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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 친구를 떠나보냈다.
2000년 2월3 일부터 지금까지 약 14년을 함께 한 친구였다.
우린 많은 일들을 함께 했었고...
어쩌면 그동안 나에게 일어난 일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친구일 것이다.
나에겐... 자동차 그 이상의 의미있는 친구였다.
이 친구를 그렇게 보내고 싶진 않았는데...
사실 최근 임시로 이용하는 차가 있다보니 좀 소홀하여져서 자주 운행을 하지 않았더니
오늘, 그만 멈춰버린 것이다.
물론, 폐차를 결정하긴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렉카에 의지하여 보내고 싶진 않았는데...
이 친구가 나에게 많이 서운해 했을 것 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다.
그동안 별 탈 없이 든든히 곁을 지켜주었었는데...
차에 오르기 전, 너와도 이제 이별이로구나 싶어서 기념사진이나 한 장 남기자 싶었다.
이 사진을 찍고 차에 올라 시동을 거는데...
수명이 다 해 가는 것을 느끼면서 만일 그날이 오면 참 섭섭할 거라는 예상은 했었다.
그리고 그 때까지 같이 잘 지내보자 했었는데...
막상 갑자기 멈춰버리니까...
눈물이 났다. 엉엉 울었다. 생각하면 또 눈물이 난다...
아주 오랜 친구를 영영 떠나 보내는 이 기분...
나조차도 정확히 설명하기가 어렵다.
분명, 생물이 아닌 이 기계덩어리와 나는 인연이 있었던 게다, 좋은 인연이...
뭐, 다음 세상에 다시 만나자는 말을 할 수는 없는 사이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친구다.
잘 가,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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