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 - 이시후 / 덕구 - 박영수 / 연리 - 김혜원
궁금하고, 기대했었다.
서울예술단 공연이기에 기대했고, 박연이라는 시대적 인물을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했었다.
그리고 예술단 블러그를 통해서 올라오는 제작과정들을 보면서 사실 덕구의 캐릭터가 가장 궁금했었다.
덕구와 감자의 관계? 덕구의 캐릭터? 금은동의 정체? 기타 여러가지...^^
어찌보면 역사적 사실이나 역사적 인물을 다룬다는 것이 자칫 무겁거나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요소가 많을텐데
이렇게나 유쾌하고 재미지게 풀어내다니... 좋았다.
일본의 나가사키로 가던 중 풍랑에 밀려 떠내려온 낮선 땅 조선에 발을 들이게 된 벨테브레 일행.
큰 키와 흰 피부, 노란 머리에 푸른 눈을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조선인들에게는 영락없는 도깨비다.
한 번 들어온 외국인은 내보내지 않는다는 조정의 지침에 따라
그는 덕구, 연리가 사는 마을로 보내지는데...
틈만 나면 탈출하려고 시도하던 벨테브레는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결국 실패하고 만다.
임금은 화포기술자인 그에게 화포를 만들어 줄 것을 명하고 그에게 박 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그가 화포를 완성하면 조선을 떠날 수 있도록 해 주마고 약속한다.
모두들 도깨비 보듯하고 눈요깃거리로만 보려 하는 중에도
주막집 딸내미 연리만은 그를 같은 사람으로 친절히 대해준다.
그리고 유일한 가족인 형을 전쟁중에 잃고 연리와 그녀의 엄마인 주막집 아낙의 보살핌으로 살아가는
매우 많이, 너~~~무 순수한^^ 아이 덕구!
이 두 사람과 친구가 되고 조선말을 배우며 한국 문화에 익숙해져가는 박연.
그와 반대로 청나라의 역관이 되어 남의 나라 사람으로 돌아온 덕구의 형 덕만.
그는 힘없고 가난한 나라 조선에 대한 원망으로 청나라를 선택했으나
박연을 바라보며 그 마음이 편하지 않다.
한편, 푸른 눈의 사내 박연에게 마음을 준 연리.
그리고 그녀의 마음을 놓치고 싶지 않은 박연은
덕구의 슬픔을 뒤로 하고 혼인한다.
그리고 덕구는 연리보다 더 "고운" 새로운 연인 꽃분이를 만난다^^.
그 후로 26년이 지난 어느 날, 그들과 똑같은 모습의 도깨비들이 나타나는데
그들은 그 유명한 "하멜 표류기"의 주인공인 하멜 일행.
그러나 그들의 통역관으로 나선 박연은 이미 완전한 조선인이 되어 있다.
조선의 훈련도감에서 화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 청에 알려지자
청에서는 당장 화포제작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임금은 아쉬워하며 박연에게 타의에 의해 중단한 것이니 약속을 지키겠다며
가족과 함께 조선을 떠나도 좋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고향과도 같이 되어버린 이곳을 두고 떠나려니...
쉽게 마음먹어지지 않는 박연.
연리는 그런 박연의 마음을 편하게 보내주려 한다.
당신에게도 나고 자란 고향이 있지 않은가, 내가 이곳을 떠날 수 없듯이
당신에게도 나와 같은 곳이 있지 않은가...
덕구와 꽃분이의 혼례가 치뤄지는 날.
한창 잔치가 무르익는 순간, 거대한 포소리와 함께 청나라의 공격이 시작되고
덕구는 자신의 "고운" 각시 꽃분이를 "지키려다" 그만 포탄에 맞아 쓰러지고 만다.
그 모습을 본 박연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리고 그들의 나라 조선을 지키는데 힘을 보태기로 하고 남아서 포 제작을 마무리한다.
그런 박연을 본 덕구의 형 덕만, 청의 옷을 벗고 조선의 백성으로 돌아온다.
푸른 눈의 이방인이었던 박연
그는 덕구의 말대로 '감자'를 먹으며 생존을 배우고
'고운'여인 연리를 아내로 맞아들여 이 땅에 뿌리내리고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땅인 조선을 '지키기' 위해서 조선인이 되어 조선에 남는다.
결국 그가 조선에 남아야 했던 혹은 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작가는 덕구의 입을 통해 전하려 한다.
"감자!" , "곱다~", "지켜!"
박 연 역의 이시후.
원래 흰 피부인가? 노란 머리염색에 푸른 렌즈까지 착용하니 진짜 서양인같다.
영어도 불어도 아닌 네델란드어를 배우느라 힘들었을 듯^^
덕구 역의 박영수.
요즘 젤 잘 나간다는 나의 애정배우 박영수.
(그런데 올해 너무 무리하는 것 같다. 팬의 입장에서야 자주 볼 수 있으니 좋지만...)
혹시 원래 성격이 그렇게 밝은가 싶었다. 너무 잘 어울려^^
정말 여러가지 색깔을 보여주는 배우다.
절절함, 새침함, 예민함, 시크함, 차분함, 그리고 이런 바보스러움까지...^^
캐릭터에 완벽히 동화되는 모습, 정말 좋다. 뭘 한대도 믿고 볼 수 있겠다.
원래는 볼 생각이 없었는데, 이 친구 때문에 요셉 어메이징을 예매했다.
쓰릴미부터 나를 바쁘게 만들더니...^^
연리 역의 김혜원.
잃어버린 얼굴 때는 엄상궁이었구나~
정말로 곱다^^.
연리엄마 고미경.
기본적으로 포스가 장난 아니다. 그런 배역을 맡아서 그런가?^^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느낌이다.
빼놓을 수 없는 금은동~ ㅋㅋㅋㅋㅋㅋ
아, 그런데 풍래씨, 정말 너무 고운거 아니야? 여장해도 될 듯 해.
남자다운 열이도 잘 어울릴까?
꽃분이 건혜씨, 정신줄은 살짝 놨을지 몰라도 그 표정만큼은 여전히 예쁘다.
고뇌의 카리스마를 뿜어주신 덕만 역의 이인겸.
웃음의 한 파트를 맡아주신 남북산과 남이산 역의 금승훈, 이종한.
그밖의 많은 배우들이 보여준 군무.
그 배역의 비중에 상관없이 모두들 자기 역할을 정말 멋지게 보여주었다.
서울예술단 공연은 그런 맛이 있다.
주조연만 보이는 게 아니라 모든 배우들과 무용수들이 다 돋보인다는 것.
이렇게나 즐겁고 흐믓한 관극을 해 본 것이 얼마만인가!
그저 재미와 웃음만 주는 것이 아니라
강력, 단순한 구호와도 같은, 덕구의 '감자!', '곱다!', '지켜!' 이 세 마디에 세뇌당해
극 말미엔 강력한 메세지까지 안고 좌석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다 좋은데~~~
공연기간이 좀 길면 안되느냐고~~~
덕구로 등장했다가
영수로 변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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