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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정보/잃어버린 얼굴 1895

잃어버린 얼굴 - 박영수, 조풍래 인터뷰

by lucill-oz 201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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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의 지아비 고종과 친정조카 민영익.

각각 역할에 집중하고 있는 박영수와 조풍래 두 배우를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잃어버린얼굴 1895’, 이번 공연은 어떤 공연인가요?

풍래>잃어버린얼굴 1895’1895년 을미사변 때 명성황후가 시해 당했다는 공식적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도 여러 가지 추측이 논란되고 있는데, 그 중 한 가지를 사실로 택한 공연입니다.

영수> 사람들의 관점과 시각에 따라 한 시대를 풍미한 악녀이자 이 나라를 급진적으로 개화시키려 했던 너무나 좋았던 왕비로 서로 상반된 평가를 한 몸에 받는 명성황후를 역사에 대한 고증보다는 그 시절, 그 사건 속에서 명성황후는 이렇게 했다.’ 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한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공연이 될 거예요.

풍래>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의 명성황후를 보실 수 있어요.

 

 

-명성황후의 두 남자, 고종과 민영익은 각각 어떤 사람이었나요?

영수> 역사적인 흐름들 속에서 고종은 대원군에게 휘둘리고, 명성황후에게 휘둘리는, 굉장히 우유부단하고 힘없는 왕이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에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극심한 부패가 만연했던 조선 말기에 살아남고, 하나의 독립국가로 우뚝 서기 위해 대한제국을 수립하려고 노력도 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모든 주변의 사정을 돌아보며 스스로 설 수 있었던 때를 기다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군사력을 키우기 위해 일본에 보내기도 하는 등 개화에 힘을 썼던 것을 보더라도 분명히 자신의 생각이 있었던 왕이고, 단순히 휘둘리기만 했던 바보 왕은 아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풍래> 처음에 민영익이란 사람을 사실 잘 몰랐어요. 그러다 역할을 맡고 이미지 검색을 해봤더니 익숙한 이미지더라고요. 아마도 이름보다 사진이 더 유명할 것 같아요. 민영익, 이 사람은 매우 똑똑한 사람이었어요. 스무 살 이전에 과거에 급제하여 하루걸러 하루 진급하던 개화파였지만 미국을 다녀온 후 같은 개화파 김옥균의 세력과 척을 지게 되요. 그것이 왕비에게서 받은 높은 관직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미국을 다녀온 후 김옥균과 다른 생각을 갖게 되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 때문에 갑신정변 때 죽을 뻔 하다가 간신히 살아남아 그대로 도망쳤어요. 그냥 캐릭터라기보다 민영익도 사람이니까 무서우면 도망가고, 좋은 것을 보면 그대로 따르던 그런 사람이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민영익은 서화에도 능한 사람이라고 알졌는데요, 혹시 그림 그려줄 수 있어요?

풍래> 초등학교 때 그림으로 상 받은 적 있어요. 신문에 내는 공모전에서 동상 받은 적 있었어요.

 

             

    △조풍래 배우님이 직접 그려주신 그림                                                    △민영익의 그림

   (어떤가요? 두 그림이 비슷하지 않나요?:))

 

 

-역할과 비교하자면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영수> 제가 생각하는 고종은 처세술이 굉장히 뛰어났던 사람인데요, 저는 그렇지 않아요. 스스로 기분이 내키면 정말 잘 하지만 순간 불편한 마음이 들어버리면 아무것도 못해요. 고종은 임오군란 때 왕비를 폐위시키는 칙서를 읽었다고 하는데, 저 같으면 읽지 않았을 거예요. 왜냐하면 그건 왕비를 배반하는 일이니까 억지로라도 읽지 않았을 거예요. 아마도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빨리 죽었을지도 몰라요.

풍래> 저는 오히려 민영익과 비슷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계산적일지도 모르지만, 무언가를 하기 전에 스스로 시간을 주고 할 수 있는 만큼 해보다가 안 되면 돌아서려고 마음을 먹어요. 그렇게 만약 3년이란 시간이 주어졌다면, 3년이 다 지난 다음에 봤을 때 스스로 이만큼 발전을 했구나, 그러면 시간을 더 주고 조금 더 해보고. 그렇게 민영익과 비슷하면서 다른 사람 인거 같아요. 만약 민영익이었다면 오디션을 보고 상처를 받으면 다른 길을 택하지 않았을까..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특별히 하는 것, 또는 신경 쓰는 점이 있나요?

 

영수> 아무래도 사실을 바탕으로 하다보니까 역사적 고증을 가장 신경쓰고 있어요. 지금 저 말고도 모든 인물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들의 태어나서부터 어떠한 일을 겪으며 살아왔는지 모든 것을 다 보고 있어요. 일단 역사적인 사실, 그러니까 고종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가, 또 어떤 이야기로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종이 전해져오고 있는가를 신경 쓰고 있어요.

풍래> 역할의 표현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극 중에서 서로 다른 시점을 오가기 때문에 각각의 변화들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를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또 왕비를 좋아하는 감정이라든지, 김옥균과의 친분이라든지, 배신 그런 감정들을 영수나 도빈이, 시후선배님을 배신하고 다른 일을 하는 감정으로 접목시켜볼까 고민도 해봤어요.

 

 

-이번 질문은 민영익이게만 하는 건데요, 최근에 신화의 에릭이 민영익과 닮았다는 사진으로 민영익이 더 많이 알려졌는데요. 자신과 에릭 중 솔직하게 누가 더 민영익과 닮았다고 생각해요?

풍래> 에릭이 더 닮았죠. 에릭이 코 길이, 눈매 등등 정말 닮은 것 같아요. 예술단에서 가장 외국인처럼 생겼다는 말을 듣기는 하는데요, 저는 인도, 동남아권 얼굴이예요. 예전에 탈춤 때문에 인도에 갔을 때 인도사람들이 인도 말을 걸어올 정도로요.

            

 

 

-명성황후의 남자로써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요?

풍래> 제가 생각하는 민영익은 그렇게 멋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런데 공연 속에서는 민영익이 멋있어야해요. 그런 역할이거든요. 그런 부분이 조금 혼란스러워요. 왕비를 보호할만한 능력이 없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해야하고, 그렇게 극적인 흐름으로 봤을 때는 꽤 멋있는 사람이어서 그거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커요.

영수> 고종은 왕비를 매우 아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는 그게 잘 안보여요. 역사적 고증으로는 (초반에 상궁 이 씨에게 빠져있을 때 말고는) 수많은 상궁들을 거느리면서도 자식을 4명이나 낳으며 왕비와 관계를 유지시켰었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는 민비에게 계속 스트레스를 주는 역할로 나와요. 왕비가 하고자하는 일에 함께 손을 잡아주지 않고 고민하게 만들고 흔들리고 심지어 믿어주지도 않는 역할이에요.

  

 

-명성황후에 대해서, 차지연 배우와의 호흡은 어떤가요?

영수> 지연이랑은 학교 동기예요. 원래 지연이가 빠른 82라서 누나지만 동기니까 지연이도 말을 놓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털털하고 순수하고, 편해서 좋아요.

풍래> 지금까지 공연을 볼 때마다 열의 일곱, 여덟은 지연이 누나 공연이었어요. 더블, 트리플이 있는데 꼭 봐야지 한 것도 아니면서 가면 지연이 누나더라고요. 그때마다 너무 좋다, 너무 좋다 했는데, 누나가 이번에 왔고 너무 신기했어요. 겉모습만 봐을 때는 카리스마가 강해서 말 걸기 어렵고 그럴 줄 알았는데 너무 털털하고 재미있고 누나가 먼저 와서 말도 많이 걸어주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정말 너무 열심히 해요. 그래서 보통 누나에게 영향력 받아서 연습 두 번 할 것이 세 번해요.

 

(여기서 꼬인 족보 하나, 박영수=조풍래 : 친구, 박영수=차지연 : 친구, 조풍래<차지연 : 누나동생?)

 

 

-연습실 분위기는 어떤지, 짧은 에피소드 소개해주세요.

풍래> 스터디그룹? 역사 단체? 공부하는 단체 같아요. 각자 다 자기 배역에 대한 논문들을 읽고 와서 그 입장으로 다른 역할에게 시비를 걸어요. ‘난 이 상황에서 너한테 이렇게 얘기 했어. 그럼 넌 어떻게 이야기 할래?’ 이런 식으로요. 그렇게 꼭 대본을 외우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게 되요. 따로 왜 그 역할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지 생각하지 않아도 먼저 느끼게 되더라고요.

영수> 전 지연이 에피소드 하나 얘기할게요. 지연이가 연습실에 한 번도 같은 옷을 입고 온 적이 없어요. 가끔은 어딜 봐야 할지 모를 옷들을 입고 와서.. “지연아 너 부담스러워....--” 그럴 때도 있지만요. 또 하루는 지연이가 분명히 연습실에 왔는데 사라진 거예요. 그래서 다들 어디 갔는지 찾는데, 햇빛이 쨍쨍한 가운데 어디서 비를 맞았는지 쫄딱 젖어서 온 거에요. 알고 보니까 우면산을 한번 뛰고 와서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돼서 돌아왔더라고요. 글도 너무너무 잘 쓰고, 멋있어요. 정말 최고라고 불릴 만 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마디씩 해주세요.

풍래> 티켓이 엄청 나갔다면서요? 인터파크 순위에도 올라갔다고 영수가 그러던데, 신기하면서도 좋은 기분이예요. 맨 처음 대본에는 민영익이 크지 않았는데, 지금은 매우 큰 분량이 들어와서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해요. 특히 이번 작품은 난()이 있기 때문에 군무를 기대해주셔도 좋아요. 군무와 어우러지는 지연누나의 노래, 그리고 이지나연출님의 무대와 조명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진 무대가 끝나고 나서 관객들이 극장을 나가며 머리 위로 구름표시를 하며 나갔으면 좋겠어요. 명성황후가 어떤 사람이었을지 궁금해 했으면요.

영수> 전 풍래를 자랑 할래요. 풍래는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이번 극에서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이 바로 민영익이에요.

풍래> 영수야말로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말 건전한 친구예요.

영수> 민영익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잘 들으면서 따라오면 좋은 공연이 될 것 같습니다.

 

 

박영수, 조풍래> 잃어버린얼굴 1895, 공연장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명성황후를 향한 두 남자의 마음이 보이시나요?)

 

 

 

 

 

 

이런 훈훈한 마무리까지 완벽한 두 남자, 박영수와 조풍래. 그리고 고종과 민영익.

함께하신 시간 즐거우셨나요?

두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으시다면, 922~29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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