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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뮤지컬

세미터리클럽 - 20191004

by lucill-oz 2019.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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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 레퍼토리 씨어터의 낭독극 시리즈 >

 

 

 

제목이 묘지클럽이라니!

 

 

 

 

 

세 사람의 캐릭터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좋았다. 

남편을 먼저 보낸 친구들이 한달에 한번씩 남편들의 묘지를 찾는 일명 세미터리클럽.

도리스는 오직 남편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친구들과의 우정만이 중요하다.

루씰은 쇼핑을 즐기고 남자들과의 만남을 즐긴다.

그녀는 결혼생활보다 현재의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더 커보인다.

아이다는 남편을 그리워하지만 새로운 남자에게 끌린다.

루씰과 도리스는 그런 아이다를 방해하려 하는데 

그 속마음엔 질투도 있고 친구들만의 이 견고한 관계가 깨지는데 대한 불안도 있다.

여성 중심의 이야기여서 그렇지, 여기서는 홀로 된 남성인 샘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아내를 먼저 보내고 혼자 살다가 어느날인가부터 이웃인 아이다가 눈에 들어온다.

죽은 그의 남편과도 잘 알던 사이였는데... 그의 마음 역시 미묘하다.

그러나 아이다에게나 샘에게나 새로운 사랑을 발전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주변의 시선, 깊은 이해와 신뢰가 생기기 전에 발생한 사소한 오해 등을 이기고

새로이 시작하려는 그들 앞에 돌연 먼저 떠난 도리스.

그녀는 자기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그래서 오직 죽은 남편에게만 집중했던 것일까.

겉으로 보기엔 자유분방하고 화려해 보이던 루씰의 속내도 실은

죽은 남편에 대한 일종의 복수심에서 나온 행동이었을 뿐

다른 남자들에게 곁을 준 적은 없었다니... 그녀들이란... 참...  

 

중년 이후에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일.

배우자의 죽음 이후 혼자 살아야 하는 남은 생의 시간들을 어떤 마음과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가.

언제 나에게 찾아올지 모르는 그 마지막 순간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나.

 

개인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일은 의외로 쉽지 않고 단순하지 않다.

어쩌면 진정한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들이다.

그 오롯한 자신만의 시간에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저 잉여의 시간이 아닌, 진정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시간을 누리다 가려면

이런 생각도 미리 해 두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건강해야......

 

 

 

 

얼마만의 뮤지컬인가, 좋았다.

피아노와 드럼, 콘트라베이스만의 단촐한 구성이었지만 

이 아줌마들과 아저씨의 이야기와 함께 하기엔 부족해 보이지 않았다.

해설자와 밀드레드 역의 최서윤 배우의 강렬한 춤이 기억에 남는다. 반전매력!

 

제대로 된 공연으로 볼 수 있게 된다면 기꺼이 볼 용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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