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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연극

M BUTTERFLY - 20150417 김영민/전성우

by lucill-oz 2015.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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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르네 / 전성우 송

프리뷰 기간이 끝나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보고자...^^

그러나 좋은 좌석은 이미 오래전에 매진이고, 처음으로 두산의 2층엘 올라가 봤다.

이 공연장도 2층 1열은 죽은자리였구나.. 어쩐지.. 시야가 좋아서 매진인 줄 알았더니... 아깝다.

게다가 눈엔 염증이 와서 자꾸만 감기고 ㅠㅠ 


김영민은 처음 만나는 배우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좀 낯설었다.

그러나 중반쯤으로 접어들면서는 제대로 된, 새로운, 찌질한 르네를 보여 주었다. ㅎㅎㅎ...

이석준 르네와는 좀 다른 차원의 설득력이랄까.

게다가 전성우 송의 미모는 물이 올랐어!! 요염하기까지...^^

그래서 두 사람의 관계가 더 재미있었다. 다만!

송의 키가 르네의 키를 넘어선 듯 해서 비례가 좀... 아쉬웠다고나 할까...^^


나는 이 이야기가 송의 입장에서 한번 서술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가끔은 이, 여자로 살아온 남자의 입장이 진심으로 궁금할 때가 있다.

재판 장면에서 송은 이러저러한, 자기가 그간 르네를 속일 수 있었던 이론에 대해 떠들어댄다.

그 모습은 르네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끔찍한 순간이다.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중국 공산당원인 친 앞에서는 완전히 여자의 모습을 보였으면서,

심지어 자아비판을 하는 장면에서도, 또 수용소에서의 장면에서조차 여성의 모습을 보였던 그가

재판장면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그래서 더 충격적이다. (이건 의도적인 연출인 건가?)

작품에서의 설정은 송 또한 르네를 사랑했었던 건지, 아니면 그저 르네가 도구에 불과했었던건지 명확하지 않다.

왜냐면 재판장면에서 보여지는 송의 모습은, 그의 표현대로 '불완전한 남자'가 그러한 그의 내면을 드러내기 싫어서

차라리 뻔뻔한 남자의 캐릭터로 꾸며낸 모습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의 대사 중 '저는 동양인이기 때문에 완전한 남자가 될 수 없었다'는 말은 그래서 변명처럼 들렸다.


르네에게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길 강력하게 요구하는 송의 마음은 진심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면 그 밑바탕에 있는 감정은 진심의 사랑인가, 아니면 그저 유희를 계속하지는 뜻인가.

르네의 입장에서는 송이 자신의 환상과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버린 것도 당황스럽겠지만

자신을 받아들이기를 요구하는 송의 진심에 대한 의심이 더 크지 않았을까.

그러나 누가 뭐래도 르네 자신을 속인 것은 송 이전에 자기 스스로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니...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르네에게 상상력을 발휘해보라고 말하는 송.

그리고 그 말에 "나는 상상 그 자체요"라고 절규하는 르네.

두 남자의 대립은 끝이 보이지 않고, 지켜보는 관객들은 매우 안타깝다.

마지막 씬의 "버터플라이? 버터플라이!"를 말할 때의 차가운 송의 시선은 

헤어진 연인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는 듯이 보였다. 


보상으로 보게 된 또 한번의 공연, 이석준/김다현 페어를 기대하며.

다음번엔 또 어떤 새로운 지점을  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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