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씨어터, 전원 여성배우극, 좋아하는 배우들 대거 출연, 특히 이봉련 배우.
그녀를 중심으로 캐스팅 날짜를 잡았는데
배우사정으로 변경이라고... 예수정 배우 대신에 홍윤희 배우.
관대날짜도 변경되어 있었음. 힝... 실망
그러나 공연은 최고였다.
"비너스 인 퍼'의 주인공 이경미 배우의 연기도 정말 좋았다.
언뜻언뜻, 우현주 배우의 목소리 톤이 들리는 듯 했다.
건물 관리인 루디(홍윤희)는 메리제인(이봉련)의 집을 수리해 주고 있다.
여성이 사는 집을 수리해 주는 여성 관리인. 이거 매우 좋다. 게다가 그녀들은 절친이다.
메리제인은 뇌성마비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아들 알렉스는 혼자서는 말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어린아이다.
메리제인은 수학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저 근근히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직장생활과
아이를 돌보는 일에만 매달려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녀는 밝고 친절하고 배려심도 많아 보인다.
쉽지 않을텐데... 싶다가 이런 생각이 혹시 선입견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러운 마음이 든다.
루디는 메리제인을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있다.
루디는 메리제인에게 무언가 배출구가 필요할 거라는 조언을 조심스럽게 한다.
루디의 말에 나도 깊이 동감한다.
숨 쉴 틈 없는 메리제인의 일상에 어딘가 통풍구와 같은 무엇이 필요하다는 말.
잠이라도 충분히 잘 수 있으면 좋으련만...
창문에 창살이 없어진 사실은 관리인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안전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법적으로도 그렇다.
루디에겐 중요한 일이지만 그녀는 못 본 걸로 해 주기로 한다.
셰리(정재은)는 알렉스의 가정간호사다. 메리제인과는 자매사이 같이 친해 보인다.
그녀는 싱글이지만 조카(아멜리아)를 매우 사랑한다.
애를 낳지 않은 것은 후회없지만 이모인 것은 최고라는 말은 조카바보 이모의 진심이 느껴진다.
내 주변의 조카바보들이 생각나서 ~^^
셰리의 알렉스에 대한 마음이 정말 조카를 사랑하는 마음 같다.
메리제인의 집에 페이스북 친구이자 장애인 아이를 가진 엄마 브라이안(이은)이 방문했다.
메리제인은 경험자로서 필요한 여러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아직 초보엄마인 브라이안은 앞으로 닥칠 일을 실감한다.
주변 사람들은 무언가 그녀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좋지 않은 일들이 그녀들에게 반복해 일어나겠지만 비관하지 않기.
루디가 아멜리아(이경미)를 데리고 왔다. 아멜리아는 알렉스를 귀여워한다.
알렉스에 대해 궁금해하는 아멜리아에게 담담히 그간의 일을 이야기해 주는 메리제인 .
그런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고 떠나버린 남편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담담히 말한다.
메리제인과 아멜리아가 대화하는 동안 알렉스가 발작을 일으키고 모두 한바탕 큰 소동을 겪는다.
놀라서 당황하는 아멜리아를 달래며 이 또한 담대히 감당하는 그녀.
결국 알렉스는 병원으로 실려가고...
병원에서 꼼짝않고 알렉스를 지키는 메리제인에게 의사는 부디 그녀가 좀 쉴 것을 권유한다.
가능성이 희박한 아이에게 매달려 자신을 돌보지 않는 그녀에 대한 안타까움이라고 해야 하나...
뭐랄까... 의사는... 아이가 잘못될 경우 메리제인이 받게 될 상실감을 염려하는 것 같다.
병원의 장기 입원환자의 보호자들은 가까워질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증세의 아이들을 둔 엄마들이야 더 말 할 것도 없겠지.
그녀들과의 이런저런 수다로 힘든 시간들을 서로 위로한다.
어려운 순간에 다른사람들은 뭘 어떻게 도와줘야 할 지 몰라한다는 얘기에 공감하며.
웃으며 넘기려 하지만, 순간순간 그녀들을 휘어지게 만드는 절망과 원망.
신은 과연 그녀들을 무엇으로 위로하려 하는가.
이만 하길 다행으로 여겨라?
장기 입원으로 인해 그녀는 장기 결근을 할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해 해고의 위기에 몰렸다.
보험혜택을 받으려면 직장이 필요한데...
아이에게 음악을 들려줄 사람이 올 거라고 약속했다며 계속해서 음악치료사를 찾는 메리제인.
만약 나라면, 그녀만큼 내 아일 위해서 할 수 있을까?
병원소속의 승려가 수술중인 아이의 보호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 병원의 시스템을 단적으로나마 보여준다.)
그녀의 하루는 남들의 몇 배는 힘들다.
그런데도 그녀는 담대하게 자신에게 닥친 일들을 감당하며 아이의 기둥으로 존재한다.
그녀를 응원하는 것이 맞겠지, 그래야겠지...
그러나 그녀의 그 힘든 시간의 단면을 고스란히 잘라 보여주니
보고있는 마음이 너무나 먹먹해진다.
차라리 놓아버리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사람이 또 어찌 그럴 수 있으랴...
공연 시작 전 로비에서 이봉련 배우와 마주쳤다.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팬이라고, 당신을 보러 왔다고.
요즘 많이 힘들었는데 자기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겠다며 고맙다고 한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아마 메리제인을 연기하는 일 자체가 힘든 일이 아니었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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