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극은 순전히 김재범을 보기 위해서 봤다.
관심은 있었으되, 묘하게도 만나지 못했거나 피해 갔었던.
인터파크를 열심히 이용했다고 하트박스에서 초대권으로 준 티켓이 아니었어도 보려고 했었는데
마침 이 작품이 올라왔다. 그런데 날짜 선택권이 별로 없어서 정말 무리했다.
기왕 줄거면 좀 편하게 볼 수 있게 좀 해 줄 것이지...
드라마로도 방영되었던 얘기라는데, 나는 못 봤으므로...
원작이 일본작품이라는 것을 굳이 숨기지 않고 원작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 좋았다.
전체적인 에피소드 안에서 드러나는 정서가 아무래도 일본적인 느낌이 많았으니까.
무대 디자인.
많은 비용 들이지 않고 소극장에서 무리없이 전환할 수 있는 재미있는 디자인이었다.
조금만 더 쓰지... 디테일이 너무 거칠어서... 어쩔 수 없는 직업병.^^
그래도 장면마다 바뀌어서 불이 들어오는 테마박스? 그 아이디어는 좋았다.
그런데 가독성이 좀 떨어져서... 요것도 조금만 더... 글씨체를 조금만 더... 아쉬웠다.
애정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채로 헤어져 버린 남녀.
그러나 상대에 대한 애정이 아직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그에게도 자신에게도 숨기고
마음과는 정 반대의 표현을 뱉어버리고 후회하는 두 사람.
결국 쓸데없이, 서로의 새로운 파트너까지 찾아주기로 하는 등 필요이상의,
아니 의도이상의 말을 하고 만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결국 돌고 돌아서 제 자리로 돌아와 서로의 앞에 마주서고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
연인사이에도, 아니 부부 사이에서는 더욱, 상대에게 솔직하게 표현해야 하는 부분을
쑥스러움 때문에, 혹을 상처를 주게 될까봐, 혹은 스스로 상처받게 될까봐...
아무 상관없는 다른 사람에게는 털어놔도 정작 본인에게는 숨기고 마는 상황이 사실, 살다보면 자주 있다.
그러나 매듭은 꼬인 곳에서 풀어야 하는 것,
상처낸 자리에 약을 발라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이 바로 상처를 준 본인이었을 때에
상처는 이미 상처가 아닌, 그저 있을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는 것.
똑똑해지기보다 어려운 일이 현명해지는 일이다.
현명해진다는 것은 쓸데없는 자좀심은 잠시 접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상대에게보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 리이치로의 역이 어두운 캐릭터도 아니고
오히려 밝고 재미있게 보여진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무대에서 처음 본 김재범의 이미지는 슬픔이었다.
선입견일까? 쓰릴미나 풍월주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꼭 그런 것만은 아닌데... 묘하게도 음색이나 표정 모두에서 아련함 같은게 느껴진다.
사산한 아이를 안고 우는 장면에서 아, 진심처럼 느껴지는게...
밝은 역할도 많이 했던 것으로 아는데... 좀 더 봐야겠다.
나쁜 자석의 고든을 기대하며......
'관람후기 > 연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쁜자석 - 20131221 (0) | 2013.12.25 |
---|---|
퍼즐 시즌2 - 20131124 (0) | 2013.11.28 |
"퍼즐" - 20131018 (0) | 2013.10.19 |
클로저 - 20131004 (0) | 2013.10.10 |
그와 그녀의 목요일 - 20130627 (0) | 2013.07.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