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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산책/경기도

차이나타운 - 20221208

by lucill-oz 2022.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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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인천에 일 보러 가는 길에 따라 나섰다. 

여기까지 왔으니 차이나타운에 가서 짬뽕이나 한그릇 먹고 가재서 그러기로 했다.

나도 지난 번엔 현장 미팅 때문에 왔다가 짜장면만 먹고 앞골목만 보고 갔기에 자세히 보고 싶기도 했다.

주차를 어느 주차장에 했는지에 따라 먼저 만나는 풍경이 다르구나.

주차를 하고 지상으로 올라오자 한중문화원 건물과 왕의지의 동상을 마주친다.

왕의지의 동상이 있네.
인천화교역사관
한중문화관

 

차이나타운인데, 다수의 건물이 주는 느낌은 개화기? 시대의 느낌이 짙다.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건물들이 현재까지 그 용도를 달리하면서 사용되고 있었고

골목의 일부 구옥들은 리모델링을 통화여 세련되게 바뀌었고 일부는 옛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도 계속해서 변화가 진행되는 중이다. 

 

 

구 일본우선(Mail & Shipping)주식회사 인천지점

인천 개항 초기부터 해운과 물류 수송을 담당하였던 상선 회사 사옥이다. 1883년 미쯔비시우편회사 부산지점 인천출장소로 시작하여 1885년 공동운송회사와 합병된 후 1886년 인천지점으로 승격되었다. 이 건물은 1888년에 건립되었는데, 초기에는 붉은 벽돌 건물의 건물과 사택, 창고 등이 같이 세워졌다. 건물의 건립 연도는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상량목에 기재되어 있다. 현재 남아있는 근대 건축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우리나라 해운 및 유통산업이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과 러시아의 제물포 해전이 있었던 1904년 당시에는 일본 병참사령부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광복 후에는 항만 관련 회사의 업무용 건물로 사용되었다. 현재는 인천아트플랫폼 공간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다.

 

 

<인천아트플렛폼>이라는 이름으로 양쪽으로 길게 벽돌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인천아트플랫폼이 위치한 인천 중구 해안도 일대는 1883년 개항 이후에 건립된 건축 문화재 및 1930~4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구역은 당시의 근대 건축기술 및 역사적 기록을 지니고 있어 건축적, 조형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곳입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구 일본우선주식회사를 비롯한 근대 개항기 건물 및 1930~40년대에 건설된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창작 스튜디오, 전시장, 공연장, 인천생활문화센터 등 총 13개 동의 규모로 조성되었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이러한 도시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최대한 살려 문화적으로 재활용하자는 시민들의 뜻과 인천시의 의지가 합쳐져 탄생하였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을 중심으로 개항장 일대는 과거의 역사를 보존하되 현재적으로 재해석하여 창작 플랫폼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스튜디오 갤러리들이 있다.

 

시간이 애매하여 겉모습만 훑어보고 왔는데, 나중에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다시 와 봐야겠다.

그동안 어쩐지 인천이라는 도시에 정이 가지 않았었는데, 한 장소씩 집중적으로 보다 보니 이젠 점차 좋아지기 시작한다.

어쩌면 내가 인천에 처음 와봤던 1979년? 1980년? 당시와 지금은 도시의 색이 달라져서일지도 모르겠다.

인천에 자주 가진 않았지만 적어도 1980, 90년대까지의 나에게 있어 인천의 이미지는 회색이었다.

(어쩌면 지금 이 장소도 그 시절엔 그렇게, 우중충하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 회색이라는 느낌이 어디에서 기인했던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아마도 산업화 시대 공장지대의 매연? 을씨년스러운 느낌의 항구 풍경?

분명 맑은 날이었음에도 흐린 날로 기억되던 그런 도시였다.

물론 그동안 도시도 변화를 거듭했고, 확실히 더 화려해 졌고, 테마가 있는 장소들도 많아졌다.

예를 들면, 여기가 옛날에 그랬던 곳이래~ 하며 구전으로 들으며 아, 그래? 하고 잊어버렸을 곳들이

언젠가부터 기념관, 역사관, 무슨 거리... 하는 식으로 볼거리와 알거리를 제공해 주니

한 번 가서 그 장소성을 인식하고 나면 웬지 친근해지고 아는 동네 같은 생각이 드는 마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혹은 일 때문에 여유없이 방문하여 황량한(대부분 공사를 필요로 하는 장소니까) 풍경만 눈에 담고 오다가

요즘은 주변을 좀 돌아다 보고 올 만큼의 여유가 생겨서일까.

 아니면, 그런 것들마저 추억으로 만들어버린 내 나이가 주는 너그러움 탓인지도...ㅎㅎ

 

 

식사를 하며 창밖을 내다보는데 몸에 착용하는 카메라?를 쓰고? 아주 자세히 구석구석을 촬영하는 젊은이가 보인다.

아마 유튜브 촬영하는 크리에이터인가 싶은데... 참 재미있는 세상이다.

예전에, 내가 고등학교 때 살던 동네에 이웃에 사시던 '용주할머니'라는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자기는 오래 살고 싶다고. 이렇게 재미있는 세상인데 일찍 죽으면 억울하지 않냐고. 다 보면서 오래오래 살고 싶다고. 

그때가 그래봐야 1980년대 초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뭐가 그리 재미있는 게 많았었나 싶은데...

평소에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은 안하고 살아왔는데, 문득 용주할머니의 마음이 뭔지 알 것 같다.

이렇게 볼거리가 많고 즐길거리도 많은 세상이니 말이다.

하긴, 새로운 것이라는 것도 상대적인 것이어서 지금은 옛날 것이 새로운 것이니 그 또한 재미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해 보면 그 어른은 삶을 긍적적으로, 적극적인 자세로 사시던 분이 아니었나 싶다.

 

내가 뭘 추구하며 사는가는 결국 각자가 자신이 이끌리는 대로,

그 이끌림에 의거한 선택의 결과대로 사는 것이 아니겠나.

나도 내 마음이 자꾸 끌어당기는 쪽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쓰게 되는 걸 보면 말이다.

그게 나인거지 뭐. 내가 그런 사람인 거고.

 

차이나타운에 와서 왜 이런 걸 느끼는 거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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