1년간 해야 하기 때문에 개런티, 행정적인 문제 등 굉장히 복잡한 일들이 있다. 안 될 수도 있지만 다시 한번 시도해 보려고 한다.

<러브 네버 다이즈>도 당연히 할 예정이다. 다만 프로덕션이 유럽 투어 중이고 너무 공연이 잘 되고 있다. 웨스트엔드 무대를 수정해서 시드니에서 다시 만들었는데 그 누가 이 정도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잘 나왔다. 2016년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

<레베카> 흥행, 우리 시스템에 맞는 수정이 열쇠

올해 EMK의 첫 작품인 <레베카>가 흥행에 성공했다.
<황태자 루돌프>와 <레베카>를 같이 올린다는 부담감이 굉장히 컸다. <레베카> 공연 시기에 <레미제라블> 서울 공연, <지킬 앤 하이드> 예술의전당 공연, <아이다>도 하고,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까지 많은 작품이 있어서 굉장히 불안했었다. 등장하지 않는 인물인 레베카를 외치는 작품이라 이걸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걱정이 컸다. 불면증이 생겨서 얼마 전까지 치료를 받았는데, 다행히 LG아트센터와 잘 맞아 그림이 너무나 예뻤고, <레베카>에 대해 설명하고 싶었던 요소들을 작품에 다 넣었다고 생각한다.

EMK의 작품들은 음악과 대본만 라이선스로 가져온다. 이유가 무엇인가?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일본 등은 극장 시스템이 좋아서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다. 무대 셋업 기간도 20여일 정도나 된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라이선스 계약할 때 시장에 맞게 해야 한다는 걸 원칙으로 한다. 극장에 불리한 시스템을 한국에 맞게 운용을 하자는 것이고, 한국 관객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에 맞게 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우리 회사의 마지막은 창작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음악, 대본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우리나라 스텝들의 실력을 충분히 믿고 간다. 전세계 어디에서도 우리나라 스텝들의 아이디어나 실력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믿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닐까.

내년 공연 예정인 <마리 앙뚜아네뜨>는 대본 수정 비율도 크다고 들었다.
 마리 앙뚜와네뜨가 살던 궁전, 감옥 등을 다니며 그녀의 발자취를 걸었었다. 어린 나이에 낯선 나라로 시집 간다는 게 얼마나 무서웠겠는가. 또 처형 당하기 전 6개월 사이에 감옥에서 하얀 백발이 되었다. 사람들이 남편이었던 루이 16세의 목을 잘라 보여주고, 결국 단두대로 끌려간 그 여자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겠는가. ‘어머니는 위대하다’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 <마리 앙뚜아네뜨>에선 ‘여왕은 위대하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원작은 프랑스 혁명 과정에서 일반 서민이 살아가는 모습, 결국 서민이 왕이라는 것이 더 크다. 실베스타 르베이, 미하엘 쿤체와 회의를 했고 대본을 약 30%정도 수정하기로 했다.

창작자들에게 원작을 수정하겠다고 설득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처음엔 난리도 아니었다. 말도 못 섞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원작자들이 EMK라는 회사에 대한 신뢰를 갖고 믿어주는 것 같다. 한편으로 그들도 새로운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걸 좋아한다. 어떻게 바뀔까, 하는 창작자로서의 기대감이 있는 것이다. <마리 앙뚜와네뜨>에 <모차르트!>의 ‘황금별’ 같은 노래를 하는 여사제 아그네스가 있는데, 이 여자의 솔로 세 곡이 정말 기가 막힌다. 그래서 그 중 한 곡만 마리 앙뜨와네뜨를 주자고,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결국 설득시켰다. 그러면 노래하는 인물이 바뀌니 곡의 템포도 손 봐야 한다. 다시 음악을 편곡하고 대본을 수정하기 위해 또 다시 인건비를 제공하고 있는 나에게 원작자들도 열정이 대단하다고 한다.

믿고 따라준 배우, 아낌없는 투자

작품들이 흥행했다는 건, 관객들도 수정된 부분을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 아닌가.
<엘리자벳>에서도 토드가 왜 엘리자벳을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들도 있고, 나 역시 그런 걸 느껴서 다시 원작자에게 달려갔다. 토드 분량을 좀 더 풀어보자고 했고 그래서 올해 공연에선 그간 없었던 새로운 토드의 노래 한 곡이 추가 되었다. <모차르트!>도 너무 모차르트를 깊이 파고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평이라서 내년 공연은 새롭게 바꿔보자고 원작자들에게 부탁했다. 그래서 내년 6월 공연은 '전에 했던 작품 맞아?'라고 생각할 정도로 새로운 작품이 될 것이다.

최근 <마리 앙투아네트> 공연 회의를 마치고 르베이와 쿤체에게 다음 스케줄이 뭐냐고 물었더니 3일 후에 크로아티아 외딴 별장으로 둘이 가서 40일 동안 신작을 만들 거라고 했다. 둘이 같이 연주하고 글 쓰면서 배우 불러서 해 보고, 어느 시점에선 오케스트라 팀원들을 불러서 같이 연주해 본다. 이러니 좋은 작품이 안 나오겠는가. 이렇게 자신에게 투자하는 모습을 진심으로 한국 스텝들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크로아티아가 아니더라도 어떤 작품을 위해 40일 동안 같이 붙어 있으면서 생각하면 무엇이라도 나오지 않겠는가. 저 나이에 저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다. 또 한 가지는 이 둘의 신뢰가 너무나 강하다. 프로그램 등에 상대의 이름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하거나, 어떤 부분에 수정을 의뢰하면 꼭 상대방을 먼저 설득시키면 자신은 따르겠다고 말한다. 이렇게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강하니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 같다.

<모차르트!>를 시작으로 <레베카>까지 연이은 흥행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준수가 워낙 큰 힘을 발휘했다. 팬이 20만 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사람들이 준수가 하는 작품을 직접 보지 못하더라고 관심을 가졌다는 것, 거기에 완벽히 준수가 <모차르트!>나 <엘리자벳>에 흡수되었고, 그래서 관객이 그 작품을 좋아하게 되었으며, 그 작품이 EMK 작품이라는 것이 큰 요인 중에 하나겠다.

또한 류정한, 안재욱, 임태경, 옥주현 등 정말 많은 우리나라 내로라 할 뮤지컬 배우들이 EMK를, 신작이라 증명 받지도 못한 작품들을 믿고 따라와줬고, 그 사람들이 작품을 하면서 더욱 신뢰가 쌓였다는 것도 있다.

두 번째는 아낌 없는 투자다. 지금까지 스텝들이 “이거 해도 되나요?”라고 묻거나 “이걸 하는 데 2억이 더 들어간다”고 할 때 한번도 망설인 적 없이 하라고 했다. 원칙이 ‘지금은 남지 않아도 된다’이다. EMK는 계속 걸어가는 단계고 아직 갈 길이 먼데 지금부터 수익을 남기려 하지 말고 끊임없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했던 것이 작품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세 번째는 회사 직원들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아도 다 해주고, 다 내 것 같이 생각해 줘서 고맙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사람을 얻는 자세로 일을 했고 그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쇼 적인 작품 싫어, 드라마 음악 좋으면 언제든지

영미권 작품보다 유럽권 뮤지컬들은 정보도 적고 아직은 낯설다. 국내 공연을 위한 작품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
유럽에서도 정말 많은 작품들이 올라가고 열심히 보러 다닌다. 개인적으로 영미권에서 상을 받는 작품들이 나와 안 맞는 게 많다. 동성연애 소재나 쇼 적인 뮤지컬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앞으로 미국 작품을 갖고 들어오지만 쇼 적인 작품은 하나도 없다. 토니상이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중요할까? 그렇다면 토니상 수상작은 한국에서 다 흥행하고, 해외에서 인정받은 김기덕 감독님 영화도 국내에서 흥행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전문가가 뽑은 것 보다 대중의 눈으로 더 많이 보려고 한다. 그렇게 작품을 찾고 있고, 그 중 드라마가 확실히 묻어나 있고 훌륭한 음악이 있다면 언제든지 한국에 소개할 것이다.

과거 유럽 뮤지컬은 곧 프랑스 뮤지컬을 일컫는 정도였고, 대중적 인기보다는 마니아들의 환호가 더 컸었다. 하지만 최근엔 대중들도 유럽 뮤지컬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즐기고 있다.
일본은 유럽 뮤지컬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게 30년 전이다. 예를 들면, 일본은 빈, 파리 등 유럽 직항 비행기가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5년 전만 해도 유럽을 가려면 꼭 어딘가를 거쳐 가야 했다. 그러나 그 때도 미국 직항은 많았다. 즉, 우리나라는 남북이 분단되면서 미국 문화에 익숙해졌고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고, 반대로 일본은 유럽의 문화를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 TV에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등의 드라마도 보고, 유명한 책에 노르웨이도 나오고 유럽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니까, 2005년보다 지금 프라하 관광객들이 이십 몇 배가 뛰었다고 할 정도다. 지금은 프라하 직항, 파리 직항, 빈 직항 비행기들이 날아다닌다. 불과 5년도 안 된 이야기다.

거기에 가서 보니 오스트리아 시내 어디 가나 음악 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 아닌가. 그렇게 귀로, 마음으로 들은 음악에 어떤 한 사람의 일대기, 깊숙한 사랑도 들어 있고, 여행가서 베르사이유 궁전을 봤는데 거기 살았던 마리 앙트와네트 이야기라더라, 하니까 한번 보고 싶어지는 거다.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이제 유럽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시작한 거다. 특별히 유럽 뮤지컬이라기보다 뮤지컬 안에 유럽의 색이 들어가 있고, 거기에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흡수된 거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힘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이 음악을 잘 하는, 음악의 도시라는 걸 한국 관객들이 알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엔 대형 흥행작도 없고, 흥행작에 몰리는 관객 수도 적다.
일단 볼 작품이 많다. 유럽, 미국, 일본 작품 등 편수가 대거 늘어났다. 전체 규모는 똑같지만 작품도 늘고 극장도 늘어나니 분산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배우도 없고 스텝도 없고, 작품은 작품끼리 전쟁한다.

작품의 다양성 면에선 바람직한 모습 아닌가?
다양성 면에선 좋지만, 우리끼리 하는 경쟁 구도가 너무나 안타깝다.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등 국가가 운영하는 곳에서 굳이 같은 시기에 뮤지컬 대관을 주어야 하는가. 집계는 안 해 봤지만, 뮤지컬을 3천 억 시장으로 봤을 때 한 달에 약 30만 석, 하루에 약 만 석의 매출이다. 만석 가지고 경쟁하는 거다. 그런데 대극장 공연장이 세종, 국립, 예당, 블루스퀘어, LG, 충무, 각 2천 석 씩만 잡아도 1만 6천 석이다. 그럼 전체 객석 중 50% 밖에 안 차는 것이다. 결국 우리끼리의 경쟁이 될 수 밖에 없다. 어디는 1, 2월, 다른 곳은 3, 4월, 이런 식으로 대관이 좀 분산되면 어떨까. 뮤지컬 전용 극장도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어야 할 것이다.

라이선스는 이제 그만, 창작으로 승부한다.

EMK는 자회사 떼아뜨로를 통해 작품 배급도 하고 있다.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작품은 열 세 개 정도다. 배급 활동은 계속 하겠지만 남은 미개봉작을 무대에 올린 후 더 이상 우리 공연을 위한 라이선스는 확보하지 않을 계획이고 2015년부터 매년 대형 창작 뮤지컬을 한 두 작품씩 올릴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창작 뮤지컬을 준비한 지 2년 되었다. 곧 8월에 한 작품에 대한 발표가 날 것이고 대관도 결정되었다. 노래와 대본도 내년 4월이면 다 나온다.


창작 작품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달라.
연출, 작사, 작곡이 다 다른 세 팀이 움직이고 있고 8월에 한 팀이 더 늘어나서 네 팀이 될 예정이다. 외국팀도 있고 한국팀도 있다. 여기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계약 조건에 내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게 있는데 국내외 굉장히 유명한 분들이 다 오케이를 하셔서 계약도 진행이 되었다. 네 작품은 2017년 안에 다 보실 수 있을 거다. 소극장, 중극장 작품은 별도로 있다.

창작은 위험 요소가 큰 반면 ‘나만의 컨텐츠’라는 힘이 있다.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약 250억 정도의 창작 펀드를 모으고 있다. 또 그간 라이선스 작품이지만 음악, 대본을 가지고 수 많은 노력들을 해 왔다. 우리의 철칙은 공연 10개월 전에 음악, 대본이 나와야 한다는 거다. 그래야 연출이 어떤 그림을 그리는데 우리나라는 연습 들어가고도 계속 바뀐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2015년 가을 예정작은 내년 4월에 완벽한 대본과 음악이 나온다. 라이선스와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참고로 한 작품은 얼마 전 스튜디오에서 몇 곡 녹음까지 끝냈다. 만족스럽게 잘 나왔고 조금 있으면 발표가 될 예정이다.

또 일본, 중국, 미국, 영국 등 전 세계 진출을 목표로 전 세계가 아는 컨텐츠를 가지고 창작을 진행하고 있다. 초연은 한국에서 하고 이후에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 한국 배우들, 한국 스텝들로 투어 다니면서 라이선스 주는 것, 그렇게 전 세계 어떤 배우나 스텝보다 실력이 좋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음반 발매, 해외 콘서트 등 소속 배우들을 적극적으로 노출시키고 있다.
전 세계를 가도 한국 배우들의 실력에 매번 깜짝깜짝 놀란다. 이번엔 박효신을 기대해도 좋다. 한국의 보석 같은 배우들이 당장 미국, 독일은 못 가더라도 가까운 일본, 중국 시장에는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케이팝 이후 뮤지컬 배우들이 그 시장을 잡을 때가 3, 4년 안에 온다고 확신한다. 그곳에 내 창작 뮤지컬을 낼 것이고 그러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솔직히 극장 시스템만 완벽하면 우리나라 스텝들도 절대 어디에서든 안 밀린다. 그들이 정말 잘 할 수 있는 걸 프로듀서가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의 한국 뮤지컬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뭘 결정할 지 모르는 시대 같다. 어떻게 가야 할 지 관객도, 프로듀서도, 극장도 모르고 있다. 많은 것들을 협회에서 시도하고 있고 프로듀서나 극장, 관객들 저마다 생각이 있겠지만 이걸 해결할 수 있는 중심은 없는 것 같다. 우리끼리 경쟁하는 사회, 그렇게 밖에 대관할 수 없는 극장의 이유, 몇몇 배우에게 쏠리는 캐스팅, 한편으로 노는 스텝들도 많지만 막상 작업할 스텝들은 늘어나지 않는 현상 등, 확실히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다. 아우토반을 달리기 위해서 길 위에 깜빡깜빡 불을 켜고 있달까?

돌파구가 무엇이 될 지 잘 모르겠지만 경제는 아닌 것 같다. 자본 원리 상 강대국이 되면 관객이 늘어나는 건 기본이고, 또 세계적으로 문화 인구가 한 사람씩이라도 늘어나지 않는가. 자꾸자꾸 관객이 늘어나는 건 사실인데, 그 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숙제들이 너무 많다. 이걸 누가 해결해야 할지, 나 역시 해결해야 하는 사람 중에 하나라 고민이 많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이미지 에이전시 Mr.Hodol@Mr-Hodol.com) / 디자인: 김성민(n99588947@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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