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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My Story

신년 첫날, 그리고 요며칠간의 일기

by lucill-oz 201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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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눈이 많이 내린 아침이었다.

모처럼 부지런을 떨어준 짝궁 덕분에 나는 늦지 않게 일어났으나 새벽에서야 잠이 든 딸내미는 못 일어난다.

혼자서 성당엘 다녀왔다.

집에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사골국물을 사다가 새벽까지 만들어놓은 육수와 섞어 떡국을 끓였다.

늦은 아침을 먹고나니 점심때가 지났다.

점심은 각자 알아서... 오늘은 게으름 피우는 날로 정하고 그냥 쉬기로...

나도 반신욕기에 들어가 뜨개질(별걸 다 하는!)을 좀 하다가 낮잠.

잠이 깨니 저녁...식사를 하고 지난번에 못 본 드라마도 보고...ㅋㅋ

야구선수와 배우와 스님의 여행기도 보며 감동의 눈물도 흘리고...

그렇게 보낸 첫날이었다.

아무것도 안하기로 마음을 먹는 것조차 왜그리 힘든 일인지..

뭐, 그렇다 해도, 집을 떠나지 않는 이상 살림을 맡은 여인네들에게

가족과 함께 하는 완벽한 휴식이란 없다. 뭘 해도 해야하지 않는가.

 

엄마 생각이 난다. 어렸을 적에 엄마가 그러셨다.

제약은 많고, 마치 의무처럼 얹어지는, 당연이라 여겨지는 온갖 집안 일들,

가족들의 뒷바라지로 평생을 보내는 엄마를 보면서 나는 그렇게 살기 싫다는 생각을 했었다.

(세상의 모든 딸들이 엄마를 보면서 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자란다는 내용의 책도 있었지만)

그런 나에게 엄마는 "죄가 많아 여자로 태어난거란다......"라며 안쓰러워 하셨다.

당신의 딸도 걸어가게 될 그 "여자의 길"에 대한 안쓰러움이셨을 것이다.

여자의 도리, 여자의 덕목, 여자를 강조하시는 엄마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생각하는 여자란 단지 "여성의 성을 갖고 태어난 인간"일 뿐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지금도 간혹 집안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엔 이렇게 마인드컨트롤을 한다.

"내가 혼자 살면 이 일을 안하고 살 수 있겠나, 어차피 하는 김에 조금 더 한다고 생각하자"고 말이다.

하지만...주부라는 이름의 여성들은 원할 것이다.

나도 집으로부터 퇴근하고 싶다고...^^

 

지난 여행 이후,  은근히 뭔가 풀어진 느낌이다.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해야할 일도 영 손에 잡히질 않고,

머릿속을 빙빙 돌며 어지럽히는 생각의 조각들도 정리되지 않고

마음만 복잡하게 만든다.

이제 다시 하나씩 정리를 해 나가야지.

 

올해에는

원하는 것에 대한 성과물을 얻을 때까지 집중할 것!

이것을 목표로 살아볼까. 보다 나에게 집중하기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것들을 꺼내서 구체화시키기로!!!

 

젊은 스님이 전하는 위로의 메세지.

자기 스스로를 더욱 더 많이 사랑해주라는 말.

요즘의 내 생각에 지지를 받은 것 같아서 웬지 마음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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