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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연극

클로저 - 20131004

by lucill-oz 2013.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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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ING

댄 - 신성록 / 앨리스 - 진세현 / 래리 - 배성우 / 안나 - 차수연

 

시크릿 티켓 당첨으로 날짜도 캐스팅의 선택권도 없이 보게 됐다.

이런 경우, 기대치 못했던 배우를 만난 즐거움과

보고 싶은 캐스팅으로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같이 들게 마련이다.

네 사람 모두 처음이다.

큰 기대감 없이 보았기에 "음, 나쁘지 않은데~"의 느낌. 그러나 래리역의 배성우는 최고다.

사건(?)의 발생을 맡는 역은 댄이고, 극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는 캐릭터는 래리인 것 같다.

(아, 이 연극을 보고 나니 '쓰릴미'에서 이동하의 키스씬이 강렬했던 이유를 알겠다.

매일 이렇게 맹훈련^^을 하고 오니 뭐... 하긴, 정상윤도 '투모로우 모닝'에서 열심히...^^)

 

사랑에 대한 남녀의 솔직한 심리를, 있을 수 있는 극단의 경우의 수 만큼 건드려 준 것 같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욕먹어 마땅한, 남자의 대표적 속성을 지닌 캐릭터 댄.

그러나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선 늘 자기자신에게 솔직했다는, 인간적인 측면으로 이해해 줄 수는 있겠다.

세상에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 다만 내가 이해하기 싫은 사람이 있을 뿐이지.

 

앨리스. 어린시절 사고로 부모를 잃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그러나 내색하지 않고 견디려고 애쓰는 어린 아가씨.

내면의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 뿐이라고 믿는 것 같다.

그 사랑이 자신을 떠났을 때 가차없이 먼저 떠나는 이유는, 남겨지는 게 싫어서가 아닐까.

 

피부과 의사 래리. 사랑과 섹스에 대해선 진정 원초적으로 솔직한 남자.

어른스러운 면도 있지만, 유치하기도 한 남자. 사랑의 승부사!!

 

사진작가 안나.  겉으론 그래보이지 않지만 속은 뜨거운? 혹은 그럴 수 있는 용기가 내재된 여자?

적어도 두 남자와의 사랑이 그녀에겐 독이 되지 않았을까?

이 여자가 또다시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할 수 있을까, 질려버리지 않았을까, 남자에... 

 

 

 

댄은 우연히 마주치게 된 앨리스와 단숨에 사랑에 빠진다.

독특한 매력이 있는, 뭔가 감춰진 사연이 있어보이는 신선한 느낌의 그녀.

그녀와의 만남이 운명적이라고 생각한 댄은 그녀와 함께 살게 되고, 그녀의 이야기로 책을 쓴다.

 

"안녕, 낯선 사람" 

"그녀는 누구라도 무장해제 시켰다"

 

 

 

 

그러나 책에 쓸 사진을 찍기 위해 간 스튜디오에서 댄은 사진작가 안나에게 또다시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낮선 사람들의 얼굴 사진을 찍는다는 그녀는 앨리스와는 다른 성숙한 매력이 있다. 

안나는 좀 더 이성적이고 자제력이 있는 여자이지만, 그녀 역시 댄에게 흔들림이 생긴다.

 

"난 낮선 남자와 키스하지 않아요" 

"그거 알아요? 당신이 지금 내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는 거"

 

 

 

 

댄은 안나가 앨리스의 사진을 찍어주는 동안 카페에 앉아서 채팅을 한다.

그의 채팅방에 들어온 피부과 의사 래리.

그리고 안나의 이름으로 여자인척 장난치는 댄.

제대로 19금 대화를 주고 받다가 결국 만나자는 약속까지...

 

채팅에서의 약속대로 래리는 코트 안에 의사가운을 입고 수족관(안나가 댄에게 제안했던 책 제목)에 나타나고 

때마침 그곳을 찾았던 안나. 이 우연한 만남으로 둘은 연인사이가 되는데...

 

"나한테 말해도 돼요, 그냥 내가 여기 있으니까"

"나 오늘 생일이예요"

 

 

 

안나의 사진 전시회.

댄은 고향에 가면서 앨리스가 아닌 안나와 동행하고 싶어 한다.

래리와 결혼하려는 안나를 또다시 흔들어 놓는 댄.

앨리스와 래리 또한 그곳에서 마주치는데... 래리는 앨리스의 다리에 난 상처에 관심을 보인다.

래리는 사실 앨리스와 댄이 처음 만난 날 병원에서 마주친 적이 있는 의사다.

두 사람은 각자의 연인이 서로의 연인과 만나는 장면을 보고 있다.

 

"그사람은... 착해요"

"누구나 다 착해, 앨리스도 착하고 나도 착해" 

 

 

 

댄과 앨리스의 방/ 그리고 안나와 래리의 방.

 

앨리스에게 안나와의 관계를 털어놓는 댄 /

출장에서 돌아 온 래리.

 

왜 안나가 자기보다 좋냐고 묻는 앨리스에게 그 여자는 내가 필요하지 않은 여자라서 좋다고 말하는 댄/

서로에게 뭔가 할 말이 있음을 직감하는 래리와 안나.

 

댄에게 매달리는 앨리스, 그러나 돌이킬 수 없는 댄의 마음을 확인한 앨리스는 먼저 떠나가고.../

래리는 출장지에서 여자와 잤다고 고백하고, 그런 래리에게 안나는 그녀 역시 댄과의 관계를 털어놓는다.

 

두 커플 다... 아름답지 못한, 직설적으로 가슴을 후벼파는 대화들.

특히나 래리는 집요하게 댄과 안나와의 애정과정을 묻고 확인하려 한다.

그렇게, 조금이라고 포장하고 싶은 안나의 심리를 발가벗겨버리는 래리.

 

"나보다 잘 해? 잘 하냐고? 날 사랑하긴 했니?"

"당신이랑 비슷해, 근데 더 달콤해"

 

 

 

앨리스는 다시 전에 하던 스트립 쇼걸을 하고 우연히 그곳을 찾은 래리.

서로의 정체를 알고 있지만... 앨리스는 그저 그를 손님으로만 대하려 하고, 래리는 그녀와의 진실한 대화를 원한다.

앨리스는 나름, 진실을 말하고 있는데... 알아채지 못하는 래리.

자신의 이름을 '제인 존스'라고 말하는 앨리스에게 

래리는 그녀가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서 가명을 쓰는 것이라 말한다.

래리는 앨리스에게 동병상련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었던 것일까?  

말로 주고받는 화살로 스스로의, 서로의 가슴을 후벼파는 래리...

 

"나 지금, 너에 대한 감정을 정말 솔직하게 말하고 있거든"

"거짓말은 여자가 벗지 않고 할 수 있는 가장 재밌는 놀이죠"

 

 

 

레스토랑에서 만나는 댄과 안나.

사실 안나는 댄과 만나기 전, 래리를 만났다. 이혼서류를 받기 위해서.

그러나 래리는 안나에게 마지막으로 자신과 애정을 나눌 것을 요구한다. 자신의 병원 수술대 위에서.

뭔가를 눈치챈 댄은 안나에게 사실대로 말해줄 것을 원하고

서로에게 진실할 것을 약속했던 안나는 사실대로 말하며 이해해 줄 것을 바란다.

그러나 댄은 차라리 그녀가 거짓말을 해 주길 바란다.

단지 래리에 대한 위로였을 뿐이라고 말하는 안나, 몸과 마음은 따로일 수 있다고 말하는 안나.

그러나 몸과 마음은 하나라고 생각하는 댄은 그녀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놈을 봤나! 

 

 

 

앨리스는 안나와 래리가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한다.

안나는 래리가 앨리스와 잤다는 말을 듣고는 무심한 척 하지만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안나는 앨리스가 의도적인 복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댄을 되찾기 위해서.

원초적 대화를 주고 받으며 서로의 심리를 확인하는 두 여자.

 

"당신은 사랑에 빠진게 아니야, 유혹에 넘어간 거지"

"그래?, 그럼 넌?"

"난 선택한거야"

 

"여자는 늘 어떤 짐을 가지고 남자를 만나지.

 그러면 한동안 남자들은 정말 훌륭해. 우리 짐을 다 들어주니까.

 당신짐은 어디 있어? 우리가 물으면 '짐같은 건 없어.사랑에 빠졌으니까'

 그리고 우리가 안심할 때 쯤, 남자들의 짐이 도착해. 거의 터질 것 같은 어마어마한 짐이"

 

"남자들은 여자로부터 느껴지는 감정을 사랑하지.

 우리 그 자체를 사랑하는 게 아니고"

 

 

 

댄은 래리의 병원을 찾는다. 안나를 돌려달라 애원하는 댄.

래리는 피부과 의사인가, 정신과 의사인가...

 

"넌 안나를 사랑한 게 아니야, 너 자신을 사랑한거지"

 

래리는 전문의답게 앨리스의 상처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려준다. 임상학적으로.

그리고 그녀가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연약한 아이인지도 말해준다.

그리고 댄에게 '처방전'으로 앨리스의 연락처를 준다.

처음에는 잘 참고 있더니, 결국 댄에게 앨리스와 잤다고 말해버리는 래리.

유치하기 그지없는 복수심^^

 

 

 

앨리스를 다시 만난  댄.

여행길 호텔에서 밤을 보내며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는 두 사람.

그러나 앨리스의 상처를 보며 래리를 떠올리는 댄.

래리가 마지막으로 뱉은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댄. 부정하는 앨리스.

그러나 집요한 댄의 질문공세에 앨리스는 마음이 아프다.

 

"나, 너 더 이상 사랑 안 해, 안녕"

 

댄과의 사랑을 지키고 싶었던 앨리스와의 바람과 달리 결국 또다시 댄을 떠나는 앨리스...

어리석은 댄... 거짓말 하라고 할 때는 언제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기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 사람들을 위한 기념비들이 있는 공원.

거기서 다시 만난 래리와 안나는 앨리스의 사망 사고에 대해 이야기한다.

래리는 기념비 하나를 가리킨다. 거기엔...

 

"앨리스 아이어스, 벽돌공의 딸. 불타는 집에서 세 명의 아이를 구하고 자신의 젋은 생을 바치다"

 

 

 

같은 장소에서 댄을 만난 안나.

'제인 존스'의 사망소식이 자신에게 온 것에 대해 그는 당황했었다.

그녀가 죽을 때까지 그녀의 이름도 몰랐던 댄.

 

 

 

또다시 낮선 사람으로 돌아서는 세 사람. 

 

 

 

 

 

 

사실, 어쩌면, 이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기에는 내 나이가 좀 많아진 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것은, 내가 '결혼을 해서'라는 이유는 아니다.

결혼 생활을 오래한 부부들도 살다가 사랑의 혼란을 겪을 수는 있으니까.

차라리, 사랑을 유지하기 위한 나름의, 내 나름의 방법을 터득한 것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 방법은 사실... 교과서 같은 내용들이다. 

이해, 배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내 방식만을 고집하지 말기, 때론 알면서도 눈감아 주기 등등

 

그리고 젤 중요한 것은,

때론 무대와 객석만큼의 거리를 유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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