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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연극

월남스키부대-20141024

by lucill-oz 2014.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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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를 열심히 이용한 상으로 보내준 하트를 열심히 모아서 초대권으로 본 연극이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허풍충만한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모처럼 재밌게, 싫컷 웃다 오리라고 작정하고 선택한 작품이었다.

오, 그런데... 이거 생각보다, 아니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좋았다.

재미도 있고, 눈물도 있고, 감동도 있고... 눈물까지 나게 할 줄은 몰랐기에 살짝 당황하기도 했었다.

이거...홍보의 방향이 잘못된 것 같아... 라는 마음에 안타깝기까지...

 

 


젊은 시절, 월남전에 참전했던 김노인은 평생을 월남에서의 추억으로 살아간다.

아마 당시 월남전에 참전했었던 사람들 중에는 김노인같은 뻥쟁이들이 꽤 있었을 걸~

그러다 이제는 그곳에서의 후임병이었던 김일병이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 대화를 시도하곤 한다.

그런 시아버지 때문에 며느리는 힘들어 하는데...


그의 철없는 아들 '아군'이는 배우가 되겠다며  철없는 소리만 일삼고

게다가 빚보증까지 잘못 서는 덕분에 집까지 비워주어야 하는 상황이 오자

며느리 세미는 아버지 김노인을 요양원으로 보내자고 한다.


부부가 외출한 어느날 김노인만 있는 집에 아주 허술한 도둑이 들어오는데...

도둑이 훔친 통장의 비밀번호를 기억해내고자 이러저러한 기억을 끄집어내던 중에

김노인은 평생을 간직해 온 비밀을 도둑에게 털어놓게 된다.


월남에서의 후임병 김일병은 위문공연을 왔던 아가씨와 한눈에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그녀는 김일병의 아이를 갖게 된다.

고아로 자란 김일병은 가족과 아이에 대한 애착과 기대감이 컸으나

귀국하는 그녀를 배웅하러 가는 길에 그만 지뢰가 터져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만다.

게다가 아이의 엄마마저도 출산 중에 잘못되어 버리니 아이는 나자마자 고아가 되고 만다.

김일병의 아이에게 아군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며 두 사람의 행복을 바라던 김노인은

그 아이를 외면할 수 없어 자신이 키우기로 한다.

사실 자신은 월남에서의 고엽제 후유증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의사의 판정을 받은 상태...

김노인은 그렇게 평생을 김일병의 아이인 아군이를 살뜰히 키워 결혼까지 시켰다.

나중에 만날 김일병에게 부끄럽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그리고 고엽제 환자에게 정부에서 지급해주는 돈을 모아서 통장엔 수천만원의 돈이 들어있는 상태.

그러나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애타던 도둑에게 얼떨결에 그간 하고 싶었던,

그러나 아들 아군에겐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털어 놓은 김노인은 후련한 마음으로 도둑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며

가지고 가라고 말한다.

그러나 김노인의 이야기를 들은 도둑은 차마 그 통장을 가져갈 수가 없는데... 


때마침 외출에서 돌아온 부부.

그날은 집을 비워야 하는 하루 전날.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위해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해 드리려 장을 봐 온 부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도둑은 두 사람의 대화를 숨어서 듣다가 그들의 계획을 알아내고 흥분하여 뛰쳐 나온다.

당신의 아버지가 어떤 사연으로, 또 어떤 마음으로 당신을 키웠는지 아는가 하고 물으며

김노인의 통장을 그들에게 내준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감동의 전도사 도둑!^^


시간이 많이 흐른 어느날.

덕분에 살던 집에서 좀 더 오래 살 수 있게 된 아군이와 며느리 세미는 아버지의 제사상을 차리는데..

나란이 앉은 김노인과 김일병이 흐믓하게 상을 받는다.


김노인 - 서현철 / 도둑 - 진태이 / 아들 - 이석 /

며느리 - 노수산나 / 김일병  - 이상혁 / 위문가수 - 오상은


출연진이 화려하다고 생각했었다.

뭐지 이건? 했었는데... 아~ 그만한 내용이 있었네 싶었다.

안정된 연기와 능청스러움으로 무장한 중견 배우들과 젊은 배우들의 발랄한 모습의 조화도 좋았다.

커튼콜 후엔 영상으로 김노인의 뻥튀기 이야기 속에 나오는 스쿨 구렁이를 비롯한 

우산만한 나비들이며 풍뎅이들의 그림을 띄워주어 마지막까지 웃음을 선사한다.

월남스키부대가 의미하는 허풍의 의미를 아는? 혹은 베트남이 아닌 월남이라고 부르는 세대?

그런 중년층의 관객이 많았다.

그러나 평일 공연이라 해도 객석의 반이나 채웠을까 싶은 관객의 숫자에 은근이 신경이 쓰였다.

바로 옆에선 티켓오픈 일분도 안되서 전석 매진을 시키는 것도 모자라 회전문을 도는 관객들이 수두룩한데...

공연계에도 역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

좋았던만큼 안타까운 마음도 많아지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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