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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전시

원형정원 프로젝트 /과천 현대미술관 - 20220830

by lucill-oz 2022.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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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화요일 오전, 출근하다가 갑자기 바람이 나서 옆길로 샜다.

오랫만에 가 본 현대 미술관.

평일인데다 비까지  오니 한가하고 고즈넉한게 좋았다.

 

 

백남준의 다다익선은 보수중이고

원형 복도를 등산하듯 꼭데기까지 오르니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4층 옥상의 파노라마
4층 옥상에서 3층 마당을 내려다 봄

 

원래  3층에 도넛 형태의  전시실이 있고  거기서 밖으로 나가면 옥상 마당이 있어서 야외 전시물이 있기도 했었다.

그곳을 3,4층의 외부 공간과 3층 원형 전시실까지 하나로 연계하여 괜찮은 공간이 만들어졌다.

완벽하게 폐쇄된 3층 옥상은 휴식정원으로 혹은 비밀의 화원을 체험하는 공간으로서 나름의 매력이 있는 장소이다.

반대로 4층 옥상은 완벽하게 사방이 뚫린, 주변을 둘러싼 숲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이 두 공간은 전용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게다가 도넛 형태의 전시실에서 안쪽으로는 이 비밀스러운 정원의 한 켠씩을 차지하는 통창들이 있고

바깥쪽으로는 4층 옥상에서 보이는 풍경 중 몇 컷을 마치 액자처럼 볼 수 있는 높은 창이 있다.

 

 

 

이 구조물들은 볕이 있는 날에는 그늘이 되어 주기도 할 것이고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다른 모양의 그림자를 보여줄 것이다.

비가 오는 날에는, 비를 가려주진 못하지만 그래도 지붕이 있는 실내를 걷는듯한 아늑함을 준다.

허허벌판에 혼자 서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실제로는) 없는 유리창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느낌같은.

 

입구에서 모니터로 작가 인터뷰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작업이, 참 재밌었겠다... 싶었다.

 

미솔관 진입로 방향.
서울랜드 방향

 

조경이나 가드닝 분야에는 식견이 없어 봐도 무슨 나무인지 이름이 뭔지 어느 계절에 꽃피는 아인지 분간은 할 수 없지만

암튼 이런 분위기의, 마치 야생화 정원같은 이 느낌이 매우 좋았다.

뭐야, 이건 나를 위해 만든건가? 싶게.

 

 

3층 휴게공간.

창가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라고 앉을 자리를 만들었고

나같은 식알못을 위해 친절한 설명도 붙여놔 주었는데 문제는 보면서도 어떤 앤지 모르겠다는 것.

때죽나무가 얜가, 쟨가 하다가 모르겠다...

모래 느낌의 바닥은 콜크. 가구까지 콜크로 마감했다.

창이 높으니 올라서서 바깥 구경하라고 바닥을 돋군 센쓰까지.

원형 공간이니까~ 천정의 조명도 디퓨저 바도 원형이었으면 좋을텐데...

싶은 마음은 직업상 어쩔 수 없는 시각적 불편함이고.

 

유리창에 폰을 찰싹 붙여서 찍었더니 이렇게 나왔다.

 

한바퀴를 다 돌고 나니 전시대 위에 가드닝을 주제로 한 여러 종류의 책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상상력이 좋은 동화책이 재미있었다.

마티스가 색종이 작업을 하는 과정을 역시 색종이 작업으로 보여준 책도 재밌고.

 

 

 

비 오는 날이라고 친절하게 우산까지 비치해 준 덕분에 우중낭만을 만끽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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