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희야가 이 공연을 SNS에 포스팅한 것을 볼 때만 해도 침만 흘렸었다.
가고는 싶었지만... 콘서트 표가 한두푼인가, 요즘은 매일 이벤트만 뒤지고 다니는 상황이라서... 쩝.
그런데, 그야말로 자다가 떡이 생겼다. 아니, 자다가 표가 생겼다.
공연 당일 아침 여덟시도 안 된 시간에 희야한테서 카톡이 왔다.
표가 생겼는데 시간 되냐고. 흐얼! 뭐래니, 없는 시간도 만들어야지!!!
어떻게 생긴 표인지 물어도 안보고 만났는데, 세상에나!!
TK가 직접 카페 이벤트로 제공한 표란다. 어머나, 이런 행운을 나에게 나눠준 고마운 동생아...ㅠㅠ
마지막 공연을 본지가 언제인지도 가물가물 했는데...
에잇, 어렵게 벌려놓은 발걸음이 다시 당겨진 기분이다. ㅎㅎㅎ
흠, 역시 노래 잘한다. 좋다.
이구역 최고는 나인거 알지? 하는 듯한 자신감 넘치는 태도.
본인의 표현대로 너무나 익숙한 오래된 팬들 앞이라 긴장감이 없어졌다더니
정말 팬들의 마음을 쥐락펴락 한다.
특유의 무음 호흡법(이라고 이름붙여 본다)으로 듣는 이들 호흡까지 참게 하다가
노래가 끝나면 마치 관객의 가쁜 숨을 틔어주기라도 하듯이 속살거리며 멘트를 한다.
(말할 땐 목을 아껴야지, 힘을 아꼈다가 노래할 때 더 쓸거야)
음악에 대해 듣는 귀가 없는 사람이라도, 혹은 처음 듣는 노래라도
딴짓을 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눈이 번쩍 떠지고 저절로 몸을 기울이게 되는 훌륭한 가창.
아, 멋있다. 좋다.
사실 나에게 있어 임태경이라는 가수이자 배우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그로 인하여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감수성이라는 것을
스스로 일깨우고 즐기고 누리게 만들어준, 동기가 되어 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오랜 팬들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내가 진심 존경하는 동생 희야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직장인이다.
그 생활도 바쁘고 힘들텐데 그 와중에도 공연을 보러 다니는 일 이외에도
사진에, 십자수에, 프린팅에, 야구장에, 책도 만들고, 그 외에도
그의 팬으로서 말로 다 하기도 힘들만큼 여러가지 일을 경험했다. 보기에도 숨가쁘고 대단하다.
나 역시 임태경 덕후의 길로 입문한 후에 티켓전쟁, 단관 입금전쟁을 비롯해서
팬카페 가입이라던지, 오페라 글라스를 구입해서 갖고 다닌다던지 여러가지 재미있는 경험을 했었다.
(어제도 2층 좌석에서 다 보이긴 했지만 기왕에 가져갔으니 오랫만에 더 자세히! 봤다. ^^)
그로 인해 (당시) 어린 딸도 이 바닥에 입덕을 시키고
그 아이의 아이돌 덕후생활도 흐믓하게 공유할 수 있었으니 그 또한 좋은 일이었다.
그 후 음악회로, 뮤지컬로, 소극장 연극으로, 영화로, 책으로 (점점 저렴해지는 순서로 ㅠ)
내 감성에 맞는 여러 분야를 섭렵하며 질좋은 시간들을 보낼 기회를 많이 갖게 되었으니
처음 그 불을 당겨준 그에게 고마움의 의리가 있는 것이다.
여하튼, 희야 얼굴 본 것도 오랫만이라 좋았고
TK 얼굴 본 것도 역시 오랫만이라 또 좋았고
앞으로도 오래 남을 귀호강의 기억이 오랫동안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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