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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영화

명량 - 20140803

by lucill-oz 2014.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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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전투 "명량해전"

임진왜란 중 이순신 장군이 치룬 수 많은 전투 중에서도  대표적인 전투가 한산대첩과 명량해전이다.

그 중 명량해전은 이전에 기가 막힌 사정이 있었다.

부산에 주둔 중인 일본의 본진을 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순신을 파직하고 압송하여 고문을 행하는 사이

원균이 삼도수군통제사의 자리를 차지하고, 칠천량 전투에서 그간 이순신이 일구어 놓은 조선의 수군을 모조리 수장시킨다.

그 와중에 전투 직전 자신이 지휘하던 열 두척의 배를 이끌고 도망쳐 나온 배설이 아니었다면 그나마 단 한척도 없었을 판옥선.

그의 배신을 잘했다 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몸, 어머니를 여윈 참담한 상황.

그 와중에 선조는 이순신을 다시 전쟁터로 보낸다. 무너진 수군 대신 차라리 육군으로 싸우라 명하면서. 

그러나 이순신은 그 유명한 "신에게는 아직 열 두척의 배가 있습니다" 라는 장괘로 다시금 해전을 준비한다.

바다를 내 주는 것은 모든 것을 내 주는 것이라 믿은 그는 이 막막한 상황하에서도 이길 수 있는 전투를 구상한다.

왜냐면, 꼭 이겨야 하므로!!!


그의 전투는 그야말로 무조건 용맹히 싸워서 이기는 전투가 아니라 

이미 완벽한 작전과 정보력으로 이겨놓고 전투로써 승리를 마무리하는 전투였다.

그 과정의 수많은 노고들...

중앙 정부의 지원이라고는 한 톨도 받지 못하는 상황아래서 백성을 안정시키고 군량미를 스스로 조달하고

두려움으로 군률을 어기고 도망하려는 자를 엄벌에 처하여 기강을 바로세우는 일이며 

무너진 수군을 재건하는 일, 배를 수리하는 일, 물길을 분석하는 일, 정보를 수집하는 일 등등...

그의 진심에 마음을 연 사람들은 비단 백성들 만이 아니었으니

포로가 된 왜병들을 설득하여 그들의 마음을 얻어내 우리 편으로 만든 일,

포로가 되어 적에게 부역을 했다는 이유로 고향에서마저 홀대받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그들의 도움을 받은 일 등.


그러나 명량에서의 전투는 그간의 어떤 어려움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훈련된 수군병사와 장교들은 턱없이 부족하고 전투경험조차 없는 신참들이 지휘관을 맡는 상황.

고작 열 두척의 배로,  수백척으로 전진해 올 적들과의 전투를 치룬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모두들 비관하고 있었고 모두들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아래 바다처럼 배를 숨길 수 있는 천혜의 요지를 끼고 치루는 전투도 아니었고

오히려 울돌목의 빠른 물살은 적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사면초가와도 같은 상황에서도 이겨야 한다는 대 명제를 앞두고 고심하는 이순신.

그리고 그 모두의 두려움을 스스로 앞장서 싸움으로써 이겨내는 모습. 

조정이 아니라 백성을 위하여!!!





영화는 제목처럼 오로지 "명량해전" 그 차체만을 집중 조명한다.

나는 물론 재미있고 인상적으로 영화를 보았다.

밤 열한시에 시작되는 심야상영이었지만 우리처럼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았다.

그런데 과연 그 관람객들이 충분히 이해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냥 엄청난 전투씬만을 기억하게 되진 않을까... 염려되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순신 장군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두들 존경한다.

(정말로 그에 대해서 연구하고 분석하고 그가 어떻게 싸웠는가를 철저히 분석한 쪽은 

오히려 당시의 패전국인 일본이었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 짧게 이전 상황을 보여주긴 했지만 

사실 임진난 전체가 머릿속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그 정보가 제대로 전달이 되었을까 싶었다.

물론 이미지면으로는 간결하니 좋았다.

나의 경우도 수년 전에 방송되었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왕팬이 아니었다면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지나갔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104부작이었던 그 드라마를 나는 적어도 세번 이상은 보았다.

그 후로 난중일기를 비롯하여 임진왜란과 이순신에 관한 책도 여러권 사서 읽었었다.

종이로 조립하는 판옥선 모형을 만들어보기도 했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좌우로 배를 돌려서 포를 쏘는 장면이 가능했던 배경이라던지

해상에서 진을 펼치는 작전에 대한 위대함이라던지 하는 것들을 제대로 상기시켜 주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러나 또 생각해보면 두 시간짜리 영화에서 그 설명을 다 담기엔 어렵지 않았겠나 싶기도 하고... 

아니지, "링컨"같은 영화는 그래도 그의 고민을 충분히 다뤄주었었는데 싶기도 하고...

감독이 보여주려는 포커스가 그쪽은 아니었는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감동적인 이면에 그러한 아쉬움도 남는 작품이었다.     

 


지난번 뮤지컬 "들풀"을 보면서도 느꼈던 바이지만

난을 이겨낸 영웅들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이면으로

상황을 그렇게 만들 자들에 대한 원망이 앞서는 경험을 하게 된다.

더구나 우리 역사를 보면 당대에 그러한 엄청난 자기희생으로 큰 일을 해 낸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는 놀라울 정도로 외면해왔었다.

오히려 진정한 애국자들은 그 후손들까지 패가망신하는 경우를 많이 보지 않았는가.

나라가 힘이 없어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백성들의 굴욕과 아픔은 어쨋든 국가가 치유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뭘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상해 주길 바란다기보다도 그에 앞서서,

적어도 당신은 나라를 위해서 애쓴 사람이었다라고 인정은 해 주어야하지 않겠는가.

모른체 외면하고, 심지어 돌을 던지진 말아야 하지 않겠나말이다.

(조정에 대해서) 원망스럽지 않느냐는 아들의 물음에 

백성이 곧 나라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씀은 그래서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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