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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뮤지컬

NEXT TO NORMAL - 20160220

by lucill-oz 2016.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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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애나 - 정영주 / 댄 - 이정렬 / 게이브 - 서경수 / 
 나탈리 - 오소연 / 헨리 - 안재영 / 의사 - 임현수
 

극 초반부터 그토록 울컥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다이애나의 고통보다 남편 댄의 고통이 더 와 닿았을지도 모른다.
함께 겪은 힘든 시간, 그러나 그만 정신을 놓아버린 아내. 
딸과 아내를 지킴으로써 가정을 유지하려 애쓰는 그의 인내심을 지켜보면서
부부라고 해도, 가족이라고 해도 고통의 시간은 모두 각자의 몫이라는 것을,
각자가 이겨낼 수 밖에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댄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물론 다이애나도, 나탈리도, 게이브조차도 그 고통은 각자의 것이고 
그래서 출구를 찾지 못한 이 가족의 운명은 지금 절벽 앞에 놓여 있다.
 
그러나 그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진실에서 나온다.
내 고통이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는지를 똑바로 알고 받아들이는 일. 거기서부터 말이다.
피하려 하고 숨기려 할수록 그것은 오래도록 내면을 침식시킨다. 
있는 그대로를, 현상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일은 참으로 아픈 일이다.
그것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곁에 있는 이가 그 고통을 인정해주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바라봐 주고,
용기를 주고, 위로의 말을 건네 준다면 할 수 있다. 그 힘으로 말이다.
우리 각자가 겪어야 할 일이고 타인에게 해야 할 일이다
 
내 고통을 '넌 몰라'라고 부르짖는 다이애나와 너야말로 '날 몰라'하고 절규하는 댄의 오열이, 
나와 상관없는 부모들만의 고통으로 인해 또다른 고통에 시달리는 나탈리의 얘기가 꼭 그들만의 것일까? 
평범함(normal)이 아니라  평범 그 근처 어딘가에라도 다가가고 싶은 이 가족의 이야기는 참으로 아프다.
그러나 지독한 통증의 끝에서 스스로 깨달은 순간부터 이미 치유는 시작된다.
 
 
정영주 다이애나는 힘있는 노래가 좋았다. 그녀에게는 묘한 섹시함이 있다.^^
이정렬 댄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이사람 때문에 댄에게 더 많이 감정이 이입됐어...
정말 작은 체구지만 에너지가 좋은 오소연 나탈리와 너무 멋있는 남자친구 안재영 헨리였다.
이 작품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미리 탐하지 않았던 나는...^^
게이브가 8개월만에 죽은 아들이라는 반전에 놀랐었다.
아... 왜냐하면 게이브가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여서! 
 
이렇게나 묵직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은 강렬하다.
무대 위에서 들려주는 라이브 연주는 매우 좋았으나 소리가 너무 울려 가사 전달이 잘 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3층 구조의 무대는 정말 좋았다. 2층 무대의 전환도 좋았다. 조명도 good!
 
 
아마 이들의 아픔에 가슴으로 공감한다면 배우들 또한 이 작품과 캐릭터에 애정을 갖지 않을까 싶었다.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볼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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