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비몽사몽 간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듣는 중이었는데
음악회 시간에 '빛과 소금'이 출연했다.
오! 이 사람들이 아직 음악을 계속 하고 있었구나!!
예전 그 특유의 세련된 음악은 변함없고 청년 시절보다 더 원숙해진 목소리와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그들이 콘서트를 한다는 얘기에 침대에 누워 있다가 "나, 이거 갈래!" 하며 소리를 질렀다.
"그럼 나두!" 하며 신랑이 맞장구를 치고, 나는 "당연하지!" 하며 앱을 켰다.
마침 자리가 남아 있길래 두 좌석을 잡았더니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 라며 두 번이나 실패하고
세 번째 시도 끝에 겨우 맨 뒷좌석에 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아니, 뉴스공장 나올거면 공연장을 좀 큰 곳으로 잡았어야지~^^)
그러고 나니 뭔가, 기대감과 설레임이 있으면서도 꼭 무엇에 홀린 듯한 기분이었다.
자다가 티켓팅이라니, ㅎㅎㅎ
그리고 어제, 일찌감치 볼일들을 보고 일찌감치 둘이 집을 나섰다.
버스 안에서 블루투스 이어폰 나눠 끼고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젊었던 시절 추억에도 젖어 보고.
홍대 입구 역에 내려 공연장인 <구름아래 소극장>까지 가는 길은 낯설었다.
나름 홍대통인 신랑도 많이 변해버린 모습에 많이 헷갈려했다.
게다가 이런 시간에 이런 번화가에 나와 본 것이 얼마만인가.
이 거리에서 우리가 젤 나이 많은 사람들인 것 같다는 신랑에 말에
'아마 저 골목으로 꺾어지면 얘기가 달라질 걸?' 이라 말하며 골목을 들어선 순간
역시나,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머리칼 희끗희끗한 젊은이들" 말이다.
연주가 너무 좋아~~ 특히 이 왼쪽 라인 정말 좋다~
포스가 느껴지는 베이스 소리가 귀에 콕콕 들어오고
섹소폰은 소프라노부터 알토, 베이스, 전자 섹소폰까지 두루 앞에 놓고 바꿔가며 연주해 주고
퍼커션 저 아저씨는 낮설지 않은데... 하고 있었는데 사랑과 평화의 그 분!
기타리스트의 첫 인상은, 그야말로 나는 밥먹고 기타만 친 사람이야! 하는 느낌이랄까.
드럼은 물론이고 온갖 오묘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키보드 연주자까지!
예전 레파토리는 물론이려니와 최근에 발표한 곡들도 정말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처음 발표한다는 뮤직비디오도 재미있게 잘 만들었고.
5집 발표 이후 25년 만에 발표한 6집이라고 한다.
같이 나이먹어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 그만두지 않고 다시 해 준다는 일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행복일 수가 있다.
뭔가, 그 시절로의 추억에 빠지는 것을 넘어서
나도 지금부터라도 더욱 새롭게 빛날 수 있다는 희망 같은 것을 느끼게 해 주는 듯 해서 말이다.
그들 노장들의 폭풍같은 청춘을 지나 한결 편안해 보이는 모습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느낌이 드니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의외로 젊은 관객들도 많을 것을 보니 그들의 음악이 현재의 젊은이들에게도 사랑받고 있구나 싶기도 하다.
뭔가 맨날 분식 먹다가 갑자기 우아하고 근사한 호텔 식당에 간 느낌이랄까.^^
이러저러한 여러 장르의 음악들 중에서도 단연코 듣는 순간 귀를 사로잡힌다.
그러고 보니... 참... 그동안 음악 안 듣고 살았구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렬했고 행복했다.
쟁쟁한 세쎤들
https://www.legend-lounge.com/news/articleView.html?idxno=727
https://www.legend-lounge.com/news/articleView.html?idxno=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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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yckurzweil&logNo=200728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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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094852?sid=103
https://www.youtube.com/watch?v=2H3A4cxvzOY
https://www.youtube.com/watch?v=_ZQCA4Lqp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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