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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은 내가 중학교 3학년 때이다.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얘기는 어렴풋이 들었지만 그걸 어떻게든 느끼거나 하기엔 어린 나이였다.
그 후로도 알음알음으로 들리는 소문은 조심스럽고 겁먹은 표정으로 그랬다고 하더라하는 얘기와
설마 그랬겠어? 하는 하는 분위기와 80년의 광주를 입에 올리는 것도 눈에 담는 것도 금기시되는 시절은 오래 계속되었다.
이 영화는 그렇게, 그 시절의 광주를 직접 겪어보지 못한, 철저한 외지인의 시각에서 출발한다.
당장 필요한 월세 십만원 돈을 벌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아무 것도 모른 채 광주로 떠나는 만섭(송강호)과
뭔가 사건이 있는 곳에는 가야 한다는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크레취만) 두 사람이 보는 시선은 곧 그대로 관객의 시선이 된다.
그들이 느끼는 당혹감과 위기감, 공포감과 분노는 고스란히 스크린을 통해 지켜보는 사람들의 가슴으로 옮겨진다.
이 영화는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지 않는다. 그저 담담하게, 그대로를 보여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광주를 다뤘던 그 어떤 작품들보다 진하게 와 닿는 느낌이다.
이게 뭐 그리 오래된 일이던가...
우리는 정말 그들에게 큰 빚을 지고 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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