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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by lucill-oz 201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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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태 지저스, 윤도현 유다, 정선아 마리아...

 

이 이야기는 유다의 시선으로 본 예수에 관한 이야기다.

팀라이스가 겨우 스물 다섯에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니...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겨우 스물을 넘긴 나이에 또 이 강렬한 음악을 만들었다니... 

역시 발칙한 상상은 어렸을 때나 가능한 일인가 보다.

 

유다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에게 공감이 되는 이가 비단 나만은 아닐 것이다.

유다는 그 당시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요구했던 그 많은 그의 백성을 대표하는 상징일 뿐...

유다의 대표곡인 "HEAVENS on THEIR MINDS"는 유다와 당시 유대인들의 시각을 정확히 묘사해 준다.

 

 

모든 게 분명해
결국 당신은 마지막 결정을 내렸어
인간의 몸을 벗어던지고 신이 될 결정을 내렸어


지저스


당신을 신이라 외치는 말들에 당신은 미쳤어
더 무얼 원하나 수 많은 기적을 이룩한 이 순간

모든걸 다 버리고 왜 죽으려하나

지저스 제발 이건 말도 안돼
난 결코 당신 뜻 이해못해
난 다 보여 당신이 가려하는 그 길이

결국 시작된건가 하늘이 예언한 메시아
배신당해 죽어야 할 운명

우리 함께 꿈꾼 그 모든 건 신보다 위대한 인간의 길
난 아직도 그 뜻을 굳게 믿고 있는데
왜 다 버리려하나 왜 하필 이 선택인가
배신당해 죽어야 할 운명

나사렛의 목수인 아버지와 같은 삶 택했다면
차라리 현명했지
의자따위 만들던 예순 어디로 가고
위험하신 혁명가 돼버렸나

지저스 지금 여길 생각해봐
결국 빼앗긴 우리의 땅
짓밟힌 채로 피흘려 고통받는 우리를

저 곳 침략자들과 당신 목숨 건 거래
이 선택은 너무 위험해 너무나 위험해
지저스 우린 여길 지켜야해 우린 이겨내고 살아야해
당신 선택 멈추고 다시한번 생각해

지친 저들은 모두 헛된 천국 생각 뿐

이 선택은 너무 위험해
너무나 위험해

메시아 따윈 다 잊어버려 남겨진 우릴 기억해줘
지저스 우린 여길 지켜야해 우린 이겨내고 살아야해
다시 생각해 제발

지저스

 

예수는 당시의 혁명가였다. 율법의 모순을 지적하고, 차별을 반대하고,

신보다는 사람을 위하였고, 삶의 지혜를 가르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런 예수를 따라다니는 군중들은 그의 메세지를 이해하기보다는

기적을 원하고, 이민족의 압제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켜 줄 메시아라 믿는다.

(그들이 기다린 메시아는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그 사이에서 지쳐가는 지저스... 그리고 그를 위로하는 단 한 사람 마리아...

마리아... 그녀는 천한 신분인 자신을 차별없이 대해주는 예수에게 존경을 넘어선, 남자로서의 사랑을 느낀다.

그러면서 한편은 이래도 되나... 하는 혼란함도 있다.

그녀는 자신의 가장 비싼 물건인 향유로 예수를 위로하고,

유다는 그런 그녀를 나무라지 않는 예수를 비난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다는 당신이, 수백명을 먹일 돈과 맞먹는 그것을 어찌 그리 쓰게 내버려 두느냐고...

유다는 그가 진정 자기들의 왕(KING OF THE JEWS)이 되길 바랬었다.

 

그는 어째서 혁명을 통한 정치적인 지배자가 되길 거부하고 처참한 죽음을 받아들였는가

그가 "게세마네"에서 노래했듯이 그 죽음이 그에게 무슨 의미를 가져다 주는가,

그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알려주려고 했는가,

 

 

나 오직 한 가지 물어 봅니다
이 순간 나에게 주신 이 독잔을 거둬줘요
다가오는 죽음이 난 너무나 두려워져요

흔들리는 맘 지쳐버린 몸
무얼 위해 싸워왔나 누굴 위해 죽는건가
이 고통이 나에겐 무슨 의미가 되나요

나 죽을 때 예언하신 당신 뜻을 이루시겠죠
날 못 박고 치고 찢고 죽이시겠죠

Id wanna know
Id wanna know my God
Id wanna know
Id wanna know my God
Id wanna See
wanna See my God
Id wanna See
wanna See my God

내가 죽어 얼마나 더 대단한 걸 갖게 되나요
얼마나 더 위대한 걸 이루시나요

Id have to know
Id have to know my load
Id have to know
Id have to know my load
have to see
have to see my load
have to see
have to see my load

죽어서 난 무엇이 되나
죽어서 난 무엇을 얻나

have to know
have to know my load
have to know
I have to know my load

Why should I die

보여줘요 내 죽음이 갖게 될 의미
알려줘요 내 죽음이 갖게 될 영광
헛된 죽음 아니란 걸 보여줘 제발
난 거부조차 할 수 없는
존재인가요 왜


좋아요 죽을게요

See how I die
See how I die

흔들리는 맘 지쳐버린 몸
지나간 시간은 마치 영원처럼 느껴지네
끝내야 할 나의 운명은 당신 손에 정해질 운명

뜻하신대로 날 죽게 하소서
당신 주신 이 독잔이 핏물되어 날 적시고
찢고 쳐서 죽이소서
지금 내 맘 변하기 전
지금 내 맘 변하기 전



아무리 훌륭한 통치자가  정치를 잘해도 모든 백성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

결국 스스로의 삶의 만족은 스스로가 찾아야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은 현실의 자신을 한 발짝 물러나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용서와 사랑으로 분노와 불신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었는지...

 

그러나 그런 말들은 힘든 현실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사실 와닿는 위로가 되긴 어렵다.

원하는 것이 확실할 수록 그것을 얻지 못할 경우엔 절망의 깊이도 깊어지는 법이니까.

그러한 절망감에, 결국은 예수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누구보다도 그를 사랑했던 제자인 유다가 스스로의 몫으로 안은 것이 아니었는가.

 

예수는 그가 어떻게 할 지를 알고 있었고 예언도 했었다.

하나는 나를 배신할 것이요, 하나는 나를 부정할 것이라고...

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예수의 애제자들이 아니었는가.

예수는 화난 목소리로 어서 가라고 한다. 가서 너의 일을 하라고.

그러나 사실은... 속 마음은 유다가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예수의 마음에 어찌 인간적인 원망이 없었을까...

할 수만 있다면 내 앞에 놓인 이 독잔을 거두어 달라고 기도하던 예수였다.

예수는 마지막까지 다른 길이 자신에게 주어지길 원하지 않았을까.

십자가 위에서 그는 "왜 나를 버리십니까"하며 신을 원망했었다.

그 자신은 어쩌면, 죽어야만 이룰 수 있는 '부활'의 영광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평범한 삶을 살고 싶진 않았을까...

 

누구나 알다시피 예수에게는 죄가 없었다.

그는 다만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예수라는 수퍼스타의 탄생을 두려워한 세력(대사장 가야바)에 의한

그 당시의 정치적 상황의 희생자일 뿐이다.

그리고 현세에서도 자주 그렇듯 법(빌라도)은 정치세력과 여론으로부터 그를 적극적으로 보호해 주지 못했다.

물론 빌라도가 애를 쓰는 것으로 나오긴 했지만 그역시 그에게 죄가 없음을 알면서도

결국 군중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고 만다.

 

군중들 역시, 당당한 승리자가 되어 줄 것으로만 기대했던 그가

한낱 초라한 죄인의 모습으로 자기들 앞에 서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들도 나름대로의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게 된 것이다. 유다처럼...

 

모두 다 가엾은 사람들이다. 예수도 , 유다도, 그들도...

 

현대의 크리스찬들은 과연 예수의 메세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기는 한 걸까?

그들의 믿음이란 것은 과연 어떤 확신인가?

신앙이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어떤 자세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예수에 대한 모든 포장을 모두 벗겨내고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근본적인 질문을 갖게 만든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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