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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영화

공범자들 - 20170904

by lucill-oz 2017.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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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꼭 봐 줘야 해!! 라는 의무감에서 결심한 영화였다.

평일 낮시간, 객석이 얼마나 찰까 싶은 마음이었는데 의외로 중장년층 2~30명 정도의 관객이 있었다.

참으로 엄혹한 세월을 지나왔구나...싶었다.

 

사실 MBC와 KBS, YTN과 EBS에 이르기까지 MB가 차근차근 끈질기게 방송장악을 해나가는 동안 

많은 기자들과 제작 실무자들이 투쟁해 왔었지만 점점 그 사실은 잊혀지고 

기자는 기레기가 되어가고, 엠비씨는 엠빙신 소리를 들어가는 동안,

취재현장에서 그들이 시민들에게 욕먹고 쫒겨나는 동안 우리는 그들을, 

아니 그들이 만드는 그 쓰레기만도 못한 방송들을 외면해왔다. 

그러는 동안, 그 안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조차 잊혀져 왔었던 것 같다. 미안했다.

얼마나 많은 갈등과 분노와 슬픔과 자괴감을 겪었을까...    

기록으로 뒤돌아보니,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십년이 채 안되는 세월이 백년은 됨직하게 느껴졌다.

 

권력의 편에 붙어서, 자신이 소모품인지도 모르고 날뛰던 자들.

끝내 양심은 물론이거니와 부끄러움도 내팽겨쳐 버린 듯한 그들의 모습 또한 안쓰러웠다.

사람이, 죽을 때까지 제정신을 놓치지 않고 산다는 것의 어려움을 보여준 단면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정권이 바뀌니까 이제야 목소리를 좀 낸다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아프고 힘들게, 상처입으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워준 그들을 격려하고 응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그렇게 MBC에서 내쳐져서도 끝까지 기자로서의 정도를 지키고 이 기록을 남긴

최승호 감독에게도 감사함을 느낀다.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을 해 주는 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요즘 뉴스 믿을 게 못돼요, 왜 그런지 아세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보도로 MB정부가 큰 타격을 입자 본격적인 언론 장악이 시작된다. 

첫 타겟이 된 KBS가 권력에 의해 점차 무너지고, 2010년 ‘4대강 사업’의 실체를 고발한 MBC 도 점령당한다. 

결국 방송 검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으면서, 더 이상 공영방송이 아닌 권력의 홍보 기지로 전락한 KBS와 MBC.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오보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진실마저 은폐하려 한다. 

최승호 감독은 지난 10년 동안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다시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제작노트

 

# KBS 8.8 사태, 권력에 맞선 언론인들의 격렬한 저항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여론이 등을 돌리자 당시 대통령 이명박은 대국민사과를 발표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언론이 문제를 부풀려 이같은 위기 상황이 왔다고 판단하고 그 배후에서 본격적인 언론 접수 공작을 시작했다. 

그 첫 점령지가 KBS였다. 

KBS 구성원들은 MB 정권의 낙하산을 막으려고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KBS 이사회는 해임 결정 당일 경찰 투입이라는 초유의 강수를 두었고 기자, PD 등의 격렬한 저항으로 큰 충돌이 빚어졌다. 

이 사건이 바로 2008년 KBS 8.8 사태다. 

영화 <공범자들>은 언론을 장악하려는 권력과 공영방송을 지키려는 언론인들의 첫 충돌이었던 8.8사태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정권이 언론사 사장 한 명을 바꾸기 위해 얼마나 간교한 술수를 동원했는지를 자료와 증언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되살려낸다. 

# 반격, 사상 최장기간의 총파업


KBS가 무너져가는 과정을 들춰낸 <공범자들>의 카메라는 2년 후의 MBC로 이동한다. 

그때까지도 MBC는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보도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명박이 추진한 ‘4대강 사업’의 실체를 고발하는 등 MBC 시사프로그램이 정권에게 거듭 눈엣가시가 되자 

이명박은 김재철을 MBC 사장으로 보냈다. 

그는 권력 비판 보도를 틀어막고 방송을 검열했다. 

MBC 구성원들은 반격을 시도했다. 

170일이라는 대한민국 언론사 최장기간 파업을 벌였고, 이명박의 언론 장악에 맞서 맨 앞에서 싸웠다.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김재철이 마이크와 카메라를 빼앗아버린 인력은 무려 200여명이었다. 

MBC를 필두로 KBS와 YTN에서도 대대적인 저항을 시작했지만, 

이명박은 말 잘 듣는 인물들을 사장 자리에 바꿔 앉혀가며 언론인들의 손발을 묶었다. 

지금도 제작 현장에서 쫓겨나 송출실이나 시설부 등을 떠도는 기자와 PD들이 많다. 

<공범자들>의 필름에는 언론 장악 피해자들의 처참한 감정이 농축되어 진한 색깔로 묻어난다. 



<자백>의 최승호 감독의 신작. 

지난 10년의 세월 동안 완전히 달라져버린 한국 공영방송의 지난 시간과 그 주범들을 

자료화면과 관련 인터뷰를 통해 고발하는 강렬한 다큐멘터리. 세계 최초 상영. 
(2017년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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