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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뮤지컬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 관람후기

by lucill-oz 2012.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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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10주년이 되었다고 한다.

순수 창작 뮤지컬로 10년의 장기 재공연을 한 작품이라면

뭔가 그럴만한 충분한 매력이 있지 않겠는가 싶은 마음에 예매했었던,

또, 10주년 기념 특별 할인가로 아주 저렴하게 좋은 좌석에서 관람하게 된 작품이다.

 

아무래도 종교색이 짙은 작품이다보니 천주교 관련 단체에서 단관을 많이 온 듯 했다.

수녀님들도 많이 오시고...

그러나 나는 이 작품의 시놉과 여주인공의 캐스팅에 주목했었다.

작품속의 마리아는 매우 파란만장한 삶을 간직한 여인이다.

따라서 마리아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기에

다른 작품들보다도 주인공이 끌고 가는 비중이 매우 크다.

이 작품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제대로 보여주었는가에 따라

'전설의 마리아'가 되기 때문에...^^

다른 캐스팅의 마리아는 전혀 다른 마리아를 보여주었을까...

 

로비에는 해당공연의 캐스팅보드가 없었다.

대신, 1대부터 지난 10년동안의 마리아, 예수, 바리새인 등의 캐스팅을 보여주는  마리아 공연의 역사가 붙어있었다.

그래도 캐스팅 보드가 없는 것은 좀 아쉬웠다.

내가 본 공연의 메인 캐스팅은 도원경 마리아, 고유진 예수, 윤복희 소경이었다.

 

락커 마리아^^ ...

기대에는 좀 못 미쳤다는 느낌이다.

특히 1막에서는 집중이 덜 되어서 였는지 1시간 10분의 시간이 굉장히 길게 느껴졌었다.

2막에서는 감정도 좀 올라오고 많이 좋아졌다.

커튼콜이 가장 감동적이었다는~^^

그러나 어떤 여배우에게도 이 역할은 많이 힘들거란 생각은 들었다. 

누구의 마리아를 보았는가에 따라 느낌의 차이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고유진 예수!

처음엔 김종서 예수로 예매했다가 캐스팅이 변경되어서 그대로 봤는데

음,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예수였어...^^

강력한 카리스마의 예수가 아니라 부드러운 예수.

특히, '가서 다시는 죄짓지 말라'를 노래할 때가 가장 좋았다.

 

단역인 소경을 연기한 윤복희!!!

그녀가 후배들의 무대에 이 작은 역할을 연기하는데 동참해 주었다는 것 만으로도

그녀의 몫은 다 한 것이리라.

등장하자마자 한 마디의 대사로, 한 소절의 노래로,

그대로 눈 뜬 소경이 된 그의 존재감이란~!

역시 그녀의 캐스팅 날짜를 골라서 선택한 것을 내심 뿌듯하게 만드는 만족감을 주었다.

 

바리새인을 연기한 이용진 배우도 좋았다.

그리고 잠깐의 등장이었지만 마리아 엄마역의 조민정 배우의 노래도 인상적이었다.

 

크게 변하지 않는 무대가 처음에는 좀 지루하다 싶었으나

배경 스크린의 변화로 성전의 이미지를,

붉은 커텐으로 마리아의 집을,

긴박한 흐름에서는 중앙 무대를 회전시키는 것으로 변화를 주며 적절히 활용했다는 느낌이다.

 

 

 

기존의 기득권 세력인 제사장들에게 예수의 존재는 점점 위협적이 되어가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 바리새인은 마리아를 이용하기로 한다.

마리아는 로마의 군인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고급 창녀였다.

예수가 창녀의 집에서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면 그를 미끼로 예수를 위선자로 만들어

군중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술수였던 것이다.

마리아는 그 일에 성공하면 안티바스 장군의 여자가 되어 로마로 데려가 준다는 바리새인의 말을 믿고

예수를 유혹하나 실패한다.

그러던 중 예수가 성전을 뒤엎어버리는 일이 발생하자

제사장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바리새인을 다그치고

마리아는 바리새인의 협박에 떠밀려 또다시 예수를 유혹하려 하나 역시 실패하고 만다.

그녀가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 로마로 가고 싶은 욕망과 바리새인의 위협 사이에서

마리아는 매우 불안해하다가 안티바스를 찾아가 자신을 받아달라며

로마로 데려가 줄 것을 애원하나 거칠게 내침을 당하고 만다.

마리아의 이용가치가 떨어졌음을 안 바리새인은 그녀를 죽음에 내던지고

돌을 든 자들이 쳐죽이려고 달려드는 순간 예수가 나타나 그녀를 구해준다.

 

너희들 중 죄 없는 이가 먼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당신을 유혹하려던 내 의도를 잘 아는 당신이

왜 나를 구해 주었는가 하고 마리아는 묻는다.

 

여인이여, 가서 다시는 죄짓지 말라...

 

마리아는 예수를 자신의 구원자로서 새로이 받아들이고 그의 제자가 되길 원하나

다른 제자들은 그녀를 거부한다.

그리고 그녀를 특별히 대하는 예수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느낀다.

예수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려는 마리아와

예수의 안위를 걱정하여 말리는 제자들 사이에서

예수는 자신의 의지대로 마리아의 집을 방문하고

편안히 잠든 예수의 발치에 앉아 마리아는 자신의 순수한 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예수가 창녀의 집에서 나왔다는 말은 빠르게 퍼지고

마리아는 자신 때문에 예수가 곤경에 처하게 되자 괴로운 마음에 정신착란을 일으킨다.

 

고향 막달라에서의 어린 시절

아직 어린 여자아이에 불과했던 마리아는 군인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만다.

마리아를 찾으러 온 엄마는 딸의 모습을 보고 절규하나

이미 더렵혀진 몸으로 고향에서 받을 고통을 생각하면 딸을 집으로 데려갈 수가 없다.

쓰린 가슴으로 금화 한 닢을 쥐어주며 엄마는 말한다.

이곳 막달라를 떠나 멀리멀리 가거라...

 

유년시절의 고통을 마주하며 괴로움에 울부짖는 마리아

그리고 그녀를 위로해 주는 예수.

 

예수를 따르던 무리들은 실망하며 그를 떠나고 심지어는 제자들마저 등을 돌리고 만다.

예수는 외롭고 고통스러운 마지막을 맞고

오직 멀리에서 그녀 마리아만이 그를 지킨다.

당신을 따르던 그 많던 이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왜 나만 홀로 이곳에 있는가 ... 하고 물으며.

 

 

 

 

성서 속의 마리아는 여러번 등장하는 것으로 안다.

마리아라는 이름은 당시 여성의 이름으로는 가장 흔한 이름이었다고 한다.

성모 마리아를 제외한, 성서 속에 등장하는 예수와 관련된 여자들의 모든 이미지가

이 출신이 명확한(막달라 지방) 마리아에게 중복되어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고 한다.

마리아에 대해서 보았던 한 영상자료에 의하면

실제 막달라 마리아는 부모로부터 상당한 유산을 물려받은

예수와 그 제자들의 포교활동을 적극 지원한 여성제자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녀는 찌질한 남자 제자들과는 달리 예수의 형이상학적 표현을 제대로 알아듣는

아주 우수한 제자였다는 것이다.

때로는 예수의 말씀을 그녀가 해설을 해 주었을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그만큼 남자 제자들로부터는 질투의 대상이 되었고

스승인 예수를 원망하는 부분도 있었다는 것이다.

 

부활한 예수는 왜 가장 먼저 그녀에게 나타났는가.

다른 제자들은 그녀의 전언을 듣고서야 동굴무덤으로 달려갔었다.

그러나 마리아의 역할은 거기서 끝이다.

질투심과 자격지심의 남자들이(당시와 후대의) 그녀를 모든 기록에서 삭제하고

창녀의 이미지를 그녀에게 덧씌웠다는 것이다. 

 

 

어쨋든,

종교적인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았던 작품이다.

믿음과 구원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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