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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영화

THE FIRST SLAM DUNK

by lucill-oz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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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슬램덩크 팬이 아니다.  슬램덩크에 열광하던 세대도 물론 아니고.

하지만 남편은 직장생활을 하던 당시에 좋아했던 만화라고,

새 책이 나오면 고등학교 앞 서점에 달려가 사곤 했었다며, 영화가 나오자 보고 싶어 했다.

배구 만화 하이큐를 엄청나게 좋아했던 딸은 시큰둥해 하고, 나 역시 농구는 아직 본격 입문하지 못한 터라...

혼자서는 식당에서 밥 먹는 건 물론이고 영화를 혼자 본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남편은 나에게 SOS를 보냈다.

그래, 내가 같이 가 주지 뭐, 어차피 통신사 포인트로 공짜로 보는 건데. 휴일 아침잠을 포기하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슬램덩크는 몰라도 강백호 이름은 들어 봤다. 빨간 머리라는 것과.

나머지는 정말 모른다. 누가 같은 학교고 누가 라이벌인지. 심지어 일본만화라는 것도 몰랐다.

기본은 좀 알고 가야 하지 않을까 싶던 차에 남편이 마침 TV에서 해 주던 방송을 틀어 주었다.

조금 보는데 언뜻 그림이 좀 거칠다는 느낌만 받았을 뿐이다.

원작자가 그게 맘에 안들어서 이번 영화는 작정하고 직접 감독까지 했다고 한다.

 

하도 인기가 있어서인지 말들이 많고 평가도 엇갈리는 것 같다.

누구는 경기 장면을 집중적으로 보여주지, 자꾸 중간에 송태섭의 서사가 들어가니까 집중이 안된다고도 하고

누구는 그래서 좋았다고도 하고, 스케치에 색이 입혀지는 순간 가슴이 뛰고 눈물이 났다고도 했단다.

나는 아무 정보없이, 심지어 농구 포지션과 룰에 대해서 조차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입견 없이 보다 보니까

그냥 괜찮았다. 무엇보다도 원화의 느낌이 좋았다.

(난 애니 영화는 우선 스토리 보다는 그림이 끌려야 한다.)

2D 영화인데도 파도치는 씬의 표현은 정말 리얼하고 좋았다.

내용이나 전개 방식은 배구 애니 하이큐와 흡사했는데, 나오긴 슬램덩크가 먼저니까 하이큐가 아류작인 건가?

어쨋든 이건 추억으로 보는 영화인데 난 초면이라서 별 할 말은 없다.

휴일 첫타임 상영인데도 많은 가족단위의 관객이 많았다. 아빠들의 추억놀음에 동원된? ㅎㅎ

 

암튼, 나한테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이나 <명탐정 코난> 극장판이나

<하이큐> 극장판이나 <슬램덩크> 극장판이나 다 같은 선상이다. ㅋ

그러고 보니 이걸 다 보긴 봤네, 참. 솔양과 함께 보다 보니...

그래도 짱구나 코난은 TV 방송과는 달리 극장판은 좀 특별한 스토리로 길게 보여주는데 나름 감동까지 있긴 하다.

하이큐 역시 처음엔 같이 봐주느라고 반은 강제로 보기 시작했었는데 나중엔 나도 재밌게 봤다.

갑자기, <톰과 제리>를 재밌게 보시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그때가 아버지가 60대 중,후반쯤?

난 아버지가 만화를 재밌게 보시는 것이 신기했었다. 그러면서 '아버지도 이거 재밌지? '하면서 반갑기도 했었다.

아마 손주들하고 같이 보다 보니 은근 재밌어지신 것 아닐까 싶다.

나도 그 시절의 아버지 나이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싯점에서 생각해 보니... 아버지가 그때는 젊은 시절이었구나 싶다.

 

나의 딸 솔양은 만화로 교육을 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애는 코난으로 굉장히 많은 상식과 지식을 습득했고 읽을 때마다 질문의 수준이 달라졌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기본이고 사서삼경을 비롯한 중국 고전들도 만화로 보았다.

덕분에 나도 같이 국산 애니, 일본 애니, 미국애니를 많이 함께 봤다.

 

우리집은 나이를 좀 더 먹어도 시리즈 물의 극장판 애니가 나오면 남편과든 딸과든 보러 갈 것이다. 

아니, 실은 내가 나이를 많이 먹어도 '엄마, 이거 보러 같이 가자'하고 남편보다는 솔양이 먼저 청해주기를

나는 은근 기대한다. 내 욕심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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