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랑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이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원곡은 요즘 알려진 인순이의 곡이 아닌 카니발의 곡이므로...
그때는 아마 좀 더 젊어서였을까, 이노래의 가사가 그저 좋다는 것 뿐이었지, 뭐 감동적이기까진 않았던 것 같다.
아마 그때는 아직 나도 꿈을 꾸고 있을 때가 아니었을까
그래, 맞아, 그렇지...하면서도 그게 가슴에 사무칠 정도는 아닌...
작년 겨울쯤 이었던 것 같다.
어디선가 인순이가 이 노래를 열창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가슴이 저리면서 눈물이 났던 것이.
아, 생각났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였다.
그 드라마의 내용들과 인물들에 동화되어 푹 빠져서 몇 번을 보았었지.
어린 시절, 내 어머니도 말씀하셨었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도 보지 말라고, 그러다 맘만 다친다고...
그 말이 좌절을 한 것 보다도 더 가슴아프고 서운했었다. 아니 서러웠었다.
피어오르려는 꽃송이에 대고 어차피 제대로 피지 못할 것이니,
혹은 피어도 봐 줄 사람 없을 터이니 차라리 피지나 말라고 하는 것처럼
그렇게 그게 서러웠었다.
결국 나는 그렇게 내가 피우고 싶던 꽃을 접고 풀이 되었다. 꽃이 없는 풀.
그런데 어느날, 그 한순간 이 노래를 들으며, 부르며 나는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왜였을까? ..............
아마도 난 지금 내가 꿈을 잃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그래서 그 꿈이 그리워서, 꿈꾸던 청춘이 그리워서,
그저 각박한 한 생활인이 되어버린 자신이 허탈해서였던 것 같다.
그러나 한편, 새삼스레 이 노래를 들으며, 애창하며, 나는 계속해서 꿈을 꾸기로 했다.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랑 벽 앞에 나도 당당히 마주치고 싶어졌다.
가장 낮은 곳에서, 바로 그 지점에서야말로 언제나 다시 처음처럼 시작할 수 있는 곳이란걸 알았으니까.
바로 여기, 지금 이 자리가 내가 새로이 꿈을 만들고 그 꿈을 밑천으로 또 살아내야 하는 자리라는 걸 알았으니까.
나도 한 마리의 거위가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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