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의 일이다.
뭘 먹다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와서 묻는다.
"엄마, 어른들은 많아서 지옥에 가고,
아이들은 적어서 천국에 가는 거야?"
"..........뭐가 많고 적고야? "
"........ 그게 아니고, 어른들은 죄가 많아서 지옥엘 가고
애들은 죄가 적으니까 하늘로 간다는 말이겠지~"
"지옥은 되게 무섭대~, 뜨거운 불이 막 타고, 거기선 죽지도 않는대"
그랬더니 이녀석, 갑자기 울먹울먹하더니
"엄마, 나 지옥에 가면 어떻케" 한다.
"괞찮아, 대신 엄마랑, 어른들 말씀 잘 들으면 되는거야"
하며 달래줬더니 끄덕끄덕...
그러더니 좀 있다가 또 온다. 울먹거리며 하는 말 ,
" 그런데 엄마 지옥에 가면 어떻게? 엄마는 어른이잖아"
참, 그러고 보니 그렇군...
"있잖아, 나중에 엄마가 죽으면 윤솔이가 엄마 지옥가지 말게 해달라고 기도 많이 해 주면 돼,
할머니가 매일 기도하시는거 너도 알지?
외할아버지랑 외삼촌 천국에 가시라고 그렇게 기도해주시는거야, 알겠지?"
끄덕끄덕...
그러더니 갑자기 안방 제대 앞으로 가서 앉더니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평소에 성호 긋기도 싫어하던 녀석인데,
엄마 지옥갈까봐 기도를 다 하다니..
이래서 자식을 키우나보다 싶에 뿌듯한 건 둘째 문제고
문득 반성이 된다.
나는 엄마 아버지의 영혼을 위해서 얼마나 기도를 했던가...
역시,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요, 어버이다.
사람은 무릇, 태어나 부모에게서 처음 배우고
그것을 잊어버릴 쯤 해서
아이를 가르치며 또 한번을 배우게 된다.
가르침은 그 무엇보다도 비길 수 없는
배움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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