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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303

마로니에 공원 꽃 전시회 - 20141019 옛날 사진들을 정리하다 보니 이런 사진들이 있다. 아마 주말 나들이 삼아서 혜화동에 나갔던 것 같은데, 사진을 보니 생각난다. 꽃은 그 자체로도 예술이지만 꽃을 소재로 또다른 예술작품을 만들었네. 2022. 11. 24.
작은 것에 대한 존중 (두 눈 손톱 예술가의 작품전) - 20211209 아주 독특한 소재, 손톱으로 작품을 하는, 본명 대신에 '두 눈'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그와의 교류는 페이스북을 통해서였다. 그의 활동을 지지하는 사람들로부터 기증받은 손톱. 닳고, 때가 끼기도 하고, 부러지기로 하고, 화려한 색이 묻어 있기도 한 여러 사람들의 삶과 함께한 손톱. 손끝을 보호하고, 멋을 내기도 하고, 나름의 소임을 다 한 손톱은 잘려나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잘려나간 후 부터는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버려야 할 것. 그는 그 잘려나간 '손톱'을 한 사람의 삶과 결부시켜 해석하고 존중한다. 그래서 "삶의 부산물"인 그 손톱을 모아 작품을 한다. 그런데 그 손톱이라는 것은 모아놓고 보면 좀 징그럽게 보이기도 하고 묘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손톱을 모은다는 행위는 호불호가 있게 .. 2022. 11. 18.
프랑코 폰타나 사진전 - 20221026 그림인지 회화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사진. 그의 사진세계는 그 장면을 발견하는데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각 도시를 돌아보며 그 빛의 순간, 그 형태의 그림자가 지는 순간, 그 색이 존재하는 그 순간을 포착하는 일 말이다. 사진은 역시 "순간의 예술"이 아닌가. 기다림의 예술이고. 한 사람의 예술가가 그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여정을 본 느낌이다. 하나의 주제를 발견하고 그 세계를 파고들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 모든 창작자들이 추구하는 일이지만 누구나 성공하지는 못하는 일이지. 프랑코 폰타나 할아버지와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보여주었는데 그분의 솔직함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직업은 어쩌지 못해 전시를 보러 가더라도 작품을 감상하기에 앞서 전시장 디자인이 눈에 들어오게 마.. 2022. 11. 17.
극동 시베리아 순례길 - 20221109 극의 설정은 매우 흥미롭다.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펜데믹 시기에 사람들은 실제 여행을 대신할 수 있는 가상현실 여행을 개발했고 그 세계에서는 가상의 캐릭터(아바타)가 실제 현실의 여행객과 함께 걷는다. 이런 전제하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실제 그곳을 걷는 사람들과 나의 게임 아바타가 공존하는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보통 스페인의 동쪽(혹은 프랑스)에서 서쪽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서 끝나는데 한 사람이 순례길의 반대 방향, 그러니까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온라인 상에서도 발견된 이 사람의 기이한 행적을 따라가는 "시베리아 순례길"이 생겼고 그 길을 따라 가는 온라인 유저들도 생겼단다. 그리고 시베리아 극동부의 오호츠크 해상에 위치한 .. 2022. 11. 14.
맥베스 - 20221105 경기도 극단의, 지난번과 다른 버전의 를 관람. 내용은 고전극인데 보여지는 무대는 매우 현대적이다. 숲도 되고 의자나 테이블, 침대도 될 수 있고, 관도 될 수 있고, 기둥이나 담벼락도 될 수 있는 직육면체의 상자들. 그리고 욕망의 싱징인 듯 선명하게 붉고 높은 계단. 군인들은 현대전의 전투복을 입었는데 마녀들? 은 마치 소리뿐인 존재들인 것처럼 숲과 하나된 모습이다. 세익스피어의 비극들은 과연 비극인가, 아니면 악인열전인가. 비극의 발단은 예언에서 시작한다. 맥베스 역시 그랬을 것이다. 내가 새로운 영주가 되고, 왕이 된다고? 애초엔 그럴 생각이 없었을, 충직한 신하이자 장군이었던 그의 마음 속에 예언의 말이 욕망의 싹을 틔운다. 처음의 그것은 그저 기대감이었을 것이다. 왕위를 찬탈할 생각까지는 하지 .. 2022. 11. 11.
치코와 리타 - 20170903 케이블 채널 돌리다가, 무료영화 목록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정말 아~무 생각도, 어떤 정보도 없이 보게 된 영화다. 처음에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그림! 애니메이션 영화였다. 게다가 재즈 뮤지션 이야기라니!! 이토록 매력적인 작품이라니!!! 일러스트레이터 하비에르 마리스칼의 그림과 페르난도 트루에바의 연출로 만든 작품. 쿠바의 재즈 피아니스트 베보 발데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영화. 치코의 피아노 연주는 실제로 베보 발데스의 연주이고 매력적인 리타의 노래는 이다니아 발데스. 단순한 터치감과 색감, 그러나 세밀한 표현, 선명한 그림자 표현이 주는 아름다운 입체감. 1940~50년대의 아바나와 뉴욕, 라스베가스 등 쿠바와 미국을 오가며 그 시대의 재즈음악을 들려주며 눈과 귀를 호강시켜준다. 이야기의.. 2022. 11. 11.
세인트 조앤 - 20221014 1328년 프랑스. 카페왕조의 샤를4세가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사망한다. 왕위를 계승할 수 있는 자격은 큰형의 외손자, 여동생의 아들이자 잉글랜드의 왕인 에드워드 3세,그리고 사촌인 발루아 백작 필리프가 있었다. 1316년 프랑스에 살리카법이 도입되면서 여성의 왕위 계승이 금지되었다. 샤를4세의 누이인 이사벨라는 살리카법에 의해 자신이 왕위계승을 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의 아들이자 잉글랜드의 국왕인 에드워드 3세를 내세웠고 프랑스는 당연히 이를 무시했다. 살리카 법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ko.wikipedia.org 에드워드 3세 - 나무위키 이 저작물은 CC BY-NC-SA 2.0 KR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라이선스가 명시된 일부 문서 및 .. 2022. 10. 20.
오만과 편견 - 20220831 지난 시즌에 아쉽게 못보고 지나갔던 작품이라 이번엔 꼭 보리라 했었다. 보면서 든 생각은 "어쩜 이렇게 깜찍하고 앙큼하게 연극을 만들었을까" 하는 감탄과 흐믓함이었다. 아, 보길 잘했어.ㅎㅎ 원작의 문체를 잘 살린 재치있는 대사와 빠른 진행. 수 많은 캐릭터를 남여 두 배우가 다 소화하며 여역과 남역을 번갈아가며 순식간에 연기전환을 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의상을 그래서 이렇게 만들었구나! 그 길고 빠른 대사량을, 그 많은 캐릭터를 쉬지 않고, 한번의 퇴장도 없이 연기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순서도 많이 헷갈렸을텐데... 연습량이 대단했겠구나 싶었다. (수 많은 모자들과 함께 했던 구텐버그 생각이 났다. 다시 보고 싶은데 안 올라오나?) 좋아하는 이경미 배우와 처음 보는 현석준 배우 캐스팅으로 관람.. 2022. 9. 19.
시대를 보는 눈 : 한국근현대미술 - 20220830 옥상정원을 보고 내려오는 길에 이 장면을 보고 홀린듯 방향을 틀었다. 아쉽게도 3층 5,6 전시실의 전시는 끝나고 (1900년대 초 ~ 1970년대까지) 중앙 통로에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까지의 작품에서 시작하여 2층 3,4 전시실만 볼 수 있었다. (1980년대 ~ 현재) 그래도 덕분에 내가 살아온 시대의 미술사를 훑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주 우연하게도. 어쩌면 한번은 본 적도 있고, 어쩌다 한번은 들어본 적 있는 이름들을 만나며 아, 이 때가 그때 쯤이었구나 하며 하나하나 유심히 보다 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시대별로 미술그룹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작가들의 대표작들을 보여주는데 모든 분야가 그렇듯 시대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며 현재에 이르렀음이 한눈에 보였.. 2022. 9. 16.
원형정원 프로젝트 /과천 현대미술관 - 20220830 비오는 화요일 오전, 출근하다가 갑자기 바람이 나서 옆길로 샜다. 오랫만에 가 본 현대 미술관. 평일인데다 비까지 오니 한가하고 고즈넉한게 좋았다. 백남준의 다다익선은 보수중이고 원형 복도를 등산하듯 꼭데기까지 오르니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원래 3층에 도넛 형태의 전시실이 있고 거기서 밖으로 나가면 옥상 마당이 있어서 야외 전시물이 있기도 했었다. 그곳을 3,4층의 외부 공간과 3층 원형 전시실까지 하나로 연계하여 괜찮은 공간이 만들어졌다. 완벽하게 폐쇄된 3층 옥상은 휴식정원으로 혹은 비밀의 화원을 체험하는 공간으로서 나름의 매력이 있는 장소이다. 반대로 4층 옥상은 완벽하게 사방이 뚫린, 주변을 둘러싼 숲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이 두 공간은 전용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게다가 도넛 .. 2022. 9. 2.
라흐마니노프 - 20220827 얼마나 오랫만의 뮤지컬 관극인가? 그것도 주말 오후에! 비록 전날 맞은 4차 백신 때문에 온 몸에 몸살이 와서 정신이 혼미했지만 그렇다고 티켓을 날릴 순 없지! 하며 교통체증을 뚫고, 광명 도착. 독특한 무대 구성. 깊은 무대의 뒷쪽은 피아노와 연주자들의 공간. 그리고 앞쪽의 좌측은 니콜라이 달의 공간, 우측은 라흐마니노프의 공간. 비어있는 중앙 통로 저 안쪽 끝으로는 소파와 스탠드가 놓여 있고 니콜라이의 공간과 통로 사이에는 묘비와 붉은 색 수트, 피아노. 라흐마니노프의 공간과 역시 통로사이엔 오래된 가구, 바닥엔 신문지. 뭔가 복잡하고 어수선한 무대는 아마도 라흐마니노프의 뇌구조도 같은 이미지가 아니었나 싶다. 세르게이 바실리예프 라흐마니노프. 음악적 분위기가 풍부한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 2022. 8. 29.
햄 릿 - 20220727 설핏 잠들었다가 공연안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는 이게 가능해? 싶을 정도로 쟁쟁한 출연진에 놀라워하며 꿈꾸듯 예매했던 연극 관람. 뭐랄까, 그간 몇 편의 햄릿을 봤지만 가장 햄릿다우면서 가장 연극적인 연극이라는 느낌. 그동안의 강필석 배우에게서 보지 못했던 가장 강렬했던 햄릿이었다. 박정자, 손봉숙, 윤석화, 길혜연 (손숙 더블) 이런 배우들이 극중 극의 배우 역할들이다. 주요 배역은 젊은 배우들이 맡고 원로 배우들이 든든히 뒤를 받쳐주고 있다. 이런 배우들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면 무조건 봐야지.^^ 욕하면서 끝까지 보는 게 막장 드라마라지만 사실 셰익스피어 작품이 거의 막장극 아닌가. 그 극단의 상황에서 각자에게 내재되어 있는 본능과도 같은 교활함과 욕망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그런가 하.. 2022. 7. 28.
팀 버튼 전 - 20220721 오랫만에 솔양과 함께 전시를 보았다. 얼리버드로 예매를 해 놓고도 연장공연이 끝나갈 때까지 날을 잡지 못했었다. 요즘 솔양이 워낙에 바빠서. 이제 엄마가 바쁜 게 문제가 아니다. ㅎㅎ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해서 아쉬웠는데 인터파크 예매 페이지에 보니 자료가 자세히 올라와 있네. 잊지 않고 음미히기 위해서 고이 모셔옴. 어쩌면 이 사람이야말로 진짜 피터팬이 아닐까 싶다. 나이는 먹어도 어른이 되지 않고 계속해서 어린아이의 상상세계에서 살고 있는. 사실 어린아이들의 세계가 해맑게 잔인하기도 하잖아. 죄의식도 없이. 사회의 고정된 사고 체계와 떨어진, 하나의 별도의 우주를 갖고 있는 듯한. 2022. 7. 28.
맥베스 - 20220428 아주 독특한 무대였다. 모두 동시에 무대로 입장하여 자리를 잡는다. 바바리 코트로 몸을 감싼 마녀들은 우스꽝스럽게 과한 분장을 하고 기타반주에 맞추어 모두 "봄날은 간다"를 부르고 레이디 맥베스만 동시에 다른 노래를 부른다. (두 노래가 섞여서 무슨 노랜지 알 듯 모를 듯...) 스코틀랜드의 왕 덩컨의, 독백처럼 흐르는 나레이션. 톤은 심각하지만 좀 웃기다. 의도한 코믹요소인가? 진지하게 웃기는 컨셉? 그래선가 몰라도 그의 말 속도는 너무 느리다. 지루할 정도다. 그렇게, 많은 내용의 이야기가 서너줄로 요약되어 휙휙 지나간다. 게다가 세명의 마녀 컨셉 또한 대놓고 웃기다. 이 연극이 도대체 어디로 가려나 싶다. 뭔가, 웃긴데 대놓고 웃을 수도 없는 분위기에, 나만 웃긴 건가 싶어 마스크 속에서 혼자 웃고.. 2022. 6. 14.
불가불가 - 20220408 연극 를 보러 세종문화회관을 찾아가는 길. 실로 오랫만에 차를 놓고 지하철로 이동, 광화문역에서 내렸다. 공사중인 큰 길을 피해서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문득 우동집이 시장기를 자극한다. 평소 좋아하지 않는 면이 땡기다니, 그것도 강렬하게. 일찍 나오길 잘했네. 표를 찾고 나서, 혼자이지만 저녁을 좀 먹어야겠다. 세종 광장 앞 건물에 낮익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카페 가을. SINCE 1983이라니까 내가 알던 그 가을이 맞구나. 반가웠다. 35년전, 여기 같이 왔던 사람의 안부가 문득 궁금해진다. 저녁을 먹고 나오다 눈길을 돌려 오른쪽을 보니 카페 이 있다. 광화문엔 사계절이 다 있다고 했던 그의 말이 떠올랐다. 그래, 겨울이 있었던 건 확실히 기억이 난다. 평소 기억력이 썩 좋지 않은 내가 이런 소소.. 2022. 4. 22.
금조 이야기 - 20220406 오랫만의 관극, 그리고 백성희장민호극장. 여유있게 일찍 도착하여 좌우 붉은 마당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기울어지는 짧은 저녁해가 금방 기온을 서늘하게 만든다. 극장 안에서 이 작품의 대본집을 판매하고 있는데 단행본 한 권이다. 공연시간이 260분이라니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입장. 남의 집 종살이를 하던 금조는 신기슭의 메밀밭에서 전쟁을 맞는다. 집에 두고 온 아이 생각에 집으로 달려갔지만 아이가 보이지 않는다. 누가 아이를 데리고 피난을 갔을까? 아이가 엄마를 찾아가다 길이 어긋났을까? 어쨋거나 피난민의 무리를 따라 집을 나선 그녀는 7개월이 흐른 엄동설한에 예전 주인을 찾아온다. 여주인은 금조를 반긴다. 못 본 사이 그녀는 변해있다. 낮술도 하고, 담배도 피우고, 사교클럽(낙랑클럽)에도 다니며 전쟁이 준.. 2022. 4. 7.
라스트 세션 - 20220125 오영수, 전박찬 배우 캐스팅으로 관람. 무신론자 프로이드와 무신론에서 유신론으로 돌아선 루이스의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연극. 삶의 마지막까지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 싶었던 프로이드는 구강암으로 입천장을 도려내고 보철물을 끼고 있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을 견디면서도 무의미한 생명연장을 거부하고 오직 진통제로만 버틴다. 결국 마약성 진통제 과다복용으로 사망하게 되었는데, 이야기는 프로이드 사망 3주 전에, 프로이드의 초대로 루이스가 방문하면서 설전의 자리가 만들어졌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극의 구조가 연극 와 흡사하다고 느꼈는데 역시 같은 연출.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렀음을 알고 있는 순간까지 자신의 신념을 고집하는 프로이드에게 더 많이 동조되는 건, 내가 무신론자여서인가 아니면 배우가 연기를 잘 해서인가. 평.. 2022. 1. 27.
명색이 아프레걸 - 20211221 금기의 길. 그 험난한 길 위에서 비난과 조롱의 화살을 온 몸으로 견뎌내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여인. 뒤따라올 많은 이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길, 작은 길하나 내어줄 수 있길 바랐던 그 여인. 내면의 들끓는 에너지를 굳이 누르지 않고, 굳이 감추지 않고 분출시키고자 했던 그녀의 꿈. 꿈이란, 꿈을 쫒는 인생이란 삶의 목적을 이루는 궁극의 도리인가, 아니면 스스로의 인생을 (가족의 삶마저도) 피폐하게 만드는 단내 풍기는 독인가. 아프레걸이란 호칭이 결코 긍정적일 수 없던 시절.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여성들의 많은 그것들이 실은 앞선 여성 선배들이 욕먹어가며 쟁취해 준 단 열매라는걸...... 아마 요즘 애들도 알거다. 뮤지컬과는 또다른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창극의 매력에 흠뻑 빠진 여운깊은 공연이었다. 2022. 1. 13.
앙리 마티스 탄생 150주년 기념 앙리 마티스전 - 20201127 삼성동 섬유센터 지하에 마이아트뮤지엄이라는 전시장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방문은 처음이었다. 빅아이즈전을 여기서 했었구나... 미리 예매를 해 둔 덕에 할인도 받고 포스터도 받아왔다. 포스터의 저 유명한 작품의 제목이 "이카루스"라는 것은 처음 알았네.. 미술사조에서 야수파(포비즘)의 대표주자로 알려진 앙리 마티스. 그러나 당시 야수파의 활동시기는 아주 짧았고, 대상을 거칠고 원색적으로 표현하는 이들의 작품은 환대보다는 비난과 조롱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전통적인 표현기법에 반기를 든 젊은 화가들이 이러 저러한 방법으로 저들만의 사조(알면 재미있지만 몰라도 크게 상관은 없는) 를 만들어 활동하던 시절, 서로가 서로를 뛰어넘고, 또 자신이 스스로를 넘어서던 역동적인 모더니즘 화가들 중에서도 마티스가 가장 .. 2020. 11. 30.
아들 - 20201104 어른이란, 지난 어린 시절의 모든 일들을 딛고 몸과 마음이 함께 자란 존재들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그 시절로부터 떨어져 나왔다 해서 정말 그 시절과 현재의 내가 별개의 존재일 수 있겠는가. 좋은 기억과, 주위로부터 받았던 사랑의 기억은 살아갈 날에 약이 되지만 짐짓 아무렇지 않게 받았던 크고작은 상처의 기억은 성장한 후에도 늘 상처로 남기 마련이고 문득문득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눈에 띄게 되는 상처는 그날의 기억을 상기시킨다. 그래서 상처로 남은 일들은 평생을 간다. 다치더라도 상처는 남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아버지도 한때는 아들이었고 부모로부터 (특히 아버지로부터) 사랑도 받았겠지만 깊은 상처도 받았다. 그 때는 약자였기에 그저 반항하는 정도 밖에는 할 수 없었을 것이고 아버지를 힘으로든 논.. 2020. 11. 20.
그림자 재판 - 20200814 2020. 11. 20.
렁스 - 20200701 쉴새없이 몰아치는 여자의 대사와 그런 여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는 남자. 문제의 발단이 무엇이 되었든, 어떤 남자와 어떤 여자의 갈등이든, 남자와 여자의 입장차이는 천길처럼 멀기만 하다.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아채 주고 미리 배려해 주기를 바라는 여자와 여자가 핵심을 꼭 짚어서 구체적으로 요구해 준다면 그까짓 거 못 들어줄 게 없을텐데 언제나 여자의 스무고개에 작아지다가 벌컥 화가 나 오히려 여자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게 되는 남자. 내가 어디 있든 나를 찾아주길 원하는 여자와 너에게 간절히 가고 싶지만 네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를 잘 모르겠는 남자. 아이를 갖는 문제로부터 촉발된 둘 사이의 갈등은 서로의 입장을 좁히기가 쉽지 않다. 여자가 지구환경을 들.. 2020. 11. 20.
메리제인 - 20191228 맨씨어터, 전원 여성배우극, 좋아하는 배우들 대거 출연, 특히 이봉련 배우. 그녀를 중심으로 캐스팅 날짜를 잡았는데 배우사정으로 변경이라고... 예수정 배우 대신에 홍윤희 배우. 관대날짜도 변경되어 있었음. 힝... 실망 그러나 공연은 최고였다. "비너스 인 퍼'의 주인공 이경미 배우의 연기도 정말 좋았다. 언뜻언뜻, 우현주 배우의 목소리 톤이 들리는 듯 했다. 건물 관리인 루디(홍윤희)는 메리제인(이봉련)의 집을 수리해 주고 있다. 여성이 사는 집을 수리해 주는 여성 관리인. 이거 매우 좋다. 게다가 그녀들은 절친이다. 메리제인은 뇌성마비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아들 알렉스는 혼자서는 말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어린아이다. 메리제인은 수학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저 근.. 2020. 1. 2.
로테르담 - 20191219 2019.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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