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장소에서 달라진 캐스팅으로 두 번째 관람이다.
숙명아트센터, 관람석의 단차가 높아서 시야방해 없이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앞자리는 비추! 무대는 높고 무대와의 거리는 가깝고 해서 피곤할 듯.
김도현 배우는 '형제는 용감했다'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인데 지난번 송용진 배우보다 더 코믹스런 홈즈를 연기했다.
어쩜 그리 능청스런 연기를 하는지^^
제인 왓슨은 지난번 방진의 배우가 인상적이어서 그런지
우리 솔양은 좀 약하다고 했으나 나는 그런대로 좋았다.
좀 더 여성스러운 애교가 보이는 왓슨이라고 할까?
아담과 에릭의 이경수 배우는, 사실 처음에는 장현덕 배우인 줄 알았었다.
그런데 보다보니 어딘가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 그만큼 두 사람의 이미지가 닮은 것 같다.
역시 매력적인 아담과 에릭이었다.
루시 존스! 지난번 선우의 루시는 너무 우는 표정이라고 느껴졌었다.
밟은 연기를 할 때도... 그래서 좀 어색했는데
오늘 신델라 루시는 너무 밝다. 좀 우울해야 하는 대목에서도...
원래 표정이 밝은 사람인 것 같다.
그런 것을 보면 배우가 원래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따라 배역의 캐릭터가 주는 느낌이 다 다르게 보이는데
이런 것이 뮤지컬, 연극의 맛이랄 수 있겠다.
같은 공연이지만 매일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 배우의 조합에 따라 다른 느낌이 된다는 것,
그래서 여러 번을 봐도 늘 조금씩 다른 느낌을 받는다는 것 말이다.
오늘은 좀 더 스토리에 집중하려고 했다.
특히 지난 공연때 가장 이해가 잘 안가는 캐릭터였기에 루시 존스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루시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그녀는 옥스퍼드 대학 재학시절에 처음 에릭을 만난다.
친구와,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그러나 그 친구에게서 마음이 떠난 남자) 사이를
다시 이어주려는 노력을 하는 그녀에게 반해 마음을 주게 된 에릭.
루시와 에릭은 서로 많이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루시는 아담의 여자가 된다.
루시의 대사에 의하면 아담은,
동생의 대역으로 명문 앤더슨가의 장남이라는 타이틀을 이어가고 있는 빈 껍데기일 뿐이고,
그런 괴로움으로 술과 여자에 빠져 살고, 진심을 가린 채 루시에게조차 못되게 구는 가엾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 아담을 이해하기에 그의 곁을 떠날 수 없다는 루시.
그러나 그녀는 에릭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 한 구석이 늘 아팠으며
그러한 에릭에 대한 마음의 짐과, 아담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감으로
결국 아담과 그의 정부에게 총을 쏘고 만다.
그리고 자신도 죽으려고 머리에 총을 갖다 대는 그 순간 에릭이 나타난다.
에릭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루시마저 빼앗긴 것에 절망하며 자살하려던 순간에
루시로 인하여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다.
살인자가 된 루시를 보호해야 한다는...
그리하여 그는 철저히 자신에게서 에릭을 지우고 아담이 되어간다. 모두를 속인 채.
루시는 두 사람이 다 살아있다는 에릭의 말을 믿는다. 바보같게도...
에릭은 루시가 자신을 미워하도록 만든다, 철저히.
그리고 자신에게 일어날 일들을 대비하여 그녀가 삼촌을 대신하여 상속인이 되게 하기 위하여
아담과의 혼인 신고를 먼저 하는 치밀함까지 보여준다.
그러나 그녀는 끝까지 모른다. 그가 에릭이라는 사실을...
지난번 보다는 조금 더 몰입이 되긴 하였으나 그래도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루시가 어떻게 아담의 여자가 되었는가에 대한 대사가 한 마디만 있었다면...
사건의 실체에 다가선 홈즈.
그동안 오직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데만 관심이 있었던 홈즈는,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던 홈즈는 이 사건 앞에서 갈등한다.
자신이 사랑한 그녀를 위하여 스스로 죄를 짓고,
철저히 자신을 버리는 희생까지 감수하려는,
끝까지 루시에게는 비밀을 지켜달라고 애원하는 에릭의 순정 앞에서...
파헤쳐진 진실이 과연 누구를 위한 진실인가?
진정한 가해자와 피해자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하여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홈즈는 에릭에게 '나는 경찰이 아니고 탐정일 뿐이다'라는 말로
사건의 진실을 덮을 것을 암시한다.
홈즈의 마지막 매력 발산?^^
어쨌거나, 몰입도 있게 집중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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