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릭 입센"이라는 작가의 희곡을 김광보 연출이 모은 열 여섯 명의 대단한 배우들의 연기로
엘지아트센터라는 대극장에서 만나는 일은 매우 기대되는 일이다.
게다가, 마치 우리땅에서 일어난 일을 보는 듯한 놀라운 스토리.
작품은 "사회의 기둥들"이라 불리는 자들이 보여주는 위선을 우스꽝스럽게 보여준다.
아, 물론 그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보인다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절대로!
이것이 오래 전에 쓰여진 작품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도록 극은 현재와 닮은 모습을 보여준다.
보수라는 이름의 변하지 않는 위선의 가치,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무리들,
지키려는 자의 안간힘과 궤변, 그 와중에 상처받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선량한 사람들.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기울어가는 무대는 극이 마지막에 이를 쯤엔
배우들이 서 있기도 힘들 정도의 급경사를 이룬다.
위태로운 사회를 반영하는 직설적 은유.
베르니끄의 마지막 참회가 동화적 결말같기도 했지만
이 사회에 지금 필요한 것이 바로 그것 아닌가, 참회와 반성.
연극에서는 그래도 마지막 순간 배를 멈추고 귀항시킨 아우네가 있었고
그것을 정말 다행스럽게 여기는 베르니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진실을 밝히고 옛 연인을 허위의 삶으로부터 구해내려는 의지의 여인 로나가 있었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누가 있어 그 역할을 해 주겠는가 하는 ......
그래서 더욱 그 뻔한 듯이 보이는 결말이 지금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결말이 아닌가 싶다.
쟁쟁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적절한 웃음,
강렬한 무대(무대가 기울어짐에 따라 처음에 무대 우측에 놓였던 테이블은 점점 왼쪽으로 내려온다),
역시 강력한 메시지.
모든 것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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