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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뮤지컬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 두 번째 관람 후기!

by lucill-oz 2012.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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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첫공에 이은 두번째 관람이다.

삼성카드 기업단관일이었던 오늘, 실은 남편과 간만에 오붓이 보려고 필사의 노력으로 획득한 티켓이었다^^

그것도 일층 좌석으로.

나쁜 남자보다 더 나쁜 남자가 바쁜 남자라던데

나의 남자는 바쁜 것 반, 뮤지컬 마니아가 된 딸에게의 양보 반이었던 것 같다.

덕분에 솔양은 매우 행복해 했다.

 

오늘의 마리는 최유하.

김보경 마리에 이은 새로운 마리의 등장이다.

그런데 홍보영상에서부터 첫 공연, 인터뷰 등이 거의 임태경-김보경 커플이었어서 그런지

최마리의 첫 등장은 좀 낯설게 느껴졌다.

 

최마리는 뭐라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김마리가 아기같이 사랑스러우면서도 당찬 열여섯의 마리였다면

최마리의 이미지는 좀 더 독립적일 것 같이 느껴지는, 좀 더 어른스럽고 진중해 보이는

웬지 스무살은 넘었을 것 같은 마리의 느낌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여성스럽고 아름다웠으나

거의 모든 듀엣 곡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묻히고 말았다.

마이크 볼륨의 문제일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그에 비해 오늘 루돌프의 컨디션은 매우 좋아 보였다.

첫 공연 때보다 연기도 노래도 확연히 느껴질만큼 좋았다.

특히 아버지와의 대립씬에서는 박력이 느껴질 정도로 감정이 좋았다.

그런데 마리와의 듀엣에서는 루돌프 목소리가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루돌프의 멋진 노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어서 좋긴 했으나...

둘의 하모니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니 아쉬웠다.

스케이트 타는 장면에서의 호흡이 가장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지난 첫공때의 박철호 요제프는 나이든 아버지의 느낌이어서 갈등과 연민이 동시에 느껴졌다면

오늘 류창우 요제프는 아직은 좀 젊은 아버지의 느낌이랄까

그래서 아들과의 대립이 정말 불꽃이 튀었다.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외아들, 아니 아버지의 등에 칼을 꽂으려는 아들을

그래도 덮어주려 하는 아버지...

그러나 결코 이해해줄 수는 없는 사이... 

 

민타페와 라리쉬의 '증오와 욕망'!

솔양은 이 곡을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했었다.

두 목청의 강렬한 대결, 정말 인상적이고 매력있는 곡이다.  

 

오늘 더 아름다웠던 오진영 스테파니.

'너 내꺼야'의 절규가 소름돋도록 좋았다.

 

대체적으로 첫 공연에 비해서 모든 배우들이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준 것 같아서 

앞으로의 무대를 더 기대하게 된다.

관객으로서 나도 처음에 놓쳤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처음과 달라진 미묘한 분위기가 느껴지기기도 하니 좋았다.

술집 장면에서 지난번에는 지나치게 현란한 무희들에게 시선을 빼앗겼었는데

오늘은 그 와중에도 깨알같은 표정연기를 하고 있는 루돌프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아, 물론 그순간 가장 신경이 쓰인 점은 열세살 솔양이었다.^^

첫공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역시...

그런데 지난번에는 좀 심하다 싶기만 했던 묘사들이

오늘은 '어떻게 저렇게 상황묘사를 디테일하게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지나친 수위에 대한 설명은 루돌프의 총성과 마리의 대사들로 설명되긴 하지만...

 

참, 1막 초반 극장 개관식 장면에서 갑자기 뒤가 환해지면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너무도 당당하게 입장하길래 

아니, 이 무슨 무개념인가 하여 당황하는 순간 횃불을 든 배우들이... 아, 정말 놀랐다^^ 

일층 통로석의 특별한 경험!  

 

나는 주로 2층 좌석을 선호하는 편인데

2층에서는 배우의 얼굴이 또렷이 보이진 않지만

전체적인 무대의 움직임이 한 눈에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무대 바닥에 떨어지는 그래픽 조명이 있을 경우엔 그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오늘은 특별히 1층 좌석이었지만 17열! 아쉬움이 있는 위치지만

그래도 2층보다는 배우들과 눈높이도 맞고 표정이 좀 더 잘 보이긴 했다.

그러나 무대위에 떨어지는 예쁜 그래픽 조명을 느끼는 것은 포기^^

 

퇴근길을 가까운 위치에서 보고 싶었다는 솔양의 바람에 나의 의지도 얹어^^

커튼콜이 끝나자마자 정말 빠른 속도로 뛰어나갔다. 이건 뒷자리의 장점!

단관무대라서였는지 그냥 가려던 임태경씨는 깜짝 놀라 소리치는 팬들의 함성에 달려와 주었고

바로 1미터 앞에서 방금 본 작품의 주연배우를 만나는 기쁨에

나의 솔양은 너무 떨려 사진도 제대로 못 찍겠더란다.

간단한 퇴근길 인사가 끝나고 가려는데 보니까 팬들의 악수요청에

오늘의 주인공은 제대로 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마침 바깥에 주차했던 우리가 주차장으로 나가려는 순간,

악수의 마지막 행렬이었다.

"솔아, 너도 악수 좀 해"하며 나도 슬쩍 딸의 등을 밀었고

갑작스런 악수에 우리 솔양의 심장이 멎을 뻔??

차로 뛰어 들어와서는 너무 좋아서 눈물이 다 났다고...^^

오는 내내 오른손을 꼭 쥐고 온 몸이 상기되어 들떠있는 아이를 보니 내가 더 행복했다.

오늘은 손 안씻고 자겠다고, ㅋㅋ

그러더니 피로감과 긴장감이 풀리는지 곧바로 잠에 빠져 들었다.

음, 딸의 뮤지컬 사랑이 점점 더 깊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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