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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뮤지컬

2013쓰릴미 - 20130920 (신성민, 이동하)

by lucill-oz 2013.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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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슨 - 신성민                                     리차드 - 이동하 

   

 

 

 

여섯번 째 쓰릴미

나에게 남은 마지막 티켓이었다. 아쉬움...

본 페어임에도 가장 마지막에 보게 된, 신성민 네이슨과 이동하 리차드였다.

 

이 팀은 뭐랄까... 실제로도 친한 사이라더니 그래서 그런가, 아님 그런 선입견인가?

원래 둘이 잘 통하는 친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리차드가 괜히 툴툴거리는 스타일인 것 같다고 할까...

리차드는 괜히 한 번 긁어보고, 그 반응을 즐기고,

또 네이슨은 잘 맞춰주다가도 예민한 부분에선 발끈하고,

뭐 그렇게 투닥거리며 알콩거리는 분위기로 느껴졌다.

그래서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 같은 것은 좀 없어보여서 그런 부분은 아쉬웠다.

 

동하 리차드는 섹슈얼하기로는 최고인 듯 하다.

잘 생긴 외모도 그렇지만 시니컬한 말투와 눈빛, 분위기 있는 목소리...

키스신에서는 네이슨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마저도 헉! 하게 만드네...^^

네이슨의 손길을 피하는 액션도 정말 일품이다.

본인 손길은 예사롭지 않은데 말이다. ㅎㅎㅎ...

보면서 혼자 '하, 저놈 봐라...'^^

 

그런데 이동하 배우가 원래 목청이 그리 큰 것 같진 않다.

그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웬지 네이슨과의 기싸움에서 좀 약한 것처럼 느껴지는 게 좀 안타까울 뿐이지...

그래서 오히려 그는 쫙-- 가라앉는 무게감이나 분위기로 압도하려는 스타일인 것 같은데

음, 대사의 강약고저같은 디테일이 좀 약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지난번 영수 네이슨과의 공연에서는 영수 네이슨한테 좀 밀리는 느낌이었는데

오늘 성민 네이슨과의 합이 좀 더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안정적이라는 말은 어쩌면 공연이 생각한 그대로 흘러갔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사실 크로스 페어 공연의 재미는 서로 약속하지 않은 부분에서의 긴장감 같은 게 느껴질 때니까^^)  

 

성민 네이슨은 정말 모범생 분위기가 물씬 난다.

발음도 정확하고, 그래서 정말 똑똑할 것 같기도 하고, 노래도 잘 하고, 이쁘게도 생기고^^

이런 애가 왜 그런 애를 만나서... 쯧쯧... 하고 적극 감정이입까지 되게 만든다.

그런데 사실, 이런 컨셉은 네이슨이 너무 멀쩡해 보인다는 단점도 있다.

(이 얘기가 네이슨이 자기 얘기를 하는 것이라 그렇지 사실,

네이슨도 리차드 못지 않은 정신세계를 갖고 있는 아이였는데 말이지... 

그런 면에서 네이슨의 캐릭터를 가장 근접하게 표현한 배우는 영수 네이슨인 듯하다)

성민 네이슨은 동하 리차드가 아무리 쎄게 나와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나름 자기 주관은 뚜렷이 가지고 있는 애처럼 보인다.

오히려 그의 약점 포인트를 잘 알고 있고, 그걸 적절히 이용도 하는 듯이 보인다.   

겉으론 좀 져주는 듯 보이지만 실은 대등한 관계 말이다.

 

어쩌면 이런 분위기로 보자면 실제 네이슨과 리차드의 관계와 일치한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 그리고 그동안 본 커플 중에서는 (크로스 페어 포함해서) 가장 애들스러웠다고 할까? 

그래서 나름 재미있게 보았다.

 

EVERYBODY WANTS RICHARD

'우린 좀 다른 줄 알았어' 다음에 노래 들어갈 때,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한 박자만 쉬고 들어가면 좋을텐데

늘 다들 좀 급하게 들어가게 된다는 느낌이 있다. 오늘도.

(중요한 건 아니지만 관극에 신경 쓰이는 부분)

 

창고에 불지를 계획을 하면서도 동하 리차드는 그다지 흥분하진 않는다.

그래도 갈등하는 성민 네이슨의 마음을 돌려놓는 키스는 카사노바 분위기로!

불을 바라보면서도 흥분하기보다는 끝까지 씨크함으로!!

 

'나 안아줘'라고 말하는 부분은 성민 네이슨이 가장 어린애처럼 느껴진다.

리차드에게 어리광이라도 부리는 듯이.

그런데 뒤에서 나오면서 리차드를 바라보는 눈빛은 그를 사랑하고 동경하는 눈빛이라기보다는

'내가 돌봐야 할 사랑스러운 존재'를 바라보는 느낌이 든 건 혼자만의 생각일까?  

각 네이슨들의 그 눈빛들이 다 조금씩 다른 것이 재미있다.

 

WRITTEN CONTRACT

이 대목에서 성민 네이슨은 다른 네이슨들과 달리 전혀 리차드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다.

방에 들어올 때도, 안 재워준다고 해도, 마치 약올리듯이 곧바로 '그럼 니 동생한테~'

오히려 어른스런 네이슨이 삐딱한 리차드를 타이르려고 애쓰는 것 같다.

 

동하 리차드는 노래보다는 대사가 훨씬 매력적으로 들린다^^.

노래부분도 그 씨크함을 제대로 살려서 할 수 있다면 더 좋을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나 동하 리차드가 아무리 폼을 잡고 시크하게 굴어도 성민 네이슨은 기죽지 않고 자기 길을 간다.

그래서 계약서를 쓰고 피의 맹세를 하고나서 부르는 노래가 '리차드, 넌 이제 꼼짝 못해'라는 듯이 들렸다.

 

THRILL ME

물건 훔치고 뛰어들어오는 동하 리차드, 오늘 좋았다.

만족한 웃음을 띄운 채 '걱정하는 건 니 몫이잖아'까지!!

가방 뒤지다가 라이터 제대로 안 나올까봐 내가 더 긴장...

(지난 번에 가방 안쪽 주머니 지퍼가 잘 안 열려서 라이터 꺼내는데 애먹는 모습 보고 나니까...)

리차드 목소리 톤에 변화를 좀 더 주면 분위기가 좀 더 팽팽해질 수 있을텐데...

 

PLAN / WAY TOO FAR

동하 리차드가 그 표정을 유지하면서 제대로 흥분해 주면 그 맛이 잘 산다.

'내 차로 꼬셔서 내리쳐!' 부분이 아주 좋았다.

특유의 그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흥분하는 모습.

(쓰다 보니까 내가 이상해 진 거 같네...^^)

 

성민 네이슨의 WAY TOO FAR는 다른 네이슨들에 비해 조금 덜 마음아프게 들렸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앞에서부터  네이슨이 리차드에게 억지로 끌려가는 느낌이 없어서가 아니었나 싶다.

이게 참 재미있는게 뭐냐면, 비록 극중이라 할지라도 네이슨이 리차드에게 심하게 당할수록 

네이슨의 감정이 충분히 올라와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네이슨의 감정이 올라갈수록 뒷부분의 AFRAID에서 리차드의 감정도 같이 올라가고

그 후의 결말부분도 뉘앙스가 그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SUPERIOR

동하 리차드는 이 SUPERIOR 부분이 가장 좋다.

밧줄도 잘 내리쳤고^^

(여러 번을 보다보니 소품작동이 제대로 안될까봐 보는 사람이 긴장하게 된다는...^^) 

리차드의 '우리의 천재적인 밤~~~'과 네이슨의 '너무 멀리 왔어~~~'가 같이 나오는 대목,

언제 들어도 그 절묘함에 감탄하게 된다.

 

RANSUM NOTE

'아버지는 단지 사회적인 시선에만 신경쓸껄'이라고 말하는 동하 리차드의 분위기...

뭔가 다른 리차드들에게선 느끼지 못한 뭉클한 느낌이 살아있네.

이 부분이 레이더에 잡히긴 처음일세.

 

MY GLASSES / JUST LAY LOW

동하 리차드, 욕이 찰지게 들리네^^ 

두 사람의 대사가 동시에 나와서 늘 알아듣기 어려운 대목인데 오늘 거의 다 알아들었다.

'니 계획이 실패할 줄 알았어'라고 하는 네이슨에게 '뭐?'하며 발끈하는 리차드도 보았고^^

두 사람 합이 좋아보여서 더 좋았다.

 

I'M TRYING TO THINK / WAY TOO FAR REP.

알리바이를 조작하는 부분, 언제 봐도 '둘이 참 잘 논다~'는 느낌이다^^

처음에 시무룩해 있던 네이슨이 리차드가 지어내는 거짓말에 처음엔 마지못해 호응하다가

나중엔 같이 신나서 '메니큐어도!'  '그렇지!' 하는 부분. 

그러다가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와서 싹 달라진 리차드를 보는 네이슨의 배신감이라니...

진술을 하면서도 울먹이게 되는 네이슨.

 

IF YOU DEAL WITH ME

단호한 표정의 네이슨, 결코 너와의 타협 따윈 없다고 할 줄 았았는데

동하 리차드의 진심이 담지지 않은 사과의 키스에 설마 넘어간거냐...

성민 네이슨은 '그래, 정말 죽든지 살든지 둘이 한번 끝까지 가보자'는 듯하다.

 

AFRAID

처음 시작 부분의 피아노 연주와 '이까짓거 뭐!' 하고 시작하는 부분이 나는 왜 이렇게 좋을까^^

그러나 곧 무너져 내리는 리차드와, 맞은 편에서 같이 가슴이 무너지는 네이슨을 보는 일은 힘든 일이다.

주먹을 불끈 쥐고 울음을 참는 네이슨을 보는 일은 말이다...

 

LIFE PLUS 99 YEARS

이 부분의 시작이 이 커플은 진짜 평온해보인다.

처절한 반전이 아니라 그저 지금까지 해 왔던 그 게임의 마지막 결과?

'넌 나한테 졌어'하는 네이슨과 '아, 내가 지다니... 받아들인 수 없어' 하는 리차드?

그런데 마지막에 '결국 이겼어 넌 날...'하기 전에 리차드가 부르는 '레이'의 의미는 무엇일까?

'날 이기려고 네 목숨까지 걸었던 거냐?' 라는 연민의 의미?

리차드의 눈물의 의미는 과연 그걸까? 

 

FANAL / THRILL ME

그는 왜 샤워실에서 피살된 걸까? 늘 궁금한 부분이다.

아마도 그는 네이슨만큼 감옥생활에 적응을 못한 것이 아닐까?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곳에서도 역시 과대망상의 증세를 보였던 게 아닐까...

 

그러나 네이슨은 그가 가고 나서도 이십 사년을 더 그곳에서 지내다가 나왔다.

그리고 그들의 추억이 있는 그 공원에서 그의 환영과 재회한다.

다시 한 번 그에게 하고 싶은 말

"THRILL ME" ......

 

 

 

 

2013 버전의 마지막 공연이라는 것이 참으로 아쉽다.

보면 볼수록 되새기는 맛이 있는 작품이다.

심리극의 매력이란게 이런것이 아닐까.

2013 쓰릴미를 통해서 또 많은 좋은 배우들을 알게 된 점도 반가운 부분이다.

내년 씨즌을 기대하며... 이제 정신차리고 일도 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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