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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뮤지컬

풍월주 프리뷰 - 20131113

by lucill-oz 2013.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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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 신성민                                        열 - 정상윤

진성 - 김지현 /  운장 - 임헌수 / 궁곰 - 김보현 / 진부인 - 김지선 / 여부인 - 이민아

 

 

 

 

 

신라시대, 진성여왕의 재위시절.

남자 기생들이 신분높은 여인들을 접대하던 곳 운루.

그곳에서 모든 것을 다 주어도 마음만은 주지 않아야 하는, 풍월이라 불리우는 그들...

그들 중에서도 각별한 사이인 열과 사담.

열과 사담은 함께 어려운 시간을 서로에게 의지하여 살아온, 서로의 분신과도 같은 사이다.

 

운루의 가장 인기남인 열은 진성여왕을 전담으로 모시고

사담과 또다른 동료인 궁곰은 귀부인들을 모시게 된다.

궁곰은 질펀히 놀아대는 귀부인들을 상대해야 하는 자신들과 달리

늘 여왕을 모시는 열을 질투하나 사담과는 좋은 사이다.

사담은 열을 질투하는 무리들과 열 사이의 중재자 같은 존재다.

여왕을 남몰래 흠모하고 있는 운루의 주인 운장은 진성을 위하여 열이 최선을 다 할 것을 명한다.

 

여인의 몸으로 왕이 된 진성.

부군을 여럿 두었으나 그 몸에서는 십년이 넘도록 후사가 없고, 몸은 피부가 상해 악취가 난다.

귀족들은 그녀를 인정하지 않고 대놓고 뒷말을 해대고... 그녀는 홀로 외로운 정치적 싸움을 하고 있다.

궁에서 피바람이 불 때마다 괴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운루를 찾던 진성은

열의 그 담대함과 시크함에^^ 마음을 빼앗기고, 결국 열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금실로 옷을 지어 바치며 열에게 존대하며 청혼하는 진성.

그러나 열은 왕의 부군이 되는 영광을 마다한다.

열의 마음이 사담에게 있기 때문이라 여긴 진성은 사담을 죽이려 한다.

 

그러나 사려깊은 사담은, 자신이 여왕에 의해 죽은 것을 알면 열이 결코 여왕의 뜻대로 되지 않을 거라며

자신이 스스로 갈 수 있도록 하루만 시간을 달라 청한다.

여왕은 자신이 열의 아이를 가진 것을 알게 되면 부군들과 주변 사람들에 의하여 열의 목숨이 위태로와 질 것이니

사담의 아이라고 거짓소문을 퍼뜨리겠다고 한다.

그리고 사담은 열에게 자기가 궁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는데...

 

열은 이참에 사담와 함께 운루에서 도망칠 것을 결심하고 포구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여왕이 금사로 열의 옷을 짓는 동안 또한 남몰래 손수 열의 옷을 짓고 있었던 사담은

그 옷과 함께 열의 이름이 쓰여진 종이 한 장을 남기고 스스로 물 속으로 떠나고

사담을 지키지 못한 자책감으로 괴로워하는... 보는 이의 가슴을 후벼파는 열의 오열...

 

사담이 눈앞에서 사라졌으나 여전히 자신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 열에게 화가 나고 서운하기도 한 진성.

그녀는 진정으로 열에게 의지하고 싶어했었는데...

자신의 이름을 불러달라 청하는 진성에게 열은 사담의 이름을 불러준다. 담아, 담아...

열은 진성을 원망하며 그녀가 잡은 칼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다.

진성의 오열... 그녀도 가여운 여인.

결국 죽어서야 영원히 함께 하게 되는 열과 사담...

 

 

 

보고 나서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음악도 스토리도...

빼앗아 차지하려는 여자의 사랑, 지키려는 남자의 사랑, 희생하는 남자의 사랑...

 

열과 사담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서 말이 많아질 수 있겠으나

동성간의 사랑이 꼭 애로스적인 사랑만은 아니지 않는가.

단 한 소절의 노래로 그들 두 사람의 유대관계를 설명해야 하는 뮤지컬의 한계가 있긴 해도

어쨋든 그들은 삶을 놓으려고 할 정도의 힘든 상황에서

위아래의 신분관계를 넘어서 서로 강하게 의지하고 살피는 사이가 된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둘이 친구관계라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사담은 열을 주인으로 받들어야 한다는,

또는 은혜를 값아야 한다는 의식이 깔려있을 것이고

열 또한 사담은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단 한 사람,

그를 돌보기 위해서라도 내가 살아야 한다는, 삶의 계기가 되어준 존재였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서로를 지키는 것이 곧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열이 사담을 따라 간 것이 꼭 그를 사랑해서, 그를 잊지 못해서 뿐이었겠는가.

그렇게 자신의 가장 소중한 존재를 잃을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

진정 원치않는 길을 억지로, 그것도 담의 목숨을 댓가로 치르고 가야하겠는가.

그러기에는 열은 자존감이 강한 남자가 아니었겠는가.

그 결론은 결국 열의 선택이 아니겠는가.

담이에게는 그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지만 말이다... 

 

 

이야기 전개 상으로, 한번에 이해가 아니,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긴 했다.

첫번째는, 열과 사담이 서로 주인님, 종이라고 부르며 장난하는 대목.

아마도 이들이 처음에는 주종관계였음을 알려주려는 의도인 듯 한데

음, 충분한 배경설명이 되진 못한 것 같다.

프로그램북도 안 나와서 정확한 배경이해도 제대로 못했는데...

 

두번째는, 지금까지 여왕의 총애를 받던 것은 열이라는 것을

운루에 드나들던 알만한 사람(진부인과 여부인과 궁곰)은 다 아는 분위기던데...

갑자기 진성이 사담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는 소문에 대해서 그들은 아무 의심없이 믿는 분위기다.

이 뜬금없는 황당한 상황에 대해서 열은 운장에게 "대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겁니까?"라고 다그쳤었다. 

그러나 네 덕분에 내가 궁에 들어가게 되었다며 기뻐하는 척하는 사담에게

"내가 널 모르냐? 너 이런거 좋아하지 않잖아" 정도로는 설명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좀 더 근본적인 의심을 해 줘야 하는거 아닌가?

적어도 머리가 좋은 열이라면 사담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그런 말을 하는지 미리 알 수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아니면 혹시, 담이가 진짜로 궁에 들어가길 원하는 걸까...하는 순간적 의심을 한 것인가?

애매하게... 관객이 유추해서 이해하자면 할 수도 있으나

관극하면서 순간적으로는 좀 확 와닿지 않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건 좀 어색한 부분... 많은 이들이 지적하던데^^

진성의 임신여부를 확인하고자 데려온 무녀인지, 점술인인지 모를 그 여인의 부자연스러운 액션!!!

이건 좀 어떻게 좀 했으면 싶다.

진부인 역의 배우가 1인 2역 하는것 같은데...

분장까지 바꾸기엔 시간상 역부족이겠지?

그럼 차라리 단역이라도 다른 배우를 투입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데.

 

 

음악은 모든 곡들이 매우 만족스러운 편이다.

OST가 왜 안나온거야???

특별히 좋았던 부분.

열이가 진성을 위로하며 부르는 노래 중

 

 "무엇이 이리 당신을 힘들게 하는진 몰라도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니

  무엇이 이리 당신을 상하게 하는지는 몰라도

  세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서

 

  이렇게 아플 땐 좋았던 일만

  이렇게 슬플 때는 기뻤던 일만

  당신의 마음만, 그저 당신만을 생각하며 사소서"

 

이 노래... 뭔가 진성을 향한 열의 진심이 느껴져서 좋았다.

듣는 이 모두를 위로해 주는 듯한 가사다. 

 

 

 

작년 초연 공연을 보지 못했었다.

다만 뒤늦게 동영상 자료들과 기사들로 내용과 음악을 확인했을 뿐...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김재범과 성두섭을 같은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쉬웠었다.

그리고 나서 지난번 쓰릴미에서 리차드로 만난 정상윤의 강렬함에 끌려 보게 된 작품이다.

쓰릴미에서는 만나지 못했던 정상윤과 신성민이 여기서 만나게 되는구나.

이러저러한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배우들의 열연에 정말 감동했다.

아련한 성민 사담... 절절한 상윤 열... 묘한 카리스마의 지현 진성...

각자의 매력이 드러나는 것이... 또 보게 될 것 같애...^^

전반적인 컨디션은 아직 좀 더 올라와야 할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정상윤, 신성민, 김지현 세 배우의 감정열연은 프리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정상윤, 김지현 배우가 리딩공연에서 열과 진성을 연기했었다기에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아, 이런 형식의 공연이 가능하구나...

(그러고 보니 구텐버그가 그런 형식의 공연을 보여주는 거로군)

리딩공연임에도 본공연 못지 않은 몰입을 볼 수 있었다. 

주요 넘버에 다소간의 변화가 있었던 듯 하다.  

 

의상은... 개인적으로는 작년 의상이 더 멋있었던 것 같다.

특히 겉옷 벗으면 좀... 덜 멋있어...

 

무대... 배경막은 참 예쁘고 좋았다.

그런데 중앙의 회전무대를 중심으로 배치된 높낮이가 다른 사선 무대는

무대 전체 스케일에는 좀 안 맞는 듯...

무대가 좀 더 넓었다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 같다. 

그리고 소리가 너무 크게 울려서... 좀 거슬렸다.

바닥에 뭐라도 좀 깔아서 소리를 잡아줘야 할 듯.

 

공연이 진행되면서 점차 나아지리라고 믿으며

풍래주도 한 번 만나보고 싶고

오늘팀도 다시 확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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