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 Story/My Story

공연을 관람하는 방법

by lucill-oz 2012. 11. 7.
728x90

좋아하는 책은 여러 번 읽고, 좋아하는 영화는 여러 번 보듯이 좋아하는 뮤지컬 공연을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사실 뮤지컬이나 오페라 공연은 영화같지 않게 비용도 많이 들고 

또 맘에 드는 캐스팅 골라서 날짜를 잡아 예약을 하는 등의 번거로움도 있어서

마니아가 아니면 그리 자주 보게는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한 작품은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보았고 또 다른 작품은 단 한 번만을 보고 나니까

그 느낌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절실히 느껴진다.

"모짜르트"의 경우 여러 번을 보다 보니

처음 볼 때는 전체적인 것을 보고 느꼈지만 간혹 디테일을 놓치는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두 번째, 세 번째를 보면서 느낀 것이다.

볼 때 마다 다른 대목이 와 닿았다. 

이것이 여러 번을 관람하는 것의 장점일 것이다.

장면 장면의 의도와 대사 한 마디 마다의 의미를 곱씹을 수 있는 것.

그러나 단점이 있다면, 극의 흐름을 느끼는 것에 앞서 배우의 컨디션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각 페어마다의 느낌이 다르므로 그것을 느끼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같은 배우의 지난 번 공연과 오늘 본 공연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 확연히 느껴진다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거니까 당연히 달라지긴 하겠지만 그것이 느껴진다는 것은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느낌보다는 세세한 디테일을 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다음 공연은 단 한번만 관람했다.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맘에 드는 배우의 캐스팅으로 골라서...

전체적인 흐름에 집중하며 감동했으나, 디테일한 부분은 생각나지 않는 곳이 많아서 아쉬움이 있었다.

OST를 듣고 유투브 동영상을 뒤져가며 다시 한 번 느낌을 되새기는 중이다.

 

임태경의 팬이 된 이후로 그의 공연을 몇 번 보았다.

콘서트, 뮤지컬, 음악회...

대부분 뒤에서 보았고 두 번은 앞쪽에서 보았다.

뭐, 노래야 워낙에 잘 하는 사람이니까 노래를 트집잡지는 않겠다.

그런데 앞에서 볼 때는 노래가 들리기보다는 그의 얼굴이 더 먼저 보이고 그의 표정이나 감정이 더 먼저 읽혔다.

그러니까 노래에 집중이 덜 되는 것이다.

무대에 선 사람의 표정을 생생히 보면서 공연을 즐기는 것은

관람자로서의 즐거움 중의 하나이고 프리미엄임에 틀림없긴 하지만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행위가 너무 자세히 보이는 것은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앞자리를 멀리하기로 했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자리, 2층 3열 정도를 고수하기로 했다.

객관적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최적의 자리!!

 

적당한 거리는 공연자와 관람자 사이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사이, 그 누구하고라도 필요한 간격이 있게 마련이다.

나 자신도 스스로와의 간격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려면 말이다.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듯이,

그래야 제대로 볼 수 있듯이 말이다.

 

적절한 간격, 여유, 여백...

이것들의 이름은 단순히 실용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는 이치의 문제이다.

 

728x90

'My Story > My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화를 공유하다!!  (0) 2012.11.14
스스로를 위로하는 일  (0) 2012.11.09
나이는 먹어도......  (0) 2012.10.23
수첩  (0) 2012.10.02
학의천  (0) 2012.07.0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