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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전시

디자인; 또 다른 언어 / 공예특별전: 장식과 환영 - 현대장신구의 세계

by lucill-oz 2013.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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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딱 두시간 정도의 시간이 났다.

먼 곳은 아니면서도 나들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생각하다가 과천 현대 미술관이 생각났다. 

 

디자인 전시 전용 전시관을 열었다고 한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보았다.

 

나도 디자인업에 종사하고 있고 디자이너라는 직업명을 갖고 있긴 하지만

디자인이라는 말은 늘 낮설고 어렵게 다가온다.

남의 디자인을 이해하는 일도 그렇고...

 

디자인은 예술과 어떻게 다른가?

물론 다 같은 창작작업이라는 면에서 굳이 구분을 한다는 것이 그 의미는 없겠지만 그 이름이 다르니까.

 

디자인이란 이거다, 예술은 이런거다... 사람마다 다 정의가 다르겠지만

내 나름대로의 일차원적인 구분을 지어보자면...

가장 큰 잣대가 클라이언트의 유무가 아닐까 싶다.

디자인이 특정한 의뢰인을 위한 작업을 해결해 주는 일, 혹은 불특정 다수의 선택을 받을 목적으로 하는 작업이라면

예술은 나의 생각과 감성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을 타인들이 공감해 주기를 바라는 목적으로 하는 작업.

물론 그 두 가지는 서로 99%의 교집합을 이루고 있지만 그 출발동기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작업과정에서 겪는 마음가짐과 스트레스가 다를 것이다, 아마도.

그런데, 이 전시를 보니 디자인에서 그 목적성이 예술쪽으로 넘어간 상태라는 느낌이다.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선 쯤?

물론, 영역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지만 말이다.   

 

반대로 공예전을 보니 그 반대의 느낌이 들었다.

공예품이란 원래 그 목적성(용도)이 있는 것인데...

그 결과물들을 보니 공예품이란, 예술품을 즐기기 위해 그 목적성을 부여했던 거로구나...하는.

전시를 위한 작품이어선지 물론 실제 착용은 좀 과해보이는 작품들이 더 많긴 했지만 말이다.

공예쪽에서도 그 재료의 한계성을 넘으려는 많은 시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어서 좋았다.

 

서로 다른 언어로 각자의 작업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알게 모르게 서로의 언어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

또 서로 다른 언어라고 생각되지만, 알고 보면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 (마치 외국어처럼)

살면서, 나만 겪는 일이 아니라 알고 보니 남들도 다 겪는 일이더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처럼

위로가 되고, 안심도 되고, 자극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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