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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My Story

천국과 지옥

by lucill-oz 2005.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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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의 일이다.

뭘 먹다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와서 묻는다.

"엄마, 어른들은 많아서 지옥에 가고,

 아이들은 적어서 천국에 가는 거야?"

"..........뭐가 많고 적고야? "

"........ 그게 아니고, 어른들은 죄가 많아서 지옥엘 가고

 애들은 죄가 적으니까 하늘로 간다는 말이겠지~"

"지옥은 되게 무섭대~, 뜨거운 불이 막 타고, 거기선 죽지도 않는대"

그랬더니 이녀석, 갑자기 울먹울먹하더니

"엄마, 나 지옥에 가면 어떻케" 한다.

"괞찮아, 대신 엄마랑, 어른들 말씀 잘 들으면 되는거야"

하며 달래줬더니 끄덕끄덕...

그러더니 좀 있다가 또 온다. 울먹거리며 하는 말 ,

" 그런데 엄마 지옥에 가면 어떻게? 엄마는 어른이잖아" 

참, 그러고 보니 그렇군...

"있잖아, 나중에 엄마가 죽으면 윤솔이가 엄마 지옥가지 말게 해달라고 기도 많이 해 주면 돼,

 할머니가 매일 기도하시는거 너도 알지? 

 외할아버지랑 외삼촌 천국에 가시라고 그렇게 기도해주시는거야, 알겠지?"

끄덕끄덕...

그러더니 갑자기 안방 제대 앞으로 가서 앉더니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평소에 성호 긋기도 싫어하던 녀석인데,

엄마 지옥갈까봐 기도를 다 하다니..

이래서 자식을 키우나보다 싶에 뿌듯한 건 둘째 문제고

문득 반성이 된다.

나는 엄마 아버지의 영혼을 위해서 얼마나 기도를 했던가...

 

역시,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요, 어버이다.

사람은 무릇, 태어나 부모에게서 처음 배우고

그것을 잊어버릴 쯤 해서

아이를 가르치며 또 한번을 배우게 된다.

가르침은 그 무엇보다도 비길 수 없는

배움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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