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시가 넘어 잠들어 일곱시 반에 기상.
아이를 등교시키고 나도 부지런히 외출준비... 피곤해...
설계사무소 미팅을 마치고 집에 오니 시험이 끝난 딸내미는 친구랑 놀러 나간다고 마냥 신 나 있다.
"엄마, 좀 쉬어~ 피곤하잖아~"라고 말해 주길래
"그럼 나 좀 잘테니 네가 문 잠그고 나가 "라고 하고선 잠이 들었다가 깨니 여섯시 반!
그사이에 딸냄이 친구를 만나 버스를 탔음을 보고하는 전화가 오고,
곧이어 화장품을 구입했음을 알려주는 문자가 오고,
곧 출발하겠다는 남편의 전화가 오고... 잔건지 만건지...
딸냄에게 전화해서 빨리 들어오라고 독촉을 하고 기다리는데 한 시간이 넘도록 오질 않는다.
다시 전화해서 야단을 치며 들어오라고 하고...
몸의 리듬이 깨진 나는 멍하니 저녁 준비할 생각도 없이 앉아 있었다.
내가 아이와 전화를 주고 받는 사이 남편은 또 수시로 전화해서 아이의 귀가여부를 묻고...
(아니 왜 둘이 직접 통화를 안하고 나를 중간에 세우느냐고~~)
그러는 사이 여덟시가 다 되어 아이가 뭔가 큰 봉투를 갖고 나타났다.
"엄마, 내가 이거 만드느라고 늦은건데~~~" 하면서 울먹거린다...
POP 자격증이 있다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정성과 진심어린 글을 적어 온 나의 사랑스런 솔양!!
군데군데 재미있는 스티커를 붙여주는 센스까지~~
이걸 만들기 위해서 친구에게 미리 부탁해 놓고 굳이 비를 맞으면서까지 쇼핑을 하러 나간 건 줄도 모르고...
그러더니 쇼핑해 온 화장품들을 쏟아 놓는다. 엄마 선물이라고...
평소 엄마가 즐겨쓰는 것은 무슨 색인지 며칠 전부터 무심한 듯 물어보더니
꼼꼼하게도 골라서 사왔다. 저 비싼 쵸콜렛까지 챙긴 세심함!!!^^
요즘 화장품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딸냄 덕분에 제대로 화장하게 생겼군...^^
잠시 후에 들어온 남편은 딸이 준비한 선물에 기뻐하며 한 마디 던진다.
"딸, 아빠 생일에는 왜 이런 거 안 해줬어? 아빠 삐졌어~" ^^
우리 둘 다 뜨끔!
그래도 생일인데 외식은 해야 한다며 나가서 커피빙수 한 그릇을 먹고 들어왔다.
올 여름 언제부터 그렇게 세 식구 같이 팥빙수를 먹자고 했건만 오늘에서야...
커피의 쌉싸름한 맛이 팥의 단맛을 잡아주니 나름 훌륭한 맛이다.
자정이 가까워서야 "두유케익"에 불을 붙였다.
우유가 아닌 두유로 만든 케익이라는데, 마치 늘 먹던 것인 양 "이 두유케익 주세요"라고 말했다고..^^
느끼하지 않은 크림맛이 좋았다.
음..낼 아침이 걱정이군...
하루종일 멍하니 피곤도 하고 비까지 내려 우울했는데...
역시 가족의 힘이 위대한건가...^^ 다시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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